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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콘 여행] 도슨 시티(Dawson City)

여행을 떠나다 - 캐나다

by 보리올 2014. 2. 1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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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콘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도슨 시티로 들어섰다. 도슨 시티는 화이트호스에 주도의 역할을 넘겨준 1953년까지 55년간 유콘 준주의 주도였다. 1898년 클론다이크 골드러시 당시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곳이 바로 이 도슨 시티였다. 무스 사냥에 나섰던 세 명의 남자가 클론다이크 강의 지류인 래비트 크릭(Rabbit Creek)에서 야영을 하다가 사금을 발견한 것이 골드러시의 시초였다. 나중에 래비트 크릭은 보난자(Bonanza) 크릭으로 이름을 바꿨다. 도슨 시티에서 불과 5Km 떨어진 곳이었다.

 

보난자 크릭에서 금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은 금세 퍼져나갔다. 세계 각지에서 수 만 명의 탐광꾼들이 불나방처럼 몰려 들었다. 멀리 호주나 남아공에서도 일확천금을 노려 바다를 건너왔다니 말하면 뭐하랴. 그런 사람들이 몰려들어 한때는 40,000명이 북적대던 곳으로 변모한 것이다. 무도장이나 살롱, 극장, 호텔 등의 건물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 이 동토의 땅에 번잡한 도시가 생겨났으니 이 모두가 금이 선물한 것이었다. 하지만 세월 앞에 영원한 것이 뭐가 있을까. 금의 열기가 사라진 오늘날은 인구 1,300명을 가진 조그만 도시로 변해 버렸다. 옛날의 영화를 모두 잃은 유령도시가 된 것이다.   

 

차를 세우고 시내 구경에 나섰다. 옛 영화를 지닌 가옥이나 가게가 나에겐 정겹게 다가왔다. 그래서 사람들이 도슨 시티를 캐나다 북부의 파리라 부르는 모양이었다. 새로 단장한 팰리스 그랜드 극장에서 가스라이트 폴리스(Gaslight Follies)를 구경하거나 다이아몬드 투스 거티스(Diamond Tooth Gertie’s)의 도박장에도 가보고 싶었으나 시즌이 지나 이도 문을 닫아 버렸다. 도슨 시티 관광 안내소 안에 진열된 자료와 전시물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과일과 식품을 구입하기 위해 글로서리에도 잠시 들렀다. 가게에서 파는 물품 가격이 장난이 아니었다. 밴쿠버에 비해 과일은 두 배에 가까웠고, 생수는 거의 5배나 비싸게 판다. 운송비가 비싸서 그렇겠지만 그래도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미드나이트 돔(Midnight Dome)에 올랐다. 해발 887m의 높이에서 도슨 시티와 유콘 강을 내려다보기 좋은 곳이었다. 원래 이곳은 낮이 가장 길다는 하지에는 자정에도 해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석양 또한 유명한 곳이라 일몰을 촬영하겠다고 삼각대에 커다란 카메라를 설치해놓고 기다리는 친구들이 몇 명 보였다. 우리도 여기서 일몰까지 기다릴까 했지만 날씨가 너무 쌀쌀해 내려가자는 의견이 많았다. 도슨 시티에 있는 모텔에 짐을 풀었다. 와이파이가 연결은 되지만 위성 사용료가 비싼 탓인지 인터넷 속도가 엄청 느렸다. 프론트에서 왜 봉지 커피를 잔뜩 안겨주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느린 인터넷 속도에 열 받지 말고 커피나 마시며 느긋하게 기다리라는 그 깊은 속내를 말이다.

 

 

<사진 설명> 캐나다 국가 유적지로 지정된 케노(Keno)는 마요(Mayo)에서 채굴한 광물을 실어나르던 증기선이었다. 1922년에 지어져 1951년 퇴역하였다. 1960년 도슨 시티로 옮겨진 후 유콘 강가에 전시되어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었다.

 

 

<사진 설명> 도슨 시티 관광 안내소에서 클론다이크 골드러시 당시에 사용하던 용품과 각종 자료를 볼 수 있었다.

 

 

 

 

 

 

 

 

 

 

 

 

<사진 설명> 도슨 시티는 클론다이크 골드러시 당시의 옛 영화를 잘 간직하고 있어 사람들을 불러 들인다. 역사적인 건물들이 보존되어 있어 제법 고풍스럽기는 했지만 어째 유령도시같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사진 설명> 낮이 가장 긴 하지면 해가 지지 않는다는 미드나이트 돔은 유콘 강과 도슨 시티를 조망하기 아주 좋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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