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7.02.02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WCT) ⑦ (2)
  2. 2017.01.31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WCT) ⑥ (4)
  3. 2017.01.24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WCT) ③ (2)
  4. 2015.07.28 북한산 둘레길 11~15구간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의 마지막 구간을 걷는 날이 밝았다. 달링 리버를 출발해 뱀필드에 있는 파체나 베이(Pachena Bay)까지 걷는다. 거리는 14km5~6시간 걸린다 들었다. 어제 느꼈던 시원섭섭함이 오늘은 조금씩 섭섭함으로 변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굳이 빨리 나갈 필요가 없는데 우리가 너무 서두르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하지만 식량도 동이 나고 포트 렌프류로 돌아가는 버스편도 이미 예약을 해놓은 상황이라 예정대로 나가기로 했다. 그 대신 출발 시각을 좀 늦췄다. 해가 떠오르는 시각부터 카메라를 들고 해변을 쏘다녔다. 부드러운 아침 햇살이 싱그러웠다. 바다에서 떠밀려온 다시마 줄기에도 부드러운 빛이 내려앉았다. 공처럼 생긴 모양새에 머리카락 같은 뿌리가 달려있어 신기하단 생각도 들었다. 여기서 캠핑한 젊은이들이 아침 일찍부터 바닷가에 간이 의자를 놓고는 거기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망중한을 즐긴다. 이 친구들 여유를 부리는 모습은 늘 우리보다 한 수 앞선다. 제대로 자연을 즐길 줄 아는 것 같아 부럽다는 생각이 잠시 스쳤다.

 

트레일 상태는 좋았지만 오르내림은 제법 심했다. 달링 리버에서 미시간 크릭(Michigan Creek)까진 해안길을, 미시간 크릭부터 파체나 베이까지는 숲길을 걸었다. 11km 지점에 자리잡은 파체나 포인트 등대에도 잠시 들렀다. 무슨 공사를 하는지 등대에 거푸집을 설치해 놓았다. 부속 건물 옆에는 몇몇 도시 이름과 거리를 표시하는 화살표가 붙어 있었다. 등대에서부터 트레일은 거의 오솔길 수준이었다. 과거에 등대로 물자를 실어 나르던 길이었다. 오르락내리락 숲길을 꾸준히 걸었다. 바다를 굽어보는 조망도 없어 시간을 지체할 일이 없었다. 하지만 파체나 포인트를 조금 지나 바다로 나가는 사이드 트레일이 나왔는데, 조금만 걸어 나가면 바다사자들이 서식하고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주저 없이 그 트레일로 들어섰다. 꽤 많은 바다사자가 무리를 지어 바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가끔 덩치 큰 녀석이 무리에서 나온 한두 마리와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다른 녀석들은 싸움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블랙 리버(Black River)를 지나고 8km를 더 걸어 뱀필드 파체나 베이에 있는 국립공원 인포 센터에 도착했다. 안으로 들어가 출발점에서 받은 퍼밋을 반납했다. 이는 우리가 무사히 트레일을 벗어난다는 일종의 신고였다. 이제 공식적으로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 하이킹을 모두 마친 것이다. 인포 센터에 근무하는 직원으로부터 축하 인사도 받았다. 하이킹 첫날의 고단함과 하루 종일 비를 맞았던 날의 축축함도 이제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다. 원래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은 다른 트레일에 비해 어려움이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런 난관을 모두 이겨냈다는 성취감으로 가슴이 벅찼다. 거기에 이런 멋진 곳을 아들과 단둘이 걸었다는 점 또한 평생 잊지 못할 귀중한 추억이 되리라 본다.

 

모처럼 아침 시간을 여유롭게 보냈다.

일출 시각에 맞춰 밖으로 나가 해변을 거닐었는데 일출 자체는 그리 극적이지 않았다.

 

이른 아침부터 간이 의자를 가지고 바닷가에 모여 앉아 여유를 부리는 젊은이들이 내심 부러웠다.

 

 

해변으로 밀려온 다시마 줄기가 눈에 띄었다. 뿌리가 마치 머리처럼 보였다.

 

텐트 정리를 마치고 달링 리버를 출발하며 해변에 비친 두 사람의 그림자를 찍어 보았다.

 

 

처음엔 해변을 따라 걸었다. 등산화를 벗고 물을 건너야 했고 몽돌로 이루어진 해변도 지났다.

 

달링 리버의 캠핑장을 피해 따로 호젓하게 텐트를 친 사람들도 있었다.

 

 

파체나 포인트에 있는 등대에 들렀다. 화살표로 몇몇 나라의 거리와 방향을 알려주고 있었다.

 

 

사이드 트레일로 들어서 바다사자가 서식하는 곳을 방문했다. 무리를 지어 시끄럽게 울어대는 소리가 제법 우렁찼다.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의 마지막은 숲길로 이루어져 있었다. 트레일에 오토바이 한 대가 버려져 있는 현장도 지났다.

 

트레일 종료 지점에 도착했다. 뭔가 그럴 듯한 기념비라도 세울 법한데 눈을 씻고 찾아도 그런 건 없었다.

 

 

 

뱀필드 파체나 베이에 있는 퍼시픽 림 국립공원의 인포 센터. 여기에 퍼밋을 반납해야 공식적인 일정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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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7.03.03 12: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슴이 벅찹니다. 눈가가 촉촉해집니다. 저도 아버지와 WCT 를 함께 해서 정말 좋았고 평생 잊지 못 할 추억이 될겁니다. 고맙습니다.

 

텐트에서 나와 날씨부터 살폈다. 하늘에 구름이 가득했지만 비는 내리지 않았다. 어제에 비하면 아주 훌륭한 날씨다. 텐트를 걷고 수지아트 폭포(Tsusiat Falls)로 향했다. 등산화를 벗어 들고 무릎까지 빠지는 개울을 건넜다. 바다에서 순간적으로 밀려오는 파도에 바지가 좀 젖기도 했다. 30여 분 지나 수지아트 폭포에 닿았다. 캠핑장에는 텐트가 제법 많았다. 절벽 아래 조그만 동굴에서 비박을 한 커플도 있었다. 배낭을 내려놓고 폭포 구경부터 했다.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에선 꽤 유명한 폭포인데 실제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다. 낙차 5~6m에 폭은 10m 정도나 될까. 폭포 뒤로 푸른 하늘이 조금 보이기 시작해 얼마나 기뻤던지 모른다. 폭포 남쪽에서 긴 사다리를 타고 숲길로 들어섰다. 클라나와 강(Klanawa River)까진 계속해서 숲길을 걸었다. 가끔 물웅덩이도 나타났지만 별 어려움은 없었다. 24km 지점을 지나니 벼랑 위에 누가 벤치를 설치해 바다를 바라보게 해놓았다. 국립공원의 배려인지, 아니면 어느 착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의 작품인지 알 수는 없었다. 클라나와 강은 케이블 카로 건넜다. 강폭이 넓어 줄을 당기는 것이 꽤나 힘이 들었다.

 

클라나와 강에서 뱀필드에 있는 트레일 종료 지점까지는 하루에 주파가 가능하다고 한다. 이제 끝이 보인다는 이야기다. 시원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클라나와 강에서 다시 해변길을 걸었다. 바닷가 부목에 앉아 잠시 쉬면서 텐트를 꺼내 바람에 말렸다. 어느 좌초선에서 떨어져 나온 앵커가 눈에 띄었다. 발렌시아(Valencia)란 배가 1906년 좌초된 곳이 여기 어디라 하던데 그 배의 유물이 아닐까 싶었다. 숲에선 트레일 옆에 버려진 동키 엔진도 보였다. 19km 지점을 지났더니 이번엔 빨간색으로 칠한 안락의자 두 개가 나왔다. 누가 가져다 놓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고마운 마음으로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몇 개의 다리를 건넜다. 여긴 개울 위에 다리를 놓아 편히 지날 수 있었다. 소코위스 크릭(Tsocowis Creek)도 다리로 건넜다. 다리 아래에 있는 조그만 폭포에서 한 남자가 중년의 여자를 알몸으로 벗겨놓고 사진을 찍는데 여념이 없었다. 그 나이에 옷을 벗고 카메라 앞에 서다니 그 용기가 대단했다. 우린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다.

 

소코위스 크릭에서 바닷가로 나왔더니 모래사장에 난파선 흔적이 적나라하게 나타났다. 선체를 이뤘던 철판이 반쯤 모래 위에 드러났고 수면 위로는 철골도 보였다. 선박이 대형화하기 전인 20세기 초까진 배들이 거센 조류를 이겨내지 못하고 해안으로 밀려와 난파하는 경우가 많았다. 오죽하면 이 지역을 태평양의 무덤(Graveyard of the Pacific)이라 불렀을까. 난파한 선박에서 뭍으로 올라온 선원들 역시 무성한 숲을 벗어나지 못하고 죽었다고 한다. 발렌시아 호의 좌초로 100여 명 사망한 것이 기폭제가 되어 캐나다 정부는 전화선이 깔렸던 길을 생명을 구하는 트레일로 만든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론 선박이 대형화하면서 조난 사고가 줄어 무용지물로 변했다. 그 덕분에 지금은 하이킹 트레일로 빛을 보니 아이러니하기만 하다. 달링 리버(Darling River)에 도착해 텐트를 쳤다. 뱀필드를 출발해 들어온 사람들이 우리를 지나쳐 남으로 내려간다. 바다에서 다시마를 따다가 라면을 끓였다. 다시마를 넣는다고 못마땅해 하던 아들은 라면이 왜 이리 맛있냐며 연신 젓가락질이다. 그렇게 트레일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을 맞았다.

 

 

개울을 건너다가 바닷물에 바지가 젖기도 했다. 밀물이라 그런지 파도가 거세게 밀려왔다.

 

 

수지아트 캠프 사이트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며칠씩 여기에 머무르는 사람도 있었다.

 

 

수지아트 폭포는 명성에 비해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다.

 

 

일단 비가 내리지 않아 속도를 내기가 쉬웠다. 날씨도, 바다 풍경도 살아나는 것 같아 기운이 났다.

 

클라나와 강을 건넌 뒤 해변으로 나왔더니 어느 좌초선에서 떨어져 나온 닻이 눈에 띄었다.

 

 

숲길도 엄청 편해졌다. 동키 엔진이 트레일 옆에 버려져 있었다.

 

 

소코위스 크릭에서 해변으로 나와 휴식을 취했다. 여기서도 난파선 흔적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뱀필드를 출발해 남으로 향하는 하이커들이 달링 리버의 해변을 걷고 있다.

 

 

달링 리버에 일찌감치 텐트를 치고 모처럼 여유롭게 오후 시간을 즐겼다.

 

 

달링 리버에서 맞은 일몰. 저녁엔 달까지 떠서 내일이면 트레일을 벗어나는 우리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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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7.02.24 13: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처음에 트레일에 들어설때 끝까지 갈려면 한참 남았구나 라고 생각했던 것도 잠시 몇일이 지나고나니까 내일이면 끝난다는 생각에 아쉬움을 금치 못 했습니다. 참 사람 마음이라는게 신기합니다. 한동안 자연속으로 들어가 익숙해있던 문명과 이별을 하고 여러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을 마주쳐야해서 걱정도 되고 불안하기도 하고 시도때도없이 배고프고 비가 오면 온 몸이 젖고 춥고 집에 가고 싶었어요. 그때 당시에는 몰랐지만 여정이 끝나고 시간이 흐르고 나니까 그때 그 순간들이 너무 그립습니다.

    • 보리올 2017.02.26 05: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장문의 댓글을 달았네. 그때는 현실이고 지금은 추억이니 그럴 거야. 당연히 현실은 힘들 수도 있고. 그래서 추억이 더 아름다운 것 아닐까?

  2. 지애 2017.04.14 08: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멋진 곳에 다녀오심에 박수를 보냅니다.
    베낭 무게를 최소화 한다면 몇키로쯤 될까요?
    물론 짐꾸리기 나름이겠지만....

    • 보리올 2017.04.18 14: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글쎄요. 어떤 장비를 가져가고 음식을 어떻게 드시느냐에 따라 차이가 많겠죠. 대개 남자는 20~25kg, 여자는 15kg 내외는 될 겁니다.

 

오늘 구간도 대부분 숲길을 걷기 때문에 까다롭기는 하지만 거리가 그리 길지 않았다. 아침에 일부러 늦장을 부리며 텐트를 말린 후에야 트레일로 들어섰다. 쓰나미가 발생하는 경우 대피로를 알리는 화살표와 집결 장소를 알리는 표식이 가끔 눈에 띄었다. 불의 고리란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하는 까닭에 쓰나미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들어왔단 의미였다. 나무를 길게 반으로 잘라 길을 만들었다. 미끄러지지 말라고 그 위에 철망을 씌워 놓았다. 물웅덩이가 많은 구간은 사람들이 대개 옆으로 우회하면서 식생을 짓밟는데 그것을 막을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였다. 오늘 구간도 속도가 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길은 대부분 진흙탕이었고 사다리도 계속해 나왔다. 컬라이트 크릭(Cullite Creek)에선 케이블 카로 계곡을 건너고, 로간 크릭(Logan Creek)은 서스펜션 브리지로 건넜다. 바다로 흘러 드는 계곡 하나를 건너기 위해 사다리 몇 개를 내려섰다가 계곡을 지나면 다시 사다리로 한참을 올라야 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이게 은근히 사람을 지치게 만들었다.

 

로간 크릭에서 월브랜 크릭(Walbran Creek)까지도 진흙탕이 많았지만 그리 힘들진 않았다. 어떤 구간은 보드워크를 새로 정비해 놓아 걷기가 편했다. 세월이 오래된 보드워크는 그 위에 살짝 이끼가 끼거나 한쪽이 허물어져 경사가 진 경우가 많다. 행여 이슬이 맺히거나 비가 내리면 여기서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에서 가장 사고가 많아 악명이 높다. 발목을 다치거나 골절상으로 더 이상 걸을 수 없는 사람도 나온다. 우리 발걸음도 더욱 신중해졌다.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에서 사고가 나면 일단 무전이 가능한 곳으로 가야 한다. 먹통이 되는 휴대폰은 아무 소용이 없다. 등대나 원주민 부락, 트레일 정비요원을 찾아 가거나 사람을 보내 국립공원 측에 연락을 해야 구조를 기다릴 수 있다. 53km 지점 표식을 지나고 케이블 카로 계곡을 건넌 뒤에야 월브랜 크릭 캠프 사이트에 도착했다. 모두 9km를 걷는데 무려 여섯 시간 가까이 걸렸다. 이제 까다로운 구간도 끝이 났으니 마음의 여유를 찾아 웨스트 코스트의 비경을 감상할 차례다.

 

캠프 사이트를 둘러싼 나무엔 형형색색의 부표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일종의 장식이었다. 부표에 글씨까지 새긴 것을 봐선 여길 다녀간 하이커들이 기념으로 매달아 놓은 것 같았다. 일단 하룻밤 묵을 집을 만들어놓곤 나머지 오후 시간은 빈둥빈둥 망중한을 즐겼다. 일반적으로 여기 사람들은 하루 일정을 우리보다 짧게 잡고 이런 여유 시간을 많이 갖는다. 우리도 그들처럼 빈둥거리며 여유를 부려보려고 해도 실상 쉽지는 않다. 부목에 앉아 멍하니 바다를 지켜 보았다. 아들은 부목 위에 누워 낮잠을 청한다. 밀물이 들어오는 시각이라 갈매기들이 강 하구에 자리를 잡곤 물고기 사냥으로 배를 채우고 있었다. 해변에서 그리 멀지 않은 바다에선 고래 한 마리가 나타나 수면 위로 물줄기를 뿜는다. 참으로 한가로운 풍경이 아닐 수 없었다.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에서 또 하루가 이렇게 흘러갔다.

 

캠퍼 베이를 출발해 다시 숲길로 들어섰다. 연이어 나타나는 사다리가 좀 성가셨다.

 

쓰나미가 발생하는 경우에 대비해 대피로 방향과 집결 장소를 알리는 표식이 가끔 눈에 들어왔다.

 

공처럼 둥근 모양의 나무 혹병은 자주 보았지만 이처럼 생긴 혹병은 처음 접한다.

 

속이 텅빈 나무 등걸에 들어가 간식을 먹고 있는 아들을 찍어 보았다.

 

 

 

긴 나무를 반으로 잘라 길을 만들어 놓았다. 사다리의 길이도 족히 20미터는 되어 보였다.

 

 

컬라이트 크릭에 도착하기 직전에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비치가 있었다.

 

케이블 카를 당겨 컬라이트 크릭을 건넜다. 강폭이 넓은 경우는 줄을 당기는데 꽤나 힘이 들었다.

 

 

상태가 좋은 보드워크와 서스펜션 브리지를 만나는 것은 우리에겐 일종의 행운이었다.

 

진흙탕 구간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었다. 순간적인 판단과 균형 감각이 필요했다.

 

 

 

나무에 부표가 주렁주렁 매달린 월브란 크릭 캠프 사이트에 도착했다. 텐트를 치곤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먹이를 찾아 나선 갈매기와 고래를 직접 눈으로 보는 것으로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

 

 

또 하루가 저물었다. 초저녁부터 잠을 청해야 하는 순간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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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7.02.09 10: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하루 일정을 마치고 햇볕을 이불 삼아 시원한 바닷 바람을 솔솔 맞으며 통나무에 기대어 낮잠을 청하는 기분이란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습니다

 

북한산 둘레길을 걷는 세 번째 날이다. 이틀을 걷고 났더니 벌써 출발지점의 반대편에 서있었다. 오늘도 다섯 개 구간을 걸었다. 모두 19km 거리였지만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솔직히 지루함을 떨치기가 좀 어려웠다. 11구간인 효자길은 박태성이란 분의 효행을 기리는 의미로 이름을 지었단다. 그의 정려비와 묘소가 둘레길 근처에 있다는데 일부러 찾아가진 않았다. 그가 어떤 효행을 했는지 모르기 때문에 관심이 적었던 탓일 것이다. 처음엔 차로를 따라 걷다가 중간에 산으로 들어섰다. 예전부터 굿을 했다는 굿당이 몇 개 나타났지만 들어가보진 않았다. 코스도 짧고 길도 평탄했다. 특히 이전 구간에 비해 사람이 현저히 줄었다. 한산해진 산길에서 머릿속 생각을 한 군데로 모을 수 있어 좋았다.

 

사기막골 입구에서 충의길로 들어섰다. 그런 이름을 가진 이유가 궁금했지만 원래 충효는 한 몸처럼 붙어 다니지 않았던가. 길로 들어서 바로 만난 다리에서 백운대와 인수봉이 보였다. 평소에 보던 방향과는 정반대라 그 모습이 좀 낯설게 보였다. 솔고개까진 산길이라 좋았는데 거기서 우이령길 입구까진 다시 차로를 걸었다. 우이령길 입구는 사전예약을 하고 온 사람들로 붐볐다. 둘레길은 거기서 직진해 13구간인 송추마을길로 접어 들었다. 차로를 따라 걷는데 오봉이 뚜렷이 보였다. 도봉산으로 들어섰음을 알리고 싶었던 모양이다. 구간 시작점에 있던 대문 표식도 이상하게 중간에 세워져 있었다. 오봉탐방지원센터를 지나 송추마을로 들어서면서 다시 아스팔트 길을 걸었다. 산길 옆에 둘레길 각 구간을 설명하는 게시판과 국립공원 사진을 전시하는 공간도 마련해 놓았다. 애를 쓴 흔적은 분명하지만 내 눈엔 이것도 너무 작위적으로 보였다.

 

환경 파괴라고 말이 많았던 사패산 터널 위에서 14구간 산너미길로 들어섰다. 마을에서 벗어나 산 속으로 들어서 다행이었다. 사패산 6부능선까지 올라 의정부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 섰다. 제법 경사가 있어 난이도를 높이 잡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눈앞에 펼쳐진 푸르른 녹음이 땀을 식혀줘 산에 오른 기분이 났다. 안골 계곡에서 오늘의 마지막 구간인 안골길로 들어섰다. 계곡에서 물고기를 잡는 아이들을 만났고, 의정부에서 올라오는 청소년들과 산길에서 마주쳤다. 산길에서 젊은이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군사용 진지 몇 개를 지나 의정부 직동공원으로 내려섰다. 사람들로 붐벼 얼른 지나쳤다. 의정부 소풍길이라 적힌 표식도 붙어 있었다. 고속도로 지하 통로를 지나 회룡탐방지원센터에서 15구간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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