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증세'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4.01.07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④
  2. 2013.10.06 랑탕 트레킹 - 5
  3. 2013.10.03 랑탕 트레킹 - 2 (4)

 

아침을 먹고는 방에서 버너를 피워 따로 누룽지를 끓였다. 따뜻한 누룽지가 들어가자 뱃속이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누룽지 한 그릇에 다들 이렇게 행복해 한다. 행복이 절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을 실감했다. 로지를 출발해 다시 길 위에 섰다. 어디서 이 많은 인파들이 쏟아져 나왔을까. 잰걸음으로 우리를 앞질러 가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다. 눈이 파란 서양인과 그들을 따르는 가이드, 포터들이었다. 좁은 골목에선 정체 현상까지 빚어졌다. 히말라야 트레킹을 다니면서 교통체증까지 경험할 줄이야 어찌 알았던가. 이렇게 인원이 많으면 로지 잡는데도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우리도 포터 한 명을 먼저 보내 숙소를 잡아 놓으라 했다.

 

밤새도록 스님 두 분이 고소 증세로 고생을 한 것 같았다. 자세하게 증상을 이야기 하진 않았지만 표정을 보면 대충 알 수 있었다. 2,700m에서 벌써 증세가 나타났으니 5,400m까지 무사히 올라갈 수 있을지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간밤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그런대로 잘 걷는 편이었다. 점심 식사도 하신다. 다행스런 일이다. 고도계가 정확히 3,000m를 가르키는 지점에서 다들 손가락 세 개를 펼쳐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난생 처음 3,000m 높이까지 오른 이진우 선배과 김우인님에겐 하이파이브로 축하 인사를 건넸다. 이 높이까지 올라온 사람이 이 세상에 어디 흔하겠는가.

 

점심을 먹은 두쿠레 포카리(Dhukure Pokhari)에서 피상(Pisang)까지는 불과 한 시간 거리였다. 계곡을 따라 걷던 길이 절벽 아래를 통과하기도 했다. 하늘이 점점 가까워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산골 마을을 지날 때마다 마주치는 아이들이 피곤을 가시게 한다. 그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에 힘을 얻어 다시 걷곤 했다. 오후 3시가 조금 넘어 피상의 로지에 도착했다. 미리 포터를 보내 숙소를 잡은 덕에 괜찮은 로지를 얻었다. 저녁 식사까지는 시간이 남아 일행들은 방에서 쉬라 하고 혼자 곰파가 있다는 피상 윗마을에 올랐다. 안나푸르나 2봉을 배경으로 일몰을 찍으려 했는데 풍경이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다.

 

아침, 저녁으로 볶음밥, 만두, 계란 프라이가 단골 메뉴였다. 달리 고를만한 메뉴가 없었다. 오늘은 모처럼 피자를 시켜봤는데 한 입 깨물고는 바로 후회를 했다. 세상에 이런 피자도 먹어 보는구나 싶었다. 로지 주인에게 마당에서 본 양배추를 삶아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흔쾌히 오케이 한다. 삶은 양배추를 우리가 들고간 쌈장에 찍어 먹었다. 진수성찬이 따로 없었다. 우리 입맛을 살린 히트작이었다.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고 마치 환각 상태 비슷하게 희한한 장면들이 머릿속을 떠돈다. 나도 이럴진대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내심 걱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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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3,800m의 걍진곰파에서 보낸 하룻밤이 녹녹치 않았던 모양이다. 아니면 어제 마신 맥주 때문일까? 다들 약한 고소증세를 보이고 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안영숙 회장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코피도 터지고 아침 먹은 것을 토한다. 바로 약을 복용시키고 출발을 서둘렀다. 고소증세엔 하산이 최고라 하지 않던가. 마침 우리는 라마호텔로 하산해 다른 목적지인 고사인쿤드로 향할 예정이었다.

 

고산병을 걱정하며 천천히 올라온 길을 빠른 걸음으로 걸어 내려갔다. 길 가운데 돌무더기로 쌓아올린 마니석들이 다시 눈에 들어온다. 물줄기를 호스로 연결해 마니차를 돌리는 장면도 가끔 눈에 띈다. 마니차가 한 바퀴 돌 때마다 청명한 종소리가 나게끔 설계가 되어 있었다. 이런 것들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오르막 길에 비해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는 의미이리라.

 

한 대장이 포터 한 명과 먼저 내려간 탓에 일행이 단출해졌다. 우리 일행 넷에 가이드, 요리사 그리고 포터 5명으로 줄었다. 운이 좋게도 트레킹 첫날부터 날이 좋았다. 눈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밴쿠버 지인에게 아이젠 사진을 찍어주겠다 약속한 것을 지키기 어려울 것 같았다. 고사인쿤드를 지나 4,600m 지점에 있는 라우레비나(Laurebina) 패스가 남았으니 그때를 기약하는 수밖에.   

 

해발 고도 3,000m 아래로 내려오니 숲도 나오고 그늘이 생겨 햇빛을 피할 수 있었다. 라마호텔에 여장을 풀고 오랜만에 온수로 샤워도 했다. 고사인쿤드로 올라야 하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는 없지만 오늘같은 날 맥주 한 잔이 빠질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저녁 식사 때는 반주 삼아 소주에 맥주를 섞은 폭탄주가 한 잔씩 돌았다. 그래야 10~11시간씩 자야하는 현실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히말라야에선 시간이 참 늦게 흐른다. 히말라야의 하루는 먹고 걷고 잠자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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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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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브루베시에서의 첫날 밤은 그리 녹녹치 않았다. 무슨 일인지 잠을 자다가 배가 너무 아파 잠에서 깼다. 어제 저녁 무엇을 잘못 먹었을까 기억을 더듬어 보았지만 크게 잘못될 것은 없었다. 첫날부터 이러면 트레킹이 쉽지 않을텐데 내심 걱정이 되었다. 화장실을 다녀와 다시 잠을 청하지만 쉽게 잠이 들지 않는다. 동이 트는 새벽까지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창문을 통해서 내다 본 맑은 하늘이 그나마 기분을 진정시킨다. 아직 산자락에는 햇살이 들지 않았다. 잠자리에서 배가 아팠던 것도 잠시 잊었다.

 

산속 마을 로지에서 첫날을 보낸 일행들이 잠자리 불편함을 이야기한다. 나도 복통으로 잠을 설친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그런 불편함에서 짜증보다는 묘한 기대감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첫 경험이란 늘 기대로 설레이면서도 그에 미치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닐까. 트레킹 중에 만나는 어려움이나 불편을 최대한 즐기자는 취지로 일행들에게 새삼 당부를 했다.

 

실제로 산길을 걷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샤브루베시에서 라마호텔까지 하루에 해발 고도를 1,000m나 올린다. 아직은 고도가 높지 않아 그리 걱정은 없지만 제법 빠른 템포다. 대부분의 트레커들이 이 일정으로 걷는다고 하니 우리만 여유부릴 수는 없는 일. 밤부(Bamboo)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는 꽤나 가파른 오르막을 치고 올라야 했다.

 

굉음을 내며 흐르는 랑탕 콜라의 수량이 엄청나다. 콜라(Khola)란 계곡, 계류를 말하는데 상당한 폭을 가진 강도 여기선 콜라라 한다. 그런데 발음이 비슷해서 그런지 이 단어를 들으면 왜 자꾸 코카콜라나 펩시콜라가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가끔씩 찾아오는 복통에 신경이 쓰인다. 뜻밖에 복병을 만난 기분이다. 가능하면 천천히 무리하지 않으려 최대한 노력을 했다. 네팔로 오기 전 열흘 동안 매일 술로 살았던 후유증인 모양이다.  

 

오후 3시가 조금 넘어 목적지인 라마호텔에 도착을 했다. 라마호텔은 해발 2,470m 높이에 있다. 이 정도 높이에서도 고소증세를 나타내는 민감한 사람들이 있는 법이다. 하지만 우리 일행 중에는 아직 고소증세로 힘들어하는 사람은 없다. 다행이다. 좀 이르단 느낌이 들었지만 일행들에게 머리에서 발산되는 체열 손실을 막기 위해 고소모를 쓰라 당부를 했다.  

 

저녁 식사를 마친 시각이 오후 6. 해가 일찍 떨어져 어두워지면 시간을 보내기가 여간 고역이 아니다. 식탁에 둘러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다가 마당에 의자를 놓고 별 구경까지 마쳐도 두 시간을 채우기가 쉽지 않다. 잠 실컷 자고 싶은 사람은 히말라야를 찾으면 좋다. 저녁이면 잠 외에는 달리 할 일이 없어 최소 10시간은 잘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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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권선호 2013.10.25 09: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제 그리 갔는가??
    우리 보내고 바로 히말라야로??
    대단하네..
    심신이 그리 편한 상태는 아닐텐데..
    한 편 부럽기도 하고..
    멋진 풍광 사진으로나마 잘 감상하겠네..
    즐거운 산행되기를..

  2. 보리올 2013.10.25 11: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네를 헛깔리게 만들어 미안하네. 랑탕 다녀온 이 기록은 몇 년 전 것일세. 요즘 시간이 나서 옛날 자료 정리하면서 블로그에 글과 사진을 올리고 있지. 매일 올려도 앞으로 1년은 계속 해야 되겠더구만. 스스로 신세는 좀 볶아도 이 참에 정리해 놓으려고. 시간 되면 자주 놀러오게나.

  3. 권선호 2013.10.25 16: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식..깜짝 놀랬네..
    자주 들어와 훔쳐보겠네..

  4. 보리올 2013.10.26 01: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 이번에는 자네를 깜짝 놀라게 했구만. 연거푸 미안하게시리... 허접한 내용도 많네. 자네에게 소용되는 정보라도 있으면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