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이시 시에서 사과밭을 운영하는 기무라 아키노리 씨가 운영하는 농장을 방문했다. 연간 100톤을 생산하는 꽤 큰 과수원이었다. 아들에게 사과밭 운영을 모두 맡기고 기무라 씨는 아들에게서 용돈을 받는다고 너스레를 떤다. 주품종은 후지인데 푸른색 껍질을 가진 오린도 생산한다. 우리에게 사과 따는 법을 알려주며 하나씩 따 가라고 했다. 제일 커 보이는 사과를 골라 딴다고 야단법석을 떤 다음, 모두들 사과 한두 개씩 들고 즐거워했다.

 

 

 

히로사키(弘前)로 향하면서 애플랜드에 있는 사과 온천장을 들렀다. 여기는 온천탕이나 족욕탕에 사과를 띄워 놓았다. 한두 개가 아니라 꽤 많은 양을 말이다. 이 온천은 원래 알카리성을 띠고 있는데 거기에 사과산을 지닌 사과를 띄워 보습, 혈류 흐름을 촉진시킨다고 자랑이다. 피부 보습에 관심이 없는 나는 족탕(美足)에서 족욕을 하면서 이 많은 사과가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영 떠나질 않았다.

 

 

 

 

 

저녁은 히로사키에 있는 향토음식점 아이야(あいや)에서 자빠지루를 시켰다. 이 음식은 참돔 뼈를 우려낸 국물에 된장과 대구, 그 외에도 여러 재료를 넣어 함께 끓여 먹는다. 반찬으론 두부와 가오리, 신문지로 싸서 말린 떡, 절인 야채 등이 나오는데 일본 음식치고는 꽤 푸짐한 편이었다. 맛은 우리 매운탕보다 좀 밋밋하다는 느낌이었다. 일본 토속 음식이라 해서 흥미를 느끼긴 했지만 원래 이 집은 음식보다 더 유명한 것이 따로 있었다.

 

   

 

 

 

 

 

 

 

그것은 바로 샤미센 연주. 아이야에는 식당 한 켠에 조그만 무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 집 주인이 바로 샤미센 일본 챔피언을 세 번이나 제패한 시부타니 가츠오(涉谷和生) 씨다. 손님들이 저녁 식사를 마치면 시부타니 씨와 젊은 여학생이 무대에 올라 샤미센 공연을 한다. 이 쓰가루 샤미센(津輕三味線) 1955년 이후부터 대중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한다. 공연 마지막에는 손님들 머리에 빨간 머플러를 쓰게 하곤 노래와 춤을 선보였다. 손님들도 큰 박수로 호응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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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를 떠나 다시 남하하면서 가리비 마을로 불리는 히라나이(平內)에 들렀다. 가리비를 처음으로 양식한 곳이 여기라 했다. 가리비는 호다테(ほたて)라 불린다. 버스 안에서 가리비를 소개하면서 가리비의 눈이 몇 개냐는 퀴즈가 나왔다. 몇 가지 대답이 나오긴 했지만 맞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정답은 48. 정말 믿기 어려운 답이었지만 가리비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니 뭐라 반박할 수도 없지 않은가. 나중에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32개라는 책도 있었다.

 

히라나이는 아오모리 현에서 수확하는 가리비의 절반을 생산한단다. 자연적으로 생기는 가리비는 10년에 한 번 정도 수확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람들 수요에 맞춰 대량 생산이 가능한 양식이 발전하게 되었다. 양식은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을 했다고 한다. 그물로 만든 상자 안에서 양식을 하는데, 상자 하나에 보통 10~15마리의 치어를 넣어 키운다. 점심은 히라나이에 있는 산페이(さん)란 식당에서 했다. 가리비를 전문으로 하는 집이라고 해서 기대가 컸다.

 

점심 식사는 가리비에서 시작해 가리비로 끝이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침에 잡은 가리비로 이 모든 요리를 만들었다고 주인 할머니가 나와서 자랑을 했다. 한 가지 예외라면 마지막에 나온 커다란 광어회 한 접시를 꼽을 수 있을까. 물가가 비싸단 일본에서 이렇게 먹으면 도대체 얼마나 받을까 궁금해졌다. 주인 왈, 광어를 포함해 1인당 3,000엔을 받지만 우리에겐 덤으로 상에 올린 음식이 많단다. 마지막으로 노란 토마토와 녹색 토마토를 내와 눈길을 끌었다. 뭔가 특이한 것을 좋아하는 일본 사람들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로이시(黑石) 시에 있는 사과연구소가 우리의 다음 방문지였다. 1875년 사과가 도입되기 전에는 알이 작은 일본 사과만 나왔다. 서양에서 들여온 사과를 헤이카(苹果)라 달리 부르다가 나중에 링고(りんご)로 통일해 부르기로 했단다. 이 연구소에는 30명의 연구원이 후지(ふじ)를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다. 아오모리 현에서 일본 전체 생산량의 50% 이상을 공급한다니 사과 재배가 이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만 했다.

 

회의실 테이블에는 연구소에서 생산한 여섯 종류의 사과가 시식용으로 진열되어 있었다. 도키(トキ), 키타크레나이(北紅), 치유키(千雪), 세카이이치(世界一), 호쿠토(北斗), 호시노긴카(金貨) . 모두가 당분이 높고 맛도 좋아 좀체로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았다. 사과나무의 수명은 보통 30~40. 하지만 연구소 내 사과 재배지에 109살 먹은 사과나무가 있다고 해서 모두들 나가 보았다. 1901년 심었다는 팻말이 세워져 있었다. 품종은 국광. 나이 먹은 고목답게 축 늘어진 모습이 좀 불쌍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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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INC-eh 2013.09.19 12: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에 보이는 분이 허영만 선생님 맞나요?
    지금 동생과 사진 보면서 맞네 아니네 하고 있는데.....

    일본여행편 흥미진진(?)하게 잘 보고 있어요.

  2. 보리올 2013.09.19 12: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느 분이 맞다고 하셨나요? 저는 맞다고 하신 분한테 한 표 걸겠습니다. 재미있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