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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태

시모어 산(Mt. Seymour)의 여름 나에게 시모어 산의 여름 모습은 꽤나 생소했다. 새색시의 민낯을 보는 기분이 이럴까? 밴쿠버에서 산행을 하다 보면 가장 자주 찾는 산이 시모어 산이 아닐까 싶다. 겨울이 되면 적설량이나 낮의 길이, 접근성, 눈사태 가능성 등을 고려해 가장 무난한 산행 코스로 꼽히는 곳이 바로 시모어 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모어의 진면목은 늘 하얀 눈으로 뒤덥힌 설산으로 내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을 뿐이다. 사실 여름철에 시모어를 찾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산행하기에 좋은 여름철 서너 달은 좀 멀리 있는 산으로 나가는 것이 밴쿠버 산꾼들의 보편적인 성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슨 까닭이었는지 이 날은 한 여름에 시모어를 찾게 되었다. 시모어는 처음부터 새로운 모습이 다가왔다. 내가 알고 있던 시모어와.. 더보기
세인트 막스 서미트(St. Mark’s Summit) 사이프러스(Cypress) 스키장에서 출발하는 몇 개의 산행 코스 중 하나인데, 이 트레일은 세인트 막스 서미트까지 간다. 엄밀히 말하면 세인트 막스 서미트까지 가는 트레일이 아니라 하우 사운드 크레스트 트레일(Howe Sound Crest Trail)이라고 해야 한다. 이 트레일은 사이프러스 스키장에서 포르토 코브(Porteau Cove)까지를 연결하는 편도 29km의 장거리 트레일이다. 세인트 막스 서미트까지는 전체 거리에서 극히 일부분인 5.5km만 걷는 셈이다. 왕복 11km의 어중간한 거리라 여름철에는 좀 짧은 감이 있지만 겨울철에는 하루 산행에 아주 적당하다. 하지만 겨울에는 눈사태 위험이 높은 구간이 있어 종종 트레일이 폐쇄되기도 한다. 사전에 미리 트레일 정보를 확인하고 가면 좋다. 세인트.. 더보기
엘핀 호수(Elfin Lakes) 가리발디 주립공원의 엘핀 호수로 스노슈잉을 다녀왔다. 임도가 시작되는 산행 기점부터 온 세상은 하얀 눈 세상이었다. 하얀 도화지에 나무만 검정색으로 대충 그려 넣은 것 같았다. 이렇게 온 세상이 하얀 곳도 있다니 신기하기만 했다. 우리의 몸과 마음도 하얗게 변해가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산행 기점에서 5km 지점에 있는 레드 헤더 쉘터는 건물 지붕까지 눈에 덮였고, 우리가 하루 묵은 엘핀 쉘터는 1층은 몽땅 눈에 파묻혀 2층 출입문을 통해 드나들 수밖에 없었다. 그 이야긴 밖에는 적어도 몇 미터의 눈이 쌓여 있다는 의미 아닌가. 엘핀 호수까지는 편도 11km의 눈길을 걸어야 한다. 겨울철이라 해도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아 바삐 걸으면 하루에 왕복이 가능하지만 우리는 엘핀 쉘터에서 하룻밤을 묵기로 했다. 그러.. 더보기
그라우스 산(Grouse Mountain) 어떤 산악잡지에 그라우스 산을 소개하고자 두 번인가 연달아 이 산을 올랐다. 겨울 시즌이라 그라우스 그라인드(Grouse Grind; GG)의 출입구는 굳게 닫혀 있었다. 하지만 지지 매니아들은 다 안다. 철망이 끝나는 지점에 산으로 오르는 사이드 트레일, 굳이 우리 말로 하면 ‘개구멍’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겨울 시즌에 눈이 쌓이면 위험하다는 이유로 공식적으론 트레일을 폐쇄하지만, 지지를 찾는 사람들의 열정은 어떤 방법으로도 막을 수 없다. 내가 보기엔 이런 경고까지 했는데도 사람들이 들어가 사고가 났으니 우린 아무런 책임이 없노라 하는 면책성 조치가 아닌가 싶다. 산길에 눈이 쌓여 위험하다면 밴쿠버 인근에 있는 모든 산도 등산로를 폐쇄하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겠는가. 물론 눈사태 위험이 있다면 이.. 더보기
엘핀 호수(Elfin Lakes) 엘핀 호수가 있는 가리발디(Garibaldi) 주립공원은 ‘불과 얼음으로 만들어진 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산 폭발로 땅 속 용암이 지표면으로 솟아 올랐고, 그 이후 빙하 작용에 의해 여기저기 침식이 되었으니 그 다양한 모습을 어떻게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을까. 약간은 황량해 보이면서도 어떤 때는 그 황량함이 도리어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풍경을 가진 곳이 바로 이곳이다. 엘핀 호수를 왕복하려면 22km에 대략 6~7시간이 소요된다. 겨울철 심설 위를 걷게 되면 여기에 한두 시간을 더 잡아야 한다. 눈사태 위험 때문에 겨울철 산행로는 여름철과 다르다. 등반고도는 약 600m 가량 된다. 오르내림이 그리 심하진 않다. 산행 내내 다이아몬드 헤드(Diamond Head)를 지척에서 올려다볼 수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