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드라켄스버그 산맥의 울퉁불퉁한 산세에 정신이 팔린 사이 차는 캐시드럴 피크 밸리(Cathedral Peak Valley)로 들어서고 있었다. 웅장한 봉우리 몇 개가 순식간에 우리를 에워싸는 듯했다. 공원 게이트를 통과해 미리 예약한 디디마 리조트(Didima Resort)에 들었다. 여기서 이틀을 묵을 예정이다. 디디마 리조트는 콰줄루 나탈(KwaZulu-Natal) 주의 자연보호국(KZN Wildlife)에서 관리하는 숙소 가운데 하나다. 이 자연보호국은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120여 개의 보호구역과 그 안에 설치한 고급 리조트 32개도 관리하고 있다. 별채에 두 명이 묵을 수 있는 샬레를 배정받았다. 샬레 건물은 부시맨(Bushman)이라 부르는 산(San) 족의 문화를 반영해 지었다고 한다. 벽은 흙으로 바르고 지붕은 이엉을 엮어 올렸다. 특이한 모양새를 가지고 있어 느낌이 좋았다. 그래도 이 숙소의 압권은 샬레 앞에서 바라보는 조망이었다. 해발 3,000m가 넘는 캐시드럴 피크 외에도 아우터 혼(Outer Horn), 이너 혼(Inner Horn)의 웅장한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 싶었다. 와인 한 잔 들고 의자에 앉아 드라켄스버그 산자락에 석양이 내려앉는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근심 걱정이 모두 사라지는 것 같았다.

 

 

 

 

드라켄스버그 산세가 우리 눈 앞에 펼쳐지자, 가슴은 설레임과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방문자를 체크하는 게이트를 지나 디디마 리조트에 도착했다. 손님이 많진 않았다.

 

 

 

 

달팽이처럼 생긴 샬레에 들었다. 이엉으로 지붕을 엮고 흙벽을 하고 있었지만 실내는 현대식으로 쾌적했다.

 

숙소 문을 열고 나오면 눈에 들어오는 산악 풍경이 무척 아름다웠다.

 

저녁으로 조개탄에 구운 양고기 스테이크와 햇반, 찌개에 와인 한 잔도 곁들였다.

 

리조트에 있는 바에서 맥주를 시켰더니 빈트후크(Windhoek)란 나미비아 맥주가 캔으로 나왔다.

 

 

샬레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아 석양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디디마 리조트에서 조금 더 들어가야 하는 캐시드럴 피크 호텔에도 잠시 들렀다.

 

 

조식 포함이라 레스토랑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부페식으로 차린 음식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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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고얀 2020.12.05 15: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풍경이 너무 멋져서 반할것 같네요

  2. 봉이아빠요리 2020.12.06 09: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풍경 뿐만 아니라 건축물들이 너무 이쁜데요 ㅎㅎㅎ 행복한 일요일 보내세요.

 

흔히 라이언 공원(Lion Park)이라 부르는 라이노 앤 라이언 자연보호구(Rhino & Lion Nature Reserve)로 차를 몰았다. 요하네스버그 북쪽에 위치한 이 공원까진 45분이 걸렸다. 라이노 앤 라이언 자연보호구는 개인이 소유한 게임 리저브(Game Reserve)1990년에 오픈했다. 공원 면적이 1,600 헥타라 하니 평수로 치면 약 50만 평에 이른다. 차로 돌아도 제법 시간이 걸릴 정도로 엄청 넓었다. 외곽에 울타리는 있다지만 650여 마리의 야생동물이 자유롭게 뛰놀 수 있는 널찍한 공간을 가지고 있어 우리가 아는 동물원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었다. 입장료를 내고 메인 게이트를 지나 직접 차를 몰면서 공원 안에 있는 동물을 구경했다. 규정상 차에서 일체 내릴 수가 없었다. 또한 동물과의 충돌을 막기 위해 차량 속도도 시속 35km로 제한하고 있었다.

 

먼저 포식동물 캠프(Predator Camp)로 향했다. 이 공원에 있는 동물 가운데 포식동물로 분류되는 세 종, 즉 백사자(White Lion)와 치타(Cheetah), 아프리카 들개(African Wild Dog)를 별도의 울타리 안에 가둬 놓은 곳을 포식동물 캠프라 불렀다. 여기가 이 공원의 하이라이트가 아닐까 싶었다. 위험한 동물이 있는 곳이라 그런지 공원관리인들이 꽤 많이 보였다. 차량 유리창도 내리지 못 하게 하고, 차를 세우고 동물을 구경하는 시간에도 시동을 끄지 말라고 한다. 위급한 상황에서 빨리 피하기 위함이었다. 마침 우리가 간 날이 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날이었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일요일 오후 1시에 먹이를 주는데, 그걸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몰린다고 한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아프리카 들개는 가까이서 볼 수도 있었으나, 백사자와 치타는 먹이에 정신이 팔려 고개조차 들지 않는 녀석도 있었다.

 

보통 사자는 털이 황갈색이지만 백사자는 그 보다 밝은 금발에서 흰색에 가깝다. 보통 사자와 다른 종이 아니라 열성 유전자로 인한 돌연변이라 보면 된다. 고양이과에 속하는 치타는 표범보다 몸집이 작다. 하지만 이 지구 상에서 가장 빠른 동물로 분류된다. 먹이를 추격할 때는 시속 120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니, 고속도로에서 차가 달리는 속도와 맞먹는다. 아프리카 들개는 리카온(Lycaon)이라 부르기도 한다. 갯과에 속하긴 하지만 일반 개나 늑대와는 다른 종이다. 어두운 색깔의 얼룩무늬가 뚜렷하게 보였다. 치타와 아프리카 들개는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를 받고 있었다. 여기선 모두가 사냥을 하지 않고 사람이 주는 먹이에 의존하니 행여 야성을 잃을까 걱정이 되었다.

 

 

라이노 앤 라이언 자연보호구에 도착해 입장료를 내고 게이트를 통과했다.

 

공원 안에는 넓은 초원이 펼쳐져 동물들이 자유로이 풀을 뜯을 수 있다. 동물원 같은 폐쇄적 분위기는 없었다.

 

 

 

 

타조(Ostrich)와 얼룩말(Zebra), 스프링복(Springbok) 등이 가장 먼저 나타나 우리를 반겨주었다.

 

 

포식동물 캠프로 드는 문을 별도로 만들어 놓아 출입을 까다롭게 했다.

 

공원 측에서 제공하는 차량으로 가이드 게임 드라이브를 즐길 수도 있지만 별도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아프리칸 들개 몇 마리가 우리 안에서 부지런히 움직였다.

 

 

 

우리 관심이 집중되었던 백사자는 공원 측에서 제공한 먹이를 먹느라 정신이 없어 제대로 얼굴조차 볼 수 없었다.

 

 

치타 역시 먹이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갈 수가 없어 감질만 났다.

 

 

방문자 센터 옆에 어린이 놀이공원이 있는데, 그 안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소시지와 감자튀김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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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봉이아빠요리 2020.11.20 09: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자연그대로의 모습이네요 좋습니다. 아프리카도 멸종되는 동물들이 많아서 ...걱정입니다.

    • 보리올 2020.11.23 12: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여긴 야생과 동물원을 반씩 섞은 듯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아프리카엔 이런 곳이 꽤 있습니다. 인간 활동이 확대되면서 동식물 가운데 멸종위기종이 많아 저도 걱정입니다.

  2. 연기햄 2020.11.20 18: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곳이네요^^
    좋은 포스팅 잘 보구 공감 누르고 갑니당~

 

파스보로(Parrsboro)에서 다시 서쪽으로 이동했다. 이 지역은 일부러 찾지 않으면 정말 오기 힘든 곳이다. 펀디 만에 면해 있는 작은 마을 스펜서스 아일랜드(Spences Island)에 잠시 들렀다. 처음엔 지명을 보고 섬이라 생각했는데 실제는 섬이 아니었다. 펀디 만의 갯벌, 늪지 생태를 보여주는 에코투어로 유명한 곳이었다. 여기 바닷가에도 1904년에 세워졌다는 하얀 등대가 홀로 세월을 낚고 있었다. 파스보로 서쪽으로 45km 떨어진 케이프 도로(Cape d’Or)에 도착했다. 노바 스코샤에선 꽤 알려진 등대 하나가 바다로 뻗은 바위 위에 다소곳이 자리잡고 있었다. 1922년에 세워진 등대 옆에는 레스토랑과 게스트하우스가 있어 5월부터 10월까지는 여기서 숙식이 가능하다. 석양 무렵에 도착한 덕분에 부드러운 햇살을 배경으로 거친 바람과 거센 조류가 끝없이 밀려오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었다.

 

노바 스코샤 가장 북쪽에 자리잡은 앰허스트(Amherst)는 뉴 브런스윅(New Brunswick) 주와 경계를 맞대고 있는 관문도시로 컴버랜드 카운티(Cumberland County)에 속한다. 인구는 9,400명으로 노바 스코샤에선 꽤 큰 도시다. 1672년부터 프랑스계 아카디아인들이 정착을 시작했다가 영국군에 의해 추방당한 후, 1764년에 영국계가 정착하면서 도시를 형성했다. 그 뒤론 미국 독립전쟁에서 영국편에 섰다가 밀려난 로얄리스트(Loyalist)들이 가세해 도시 규모를 키웠다. 도심에 세워진 고색창연한 건물들이 그 역사를 대변하고 있었다. 앰허스트 동서로는 서로 다른 이름의 바다가 있다. 동쪽엔 노썸버랜드 해협(Northumberland Strait), 서쪽엔 펀디 만이 있어 바람이 무척 드센 곳이다. 최근 들어 풍력단지가 들어서는 이유다.

 

 

 

한때 조선업으로 성장을 했다는 스펜서스 아일랜드 어디에도 그 당시의 영화를 찾아보긴 어려웠다.

 

 

 

 

 

 

 

 

외롭게 바다를 지키는 케이프 도르 등대를 만났다. 바다 건너편으론 케이프 스프리트(Cape Split)와 아나폴리스 밸리가 눈에 들어왔다.

 

 

 

 

 

 

 

노바 스코샤와 뉴 브런스윅 경계 지점에 있는 앰허스트는 역사 도시에 걸맞게 도심에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남아 있었다.

 

 

앰허스트에 있는 던칸스 펍(Duncan’s Pub)에서 미국 루이지애나로 추방된 아카디아인들이 많이 먹었다는 잠발라야(Jambalaya)를 시켰다.

소시지와 고기, 새우가 들어간 볶음밥으로 스페인의 파에야(Paella)와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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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하면 단풍잎이 먼저 생각난다는 사람이 많다. 오죽하면 국기에도 단풍잎이 들어가는 나라 아닌가. 그에 걸맞게 캐나다엔 단풍나무가 많고 그 중에는 메이플 시럽(Maple Syrup)을 만드는 당단풍나무(Sugar Maple Tree) 또한 많다. 우리 나라에서 고로쇠를 채취하듯이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2월 중순부터 4월 중순의 기간에 당단풍나무의 수액을 채취해 오랜 시간 졸이면 달콤한 메이플 시럽을 얻을 수 있다. 40리터의 수액으로 1리터의 메이플 시럽이 나온다고 한다. 메이플 시럽은 아이스 와인과 더불어 캐나다를 대표하는 특산품 가운데 하나로 궤벡(Quebec) 주에서 가장 많이 생산한다. 전세계 물량의 70%를 퀘벡에서 생산한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노바 스코샤에도 메이플 시럽을 생산하는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간 곳이 얼타운(Earltown)이란 조그만 마을에 있는 슈가문 농장(Sugar Moon Farm)이었다.

 

슈가문 농장의 레스토랑에 가면 통밀가루로 막 구워낸 팬케이크에 여기서 직접 만든 메이플 시럽을 듬뿍 뿌려 먹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그 달달한 맛에 한번 중독되면 좀처럼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주말이면 가족을 동반해 많은 사람들이 여길 찾는 것을 보면 쉽게 짐작이 간다. 수액을 채취하는 시기를 잘 맞추면 농장에서 메이플 시럽 만드는 과정을 지켜볼 수도 있으나 그 시기를 제대로 맞추진 못 했다. 대신 주인이나 직원에게 부탁하면 아무 때나 메이플 시럽을 만드는 과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생산 설비를 둘러볼 수 있다. 따로 돈을 받지는 않는다. 겨울에는 메이플 시럽으로 군것질거리를 만드는 장면도 볼 수 있다. 메이플 시럽을 끓여 눈 위에 길게 부운 다음 막대로 둘둘 말아 슈가 캔디를 만든다. 이것을 여기선 슈가 온 스노(Sugar-on-Snow)라 부른다. 어릴 적 길거리에서 사먹던 달고나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슈가문 농장으로 드는 초입의 한가로운 풍경이 방문객을 맞는다.

 

 

 

 

 

통나무로 지은 슈가문 농장 건물로 들어서면 메이플 시럽 판매대와 커다란 통나무 테이블이 있는 레스토랑을 만난다.

 

 

노바 스코샤 맛집(Taste of Nova Scotia)으로 등재되어 있어 여길 찾는 사람들이 제법 많은 편이다.

 

 

 

팬케이크에 메이플 시럽을 뿌려 먹는 것이 가장 유명한 메뉴지만 와플이나 비스켓, 소시지, 삶은 콩 등도 주문할 수 있다.

 

핼리팩스에 있는 개리슨(Garrison) 맥주공장에서 슈가문 농장의 단풍나무 수액을 써서 만든 슈가문 메이플 에일(Sugar Moon Maple Ale)

 

 

메이플 시럽을 만드는 과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생산 시설을 둘러보았다.

 

슈가문 농장 뒤로 당단풍나무 숲이 있는 지역으로 가는 접근로가 있다.

 

 

 

 

농장 주인인 퀴타(Quita)가 어린이 고객들을 위해 슈가 온 스노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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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윤상무상무상 2020.06.30 22: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서인지 캐나다의 국기는 메이플이라죠? ^^

 

인스부르크 올드타운은 세월의 흐름이 깃든 건물이 많아 어딜 가나 눈이 즐거웠다. 황금 지붕에서 그리 멀지 않은 호프부르그(Hofburg)는 과거 합스부르크 가의 왕궁으로 쓰였지만,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그문트 대공과 막시밀리안 1세가 후기 고딕 양식으로 지은 건물을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가 로코코 양식으로 재건했다고 한다. 시간이 많지 않아 내부 관람은 다음으로 미뤘다. 대학로를 따라 걷다가 인스부르크 대학 부속 성당인 예수회 성당(Jesuit Church)이 나타나 내부로 들어가보았다. 인스부르크 도심에 있는 스와로브스키 매점도 지났다. 이미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 월드를 다녀왔기에 매점 안으로 들어가진 않고 윈도우 쇼핑으로 끝냈다. 골목길을 돌아다니다 다리쉼을 위해 잠시 들른 티롤러 스페케리아(Tiroler Speckeria)가 기억에 남았다. 돼지 삼겹살을 훈제해서 만든 스펙은 와인 안주로 좋을 것 같았지만 우린 맥주를 시켜 안주로 삼았다. 좁은 골목 안에는 예쁜 레스토랑과 카페가 많아 꽤 인상적이었다.

 

관광객을 싣고는 인스부르크 올드타운을 구석구석 마차가 활보하고 있다.

 

 

 

 

바로크 양식의 예수회 성당은 1640년에 지어진 건물로 우아하면서도 장엄함이 넘쳤다.

 

 

 

 

 

예전에 왕궁으로 사용됐던 호프부르그는 현재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인스부르크 올드타운에 있는 스와로브스키 매장 또한 관광객의 눈길을 끄는 장소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인만큼 인스부르크에는 아름다운 골목길이 많았다.

 

 

 

 

 

돼지 뱃살을 훈제해서 만든 스펙을 맥주와 함께 먹어본 티롤러 스페케리아는 사람들로 붐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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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휘게라이프 Gwho 2020.04.15 10: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출check! :-)
    오늘도 글 잘 보고 갑니다..
    항상 정성스러운 글 감사드려요~ =)
    수요일 시작도 행복하세요~~♥

  2. Briley JIN 2020.04.15 11: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의 유럽 최애 오스트리아 부럽습니다 구독하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