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3.12.22 군산은 매력이 넘친다 (2)
  2. 2013.04.08 시간 여행 ❺ 군산 해망동 골목길 (2)
  3. 2013.04.07 시간 여행 ❹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
  4. 2012.12.31 군산 구불길

 

난 군산이란 도시가 좋다. 도시 규모도 적당하고 조금은 퇴락한 듯한 도시 모습에서 정겨움을 많이 느낀다. 그 오래된 일본식 가옥을 깡그리 때려부수지 않고 조금씩 고쳐 쓰고 있다는 것도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우리 나라가 주권을 잃고 일본에 강점당한 것은 분명 수치스런 일이지만, 일본 통치도 우리 나라 역사의 일부분이다. 옛 일본의 잔재를 없앤다 해서 그것이 우리 역사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 것을 통해 일본의 만행과 수탈을 알리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후손들에게 경각심을 주어야 한다. 서울에 사는 후배들이 저녁에 차를 가지고 내려온다 해서 나 혼자 고속버스를 타고 군산으로 먼저 내려갔다. 시간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발길 닿는대로 군산의 명소 몇 군데를 돌아볼 생각이었다.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내항 근처에 있는 진포해양테마공원과 근대문화유산거리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딱히 무엇을 보겠다 정해 놓진 않았지만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옛 군산세관부터 찾아간다. 이 근방이 과거 군산의 중심지였고, 일제 시대에는 미곡 반출로 분주했던 곳이었다. 붉은 색 벽돌이 세관 건물의 기품을 한결 돋보이게 한다. 길거리에서도 일본식 가옥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건물도 적당히 낡아 오히려 보기가 좋았다. 잘만 보존하면 이런 일본식 가옥도 훌륭한 관광 자원이 될 것이다. 거기엔 역사가 살아 숨쉬지 않는가. 시멘트와 철골로 만든 고층건물보다 효율이나 편의성은 떨어질지 모르지만 도심의 정취야 이게 백번 낫지 않은가 말이다.

 

 

 

 

 

 

 

일본식 전통 가옥으로 유명한 히로쓰 가옥을 찾아갔다. 목조 2층 건물인 이 집의 정식 명칭은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이라 하던데, 우린 그냥 일본 가옥이라 불렀다. 이 집 주인이었던 히로쓰는 포목상을 해서 큰 돈을 번 사람이었다고 한다. 집안으로 들어가 정원부터 둘러 보았다. 아기자기하게 잘 가꿔 놓았다. 자연을 자기 집안에 들여 놓은 느낌이랄까. 사람 손이 많이 들어가 자연스럽지는 않았다. 실내도 들어가 보았다. 방바닥은 다다미가 깔려있고 문은 대부분 미닫이 문이었다. 복도가 길게 이어져 있는 것도 우리 방식과는 달랐다. ‘장군의 아들타짜란 영화를 여기서 찍었다 해서 다시 한 번 눈길이 갔다.

 

 

 

 

 

 

후배들 두 부부가 차를 가지고 군산으로 내려왔다. 저녁으로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예전에 두 번인가 갔었던 군산횟집이 떠올랐다. 이 집도 군산에서는 꽤 유명하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군산항 바닷가에 위치한 8층짜리 건물로 모든 층을 횟집으로 쓰고 있었다. 1층은 수족관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그 규모가 엄청 컸다. 이 식당은 1982년 개점한 이래 부지기수로 매스컴에 오르내렸던 모양이다. 종업원의 의견을 물어 광어회를 시켰다. 자연산인지, 양식인지는 모르겠지만 모처럼 군산 바닷가에서 맛보는 싱싱한 생선회와 소주 한 잔에 모두들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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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3.12.25 04: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길거리가 영화 세트장같이 보이네요...부산 군산 여수 이런 항구도시에 일본식 집이 많이 남아있었는데 짧은 기간동안 많이도 지었더라구요...보기에는 정취가 있지만 살기에는 불편한 구조였어요....석등이 있는 정원이 옛집을 생각나게 합니다...

  2. 보리올 2013.12.25 04: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본식 가옥이 우리 생활 양식과는 어울리지 않는 측면이 있어서 그럴 겁니다. 그래도 콘크리트 아파트보다는 옛 정취를 많이 풍겨 제가 좋아하는 풍경 중 하나지요.

 

시간 여행의 마지막 여정은 군산 해망동 달동네였다. 서울에 있는 달동네 골목길을 찍겠다고 주말 시간을 투자했던 것이 벌써 10년도 넘었다. 그 때는 서울이란 지역으로 한정해 작업을 했는데, 서울 밖에도 멋진 골목길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가끔 청주나 전주, 군산, 부천까지 다녀왔던 기억이 난다. 군산은 어느 사진 모임을 따라 원정을 왔었다. 월명동 일본 가옥과 이곳 해망동 골목길이 우리 촬영지였는데, 바다를 끼고 있는 골목길이 아름다워 군산에 후한 점수를 준 적이 있다.    

 

바다가 보이는 동네라 하여 해망동(海望洞)이라 불린다. 군산항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언덕배기에, 어찌 보면 바다 풍경이 보이는 별장지같은 명당 자리에 촘촘히 옛 주택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 사이를 구불구불 골목길이 누비며 미로처럼 언덕 위로 가지를 뻗는다. 아련한 옛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해망동 골목길이라 그동안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해 다시 찾은 것이다.

 

왜 하필이면 여기에 마을이 형성되었을까? 군산항은 일제시대 호남평야에서 생산되는 쌀 수출항으로 번창했던 곳이다. 1980년대까지는 산업화 대열에 편승해 수산업과 목재업으로 제법 흥청댔다고 한다. 해방후 피난민들이 몰려들어 이 언덕배기에 집을 짓기 시작했고 여기에 군산항 부두 노동자들이 가세를 하여 규모가 제법 커졌다고 한다.

 

마을 전체 분위기는 전에 다녀갔을 때와 비교해 그리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마을 형세가 점점 퇴락해 가고 있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가 있었다. 어떤 집은 빈 집으로 방치돼 폐허가 되어 버렸다. 어떤 영화에 영자미장원으로 나왔다던 노란색 이층건물도 조만간 사라질 것이고, 이미 문을 닫은 허름한 이발소 산해이용원도 얼마 후엔 헐리고 말 것이다. 재개발이란 미명 아래 너무나 많은 것들이 우리 곁을 떠나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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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누리나래 2013.04.08 10: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군산 해망동은 그야말로 서민들의 애환이 담긴 곳이죠..
    여름에는 너무 시원해서 '해망동 산다'고 큰 소리로 말한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는 곳이죠

  2. 보리올 2013.04.08 20: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렇습니까? 여름에는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불러와 해망동 사는 보람을 느끼겠네요. 바다를 내려다보는 위치는 정말 좋더군요.

 

전북 군산에 있는 한 업체와 2011 827일 토요일 오후에 갑작스레 미팅이 잡혔다. 그것도 오후 늦은 시각에 약속이 잡혀 오전을 어찌 보낼까 고민하다가 미리 내려가기로 했다. 아직 가보지 못한 경암동 철길마을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군산은 예전에 사진 촬영 목적으로 몇 번 다녀왔던 곳이라 낯설지는 않았다. 옛 모습을 잘 보전하고 있어 의외로 정감이 많이 가는 도시였다. 최소한 재개발이란 명목으로 마구 부숴버리는 짓은 저지르지 않아 좋았다.   

 

군산 고속버스 터미널에 내려 택시를 타고 경암사거리를 가자고 했다. 여성 택시 기사분이 황당해 하는 표정을 짓는다. 순간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여기서 가까운가요?”하고 물었다. “, 바로 저 앞이 경암사거리거든요.” 초행이라 지리를 잘 몰라서 그랬다면서 서둘러 택시에서 내렸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날씨라 꽤나 더웠다.   

 

경암사거리를 향해 100m 걸었을까. 철도가 나타난다. 페이퍼코리아란 제지회사에 화물을 실어 나르던 철길로 1944년 일제 시대에 준공이 되었다. 군산역까지 총 연장 길이는 2.5km. 2008 6월까지 열차가 운행이 되다가 지금은 열차가 멈추고 그 공간은 추억의 장소로 변해 버렸다. 그래서 이곳은 1960~70년대 배경이 필요한 영화나 드라마에 많이 등장한다고 한다.

 

예전에는 이 철길로 하루 두 차례 열차가 운행되었다고 한다. 3명의 역무원이 기차 앞에 타서는 호루라기를 불며 기차가 오는 것을 알리고 주민들도 그 때면 아이들과 강아지를 불러들이는 재밌는 풍경이 연출되었다고 하던데 요즘은 볼 수가 없어 좀 유감이었다.

 

기찻길을 따라 걸었다. 철로가 놓였던 곳이 텃밭으로 변해버린 구간도 있었다. 그런데 이 철길을 걷다 보니 불현듯 어릴 적 불렀던 동요가 떠오른다. “기찻길옆 오막살이 아기아기 잘도 잔다로 시작되는 노래 말이다. 나이를 먹은 요즘도 멀리서 기적 소리가 들려오면 순간적으로 동심으로 돌아가곤 하던 이유가 이 노래에 있지 않나 싶었다.

 

경암동 철길마을은 경암사거리에서 원스톱 주유소까지 1.1km 구간을 말한다. 철길 양옆으로 판자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정겨운 장면을 만날 수 있었다. 철길과 집 사이의 공간이 불과 1m도 떨어지지 않아 거의 붙어있다는 표현이 맞을 듯 했다. 대부분 빈집같아 보였지만 몇 집은 사람 사는 흔적이 보인다. 기찻길 옆에 채소를 가꾸거나 화분을 내놓은 집도 있었고 고추를 말리고 있는 집도 있었다.

 

대도시 골목길 대부분이 좀 칙칙해 보이는 회색빛으로 도배하는데 비해 경암동 철길마을은 색깔이 참으로 다채로웠다. 무슨 연유인지 밝은 색상을 과감하게 많이 썼다. 원래부터 그랬는지, 아니면 유명세를 타면서 새롭게 단장을 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런 퇴락한 마을 모습에 정감을 느끼는 내 자신을 보면 혹시 내가 과거 지향적인 성향이 너무 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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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낭과 막걸리>란 모임의 2010 1월 정기모임에 참가해 군산을 다녀왔다. 이 모임은 2002 11월 시작한 허영만과 함께 떠나는 백두대간 종주에 참여했던 대원들이 종주를 마치고 매월 한 차례씩 비박에 나서면서 결성된 모임이다. 30명이 넘는 인원이 모여 시끌법적했던 모임이 1월 모임에는 좀 한산했다. 열 댓명이 전부. 산행은 김성선의 추천으로 전북 군산 구불길로 정했다. 군산에 사는 마이클이 강력 추천한 모양이었다. 구불길 홍보 차원에서 군산시청 직원들이 캠핑장을 찾아와 서로 인사를 나눴고 구불길 트레킹에도 직원 한 명이 직접 안내를 맡았다.

 

2010 1 22, 대전에서 송정모를 만나 그의 차로 군산으로 향했다. 사람들 들이닥치기 전에 미리 준비할 일이 있다고 몇 시간 일찍 군산에 도착한 것이다. 가창오리의 군무를 볼 수 있다는 김성선의 이야기에 나도 한껏 기대감에 고조되어 있었는데, 여유시간에 사진을 찍으러 나갔더니 가창오리는 무슨 가창오리? 10만 마리가 떼지어 다닌다는 이야긴 말짱 거짓이었다. 금강 하구둑에 나가 눈을 부릅뜨고 찾아낸 가창오리의 수가 50여 마리나 될까? 그것도 날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물에 퍼져 놀고 있는 녀석들이었다.

 

우리가 하룻밤 묵을 곳은 군산 나포면 서포리의 옹고집쌈밥집. 넓은 잔디밭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거나 야영 준비가 부족한 사람은 폐교를 개조한 식당을 쓰기로 했다. 속속 일행들이 도착한다. 호준이가 허영만 화백을 모시고 왔고, 치상이는 대전에서 기탁 형님을 만나 모시고 왔다. 서산 친구들도 도착을 했다. 서로 껴안기도 하면서 시끌법적한 재회 장면을 연출했다. 각자 준비한 음식도 옮겨졌다. 나도 동생이 보내준 막걸리와 귤을 전달했다.

 

야외 대형 텐트에서 술판이 벌어졌다. 옹고집쌈밥집 주인장께서 자꾸 뭔가를 가지고 나오신다. 군산시청에서 나온 직원 3명과 인사도 나눴다. 불판에는 삼겹살에 이어 석화와 조개가 구워졌다. 마이클이 마술가 한 명을 초청해 잔디밭에서 마술쇼를 벌였다. 추운 날씨에 손이 얼어 쇼가 쉽지 않았을텐데 그래도 실수없이 잘 마쳤다. 바깥 날씨가 너무 차가워 실내로 술자리를 옮겼다. 치상이가 데려온 익산 아가씨가 솜씨좋게 팥죽을 끓여낸다. 자정이 지나자 술자리를 일찍 파했다. 허 화백이 아침 일찍 서울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아침 8시에 일어나 9시 구불길로 들어섰다. 구불길은 모두 네 개 코스로 이루어졌는데 하루 한 구간씩 걸으면 모두 4일이 필요하단다. 우리는 1구간 중간에서 시작해 2구간 중간에서 끝내기로 했다. 군산시 관광진흥과 임현씨가 앞장을 서 안내를 자청했다. 비단강 길이라 불리는 구불1길은 군산역에서 시작해 자연학교까지 18.7km에 이른다. 우리는 중간 지점인 금강 하구둑에서 출발해 금강 철새 조망대, 원나포 마을을 지나 2구간으로 들어선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철새의 숫자가 너무 적어 실망을 금치 못했다. 올겨울이 너무 추워 철새들이 남쪽으로 더 내려갔단다. 겹겹이 얼어붙은 금강을 따라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힘이 거의 들지 않아 너무 밋밋한 감도 들었다. 바람은 차지만 햇살은 따사로워 삼삼오오 짝을 지어 수다를 떨며 걷는 재미도 대단했다. 구불2, 일명 햇빛길로 들어섰다. 잠시 백인농장에 들렀더니 사장님이 나오셔서 시원한 요구르트 한 병씩을 준다. 직접 우유를 짜서 요구르트를 만든다 했다. 평소에 먹던 요구르트보다 훨씬 걸죽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불주사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의사소통이 잘못 되었던지 취소한단다. 모처럼 절밥을 먹을 수 있는 기회라 기대감에 들떴었는데 아쉽게 되었다. 불주사는 전북 사적지로 백제 의자왕 때 창건된 절이라니 도대체 얼마나 오래된 절인지 순간 머리 속이 분주해졌다. 산불로 사적지가 붙타는 것을 막아보갰다고 주변에 있던 나무들을 모두 베어 버렸단다. 그렇게 해서 과연 산불을 제대로 막을 수 있을까 싶었다.

 

망해산과 축성산 능선에 올라서니 제대로 된 트레킹을 즐기는 듯 했다. 이 정도는 백두대간 능선길에 비하면 새발의 피지만, 능선에서 바라다 보이는 나포십자들, 금강, 그리고 둑방이 어우러진 경치에 저절로 발걸음이 늦어진다. 벤치가 준비된 곳이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엉덩이를 붙이고 수다떨기에 다들 바빠 보였다.  

 

축성산에서 축산리 저수지로 내려서는 길이 의외로 아름다웠다. 멀리서 보니 구불구불 산허리를 에둘러 가는 임도가 종국엔 마을로 내려서고 있었다. 여기서 구불길이란 이름이 나왔을까? 이름 하나는 정말 잘 지었단 생각이 들었다. 저수지에 도착해 쏘가리 매운탕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옹고집쌈밥집 주인장의 도움으로 출발점으로 되돌아왔다. 서둘러 우리가 묵었던 흔적을 지우고 주인장에게 작별 인사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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