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 나탈 국립공원(Royal Natal National Park)에서 하루는 투켈라 폭포(Thukela Falls)로 산행을 다녀왔고, 그 다음날은 드라켄스버그 산자락에서 골프를 치기로 했다. 텐델레 캠프를 나와 차로 30분 걸려 골프장에 닿았다. 앰피씨어터(Amphitheatre)를 바라보며 골프를 즐기기에 좋은 위치에 있었다. 9홀 골프장으로 만들었지만 티는 18개가 있어 18홀처럼 즐길 수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가진 입지 조건에도 골프장에 손님은 우리 밖에 없었다. 난 골프를 좋아하지 않고 본래 배운 적도 없어 두 친구만 치라고 하곤 그 뒤를 쫓아다니며 사진이나 찍었다. 좀 무료하긴 했지만 멀리 포진한 산봉우리를 보며 푸르름이 가득한 골프장을 걷는 것도 싫진 않았다. 골프를 마치고 가까운 곳에 있는 타워 오브 피자(Tower of Pizza)를 찾았다. 옆에 사일로가 있는 것을 보니 예전에 농장이었던 건물을 피자 레스토랑으로 개조한 듯했다. 여긴 화덕에서 구운 피자로 유명한 곳이다. 테이블과 의자를 모두 철로 만들어 검게 칠한 것도 인상적이었지만, 철로 만든 메뉴판과 삽 두 자루로 만든 의자 뒷받침은 꽤나 흥미로웠다. 멋진 아이디어 때문인지 화덕에서 막 나온 피자가 더 맛있는 듯했다. 식사 후에는 몇 시간을 운전해 요하네스버그로 돌아왔다.

 

드라켄스버그의 웅장한 산자락 아래 자리잡은 앰피씨어터 골프장에 도착했다.

 

골프장 안팎으로 푸르름이 가득한 산자락과 개울, 연못이 펼쳐져 마음을 푸근하게 했다.

 

우리 외에는 사람이 없어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롭게 골프를 즐길 수 있었다.

 

테이블과 의자, 메뉴판을 모두 검은색 철로 만든 타워 오브 피자 레스토랑에서 피자 두 판을 시켜 점심으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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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버그 친구집에서 하루 묵고는 그 친구가 운전하는 차량으로 드라켄스버그 산맥에 위치한 로열 나탈 국립공원(Royal Natal National Park)으로 향했다. 그 유명한 앰피씨어터(Amphitheatre)의 장엄한 풍경을 보러가는 길이다. 요하네스버그에서 남쪽으로 거의 네 시간을 달려야 했다. 국립공원 경내에 있는 텐델레 캠프(Thendele Camp)에 숙소를 잡았다. 전에 갔었던 디디마 리조트나 로테니 리조트와 마찬가지로 숙소도 콰줄루 야생동물국(KZN Wildlife)에서 관리하고 있었다. 과거에 영국 지배를 받은 때문인지 경치가 좋은 곳이면 어김없이 이런 숙소가 들어서 있다. 체크인을 하고 샬레를 배정받았다. 거실과 부엌이 따로 있었고, 트윈 침대가 있는 방이 두 개 있었다. 전반적으로 시설은 좀 낡아 보였지만 며칠 지내기에는 아무런 불편이 없었다. 저녁이면 밖에 불을 피워 양고기 스테이크를 굽고 와인을 곁들였다. 드라켄스버그 아이콘 가운데 하나로 통하는 앰피씨어터의 전경을 눈에 담으며 친구들과 와인 한 잔 나누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 이런 것이 소위 신선놀음이 아닐까 싶었다.

 

요하네스버그에 사는 친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로열 나탈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차창을 스치고 지나가는 시골 풍경에도 아름다움과 여유로움이 넘쳤다.

 

집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한적한 마을도 지나치고, 여유롭게 풀을 뜯는 가축도 눈에 들어왔다.

 

텐델레 캠프에 있는 숙소 또한 풍경을 크게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지어져 있었다.

 

텐델레 캠프에서 구한 샬레의 내부 모습

 

샬레에서도 엠피씨어터의 장엄한 풍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었다.

 

밖에 설치된 그릴에 조개탄을 피워 고기를 굽고 와인 한 잔 곁들이는 여유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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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쓰는아빠 2021.01.24 15: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그릴 사진 한 장이 앞서 본 장면들을 다 잊게 만드네요 ㅎㅎㅎ
    역쉬 세계 어디를 가든 그릴에 구운 고기에 술 한 잔이 신선놀음의 첫 단추가 아닐까 싶네요 ㅎㅎㅎ

    • 보리올 2021.01.25 16: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먹는 게 전부는 아니라 이야기하지만 여행하면서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게 또 어디 있겠습니까. 웅장한 산악 풍경을 앞에 두고 친구들과 마시는 술 한 잔이 너무 좋았습니다.

 

남아공에 사는 친구와 함께 드라켄스버그(Drakensberg)로 가는 길이다. 친구가 모는 차에 올라 요하네스버그를 출발해 거의 다섯 시간을 달려야 했다. 하지만 더반(Durban)으로 이어지는 N3 고속도로는 시골길을 달리는 듯한 경관을 보여줘 전혀 지루하지가 않았다. 파란색 하늘엔 띄엄띄엄 흰 구름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끝없이 이어진 지평선과 좌우로 넓게 펼쳐진 녹색 초원이 계속해 나타났다. 그 일망무제의 풍경에 작은 변화라도 주려는 듯 야트막한 구릉이나 테이블처럼 생긴 산도 눈에 띄었다. 차창을 통해 들어오는 풍경에 마음이 들떠 남아공에 대한 인상이 점점 좋아지는 느낌이었다. N3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국도를 타고 커시드럴 피크 밸리(Cathedral Peak Valley)를 향해 달렸다. 중간에 엄청 큰 호수가 나타나 잠시 차를 세우고 전망대에서 코발트색 호수를 눈에 담았다. 차가 서쪽으로 달릴수록 멀리 있던 웅장한 산세가 가까워지면서 드라켄스버그가 멀지 않음을 암시했다.

 

드라켄스버그 산자락으로 들어섰더니 산기슭에 옹기종기 자리잡은 마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몇 십 호가 모여 조그만 부락을 이루고 있으니 그리 큰 편은 아니다. 어떤 마을은 현대식으로 집을 지은 곳도 있었지만, 대개는 흙이나 벽돌로 둥글게 벽을 치고 그 위에 이엉을 엮어 지붕을 올린 원통형 전통 가옥이 많았다. 이런 집을 여기선 론다벨(Rondavel)이라 부른다. 드라켄스버그 인근엔 부시맨(Bushman)이라 불리는 산족이 많이 산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행여 그들이 거주하는 곳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세월 수렵과 채취를 하며 살아온 그들이 산악 지역에 있는 동굴이나 바위에 벽화를 그려 놓은 곳이 많다고 전해진다. 이렇게 아름다운 대자연에 안겨 살면서 문명과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사는 그들의 삶이 행복할지 궁금했지만 그들을 만나기 위해 차에서 내리진 않았다.

 

 

 

요하네스버그에서 더반을 향해 달리는 N3 고속도로에서 남아공의 평화스러운 시골 풍경을 접할 수 있었다.

 

 

 

 

드라켄스버그로 향하는 국도를 달리다가 굉장히 큰 호수를 만나 잠시 차를 세웠다.

 

 

 

차량이 많지 않은 국도에서 멀리 드라켄스버그의 능선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산자락에 기대어 살아가는 마을엔 론다벨이라 부르는 원통형 전통 가옥이 많았다.

 

 

드라켄스버그로 다가갈수록 산악 지형이 점점 웅장해지는 것 같아 가슴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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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에 사는 친구로부터 드라켄스버그(Drakensberg)로 산행을 가자는 연락을 받고 무릎 통증이 있음에도 1주일 여정으로 남아공으로 날아갔다. 평소 골프나 치던 친구가 최근 들어 산행에 재미를 붙인 듯 산을 찾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드라켄스버그 산맥은 남아공에서 가장 큰 산맥으로 용의 산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남아공 북단에서 레소토(Lesotho)와의 국경선을 따라 남으로 1,600km나 뻗어 있다. 최고봉은 해발 3,482m의 타바나 은트렌야나(Thabana Ntlenyana)로 레소토 안에 있다. 남아공의 콰줄루 나탈(KwaZulu-Natal) 주와 레소토가 접한 300km 구간을 줄루 어로 창의 벽이란 의미의 우카람바(uKhahlamba)라 부르기 때문에 우카람바-드라켄스버그 국립공원이 되었다. 여기에 레소토의 세라테베(Sehlathebe) 국립공원을 합쳐 말로티(Maloti)-드라켄스버그 공원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말로티-드라켄스버그 공원이 2000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복합유산으로 지정된 바가 있다. 뛰어난 자연 경관에 부시맨(Bushman)으로 통하는 산(San) 족의 동굴 벽화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흔히 조벅이라 부르는 요하네스버그(Johannesburg)를 출발해 차로 다섯 시간을 달려 디디마 리조트(Didima Resort)에 도착했다. 여기서 이틀을 묵었다. 이 지역은 남북으로 길게 뻗은 드라켄스버그 산맥에서 약간 북쪽에 해당한다. 캐시드럴 피크(Cathedral Peak, 3005m)가 워낙 유명한 봉우리라 이 지역을 캐시드럴 피크 밸리라 부른다. 점심 시각이 넘어 리조트에 도착했기 때문에 다음 날 산행을 위한 워밍업으로 해발 1,794m의 리본 폭포(Ribbon Falls)까지만 다녀오기로 했다. 디디마 리조트에서 아스팔트 길을 걸어 캐시드럴 피크 호텔로 향했다. 하이커스 파킹(Hiker’s Parking)에 있는 게이트에 신고를 했다. 엄밀히 말하면 호텔로 들어가는 허가를 취득하는 셈이다. 호텔 리셉션이 있는 건물을 통과하니 왼쪽으로 트레일 헤드가 나왔다.

 

산길은 내리막으로 시작했다. 도린 폭포(Doreen Falls)로 가는 길을 따라 걸었다. 1.3km 지점에서 도린 폭포는 오른쪽으로 빠지고 우린 계곡을 따라 직진을 했다. 오른쪽으로 장엄한 모습의 봉우리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한 눈에 보기에도 산악 풍경이 범상치 않았다. 낙타 쌍봉 같은 두 개 봉우리는 아우터 혼(Outer Horn, 3005m)과 이너 혼(Inner Horn, 3005m)이었고, 그 북쪽에 이 지역의 맹주 격인 캐시드럴 피크가 그 웅장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다. 본격적인 오르막이 나왔고 2km 정도를 더 걸었다. 계곡 아래로 내려서 커다란 바위를 타고 계곡을 건넜지만 도무지 길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이정표도, 사람이 다닌 흔적도 없었다. 호텔에서 리본 폭포까지 왕복 3.5시간이 소요된다 하고 숙소에서 호텔까지 왕복 두 시간이 필요해 더 이상 머무를 시간이 없었다. 길을 잃은 것이 차라리 잘 되었다 싶어 그 자리에서 돌아섰다. 하산은 호텔을 경유하지 않고 구릉과 초원을 가로질러 숙소로 바로 돌아왔다.

 

숙소인 디디마 리조트에서 캐시드럴 피크 호텔까지 5km 가까운 아스팔트 길을 걸었다.

 

하이커스 주차장에 세워진 산행 안내 지도

 

 

 

캐시드럴 피크 호텔에서 산길로 들어서 남쪽에 우뚝 솟은 캐슬 버트리스(Castle Buttrest)쪽을 향해 걸었다.

 

 

 

 

 

산길에서 만난 바위와 나무들. 바위를 가르며 자라는 나무 한 그루가 꽤 인상적이었다.

 

 

 

남아공과 레소토의 국경을 이루는 드라켄스버그 산맥에서 웅장하다고 소문난 캐시드럴 피크와 아우터 혼,

이너 혼의 자태를 보느라 자주 발걸음을 멈춰야 했다.

 

 

트리미 힐(Tryme Hill)을 가로지르는 산길을 걸었다.

 

 

 

드라켄스버그 산맥에서 펼쳐진 해질녘 빛의 향연을 감상하느라 발걸음이 늦어졌다.

 

 

호텔을 경유하지 않고 구릉을 따라 숙소로 바로 내려왔다. 계곡 건너편으로 호텔 건물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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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0.10 23: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musical nomad 2020.10.11 08: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습관이 되었나봐요..^^;

  3. musical nomad 2020.10.11 13: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