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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반장

마칼루 하이 베이스 캠프 <18> 빗방울이 텐트를 두드리는 소리에 잠을 깼다. 비가 오면 비행기 운항에 차질을 빚을까 내심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지나가는 소나기였다. 짚 두 대에 짐을 싣고 마네반장을 출발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나와 우리 출발을 지켜본다. 참으로 할 일이 없는 사람들이다. 날씨는 아침부터 푹푹 찐다. 카트만두로 돌아가기 위해 툼링타르에서 다시 고르카 항공기에 올랐다. 두 대가 동시에 들어와 연달아 이륙을 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보이는 계단식 논밭에서 네팔 사람들의 고단한 삶을 엿볼 수 있었다. 산자락을 깍아 조그만 밭떼기를 만들었고 거기서 나는 소출로 몇 식구가 먹고 살 것이다. 그래도 이들이 우리보다 더 행복하다고 생각한다니 세상 너무 불공평한 것 아닌가. 물론 힌두교나 티벳 불교같은 종교의 영향이 크다고는 하겠지.. 더보기
마칼루 하이 베이스 캠프 <17> 한낮의 더위를 피하자는 의견에 출발 시각을 아침 6시로 조정했다. 다행히 구름이 잔뜩 끼어 날씨가 그리 덥지는 않았다. 능선을 따라 오르내리며 몇 개 마을을 지났다. 절구통에 곡식을 빻는 아가씨들, 밥 짓는 여인, 커다란 등짐을 나르는 처녀들, 손님용 달밧을 준비하는 길거리 식당 아줌마 등 자연에 순응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상을 접할 수 있었다. 카메라를 피하지 않는 그들이 고마웠다. 치치라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마칼루를 다녀온 지난 2주 사이에 도로 공사 진척이 꽤 많이 되었다. 이런 속도라면 마네반장까지 금방 완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구간에는 한가로운 농촌 풍경이 펼쳐졌다. 한 번 지났던 길이기에 조금 지루하긴 했지만 전에 못보고 지나친 풍물들을 감상할 수 있어서 나름 재미있었다. 네팔, .. 더보기
마칼루 하이 베이스 캠프 <8> 날짜를 꼽아보니 며칠 전은 아들 생일이었고 오늘은 큰딸 생일이다.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생일 축하한다는 이야기도 해주지 못했다. 마음 속으로 미안하긴 했지만 그런 일로 위성 전화를 쓰자고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밖으로 떠도는 일이 많다 보니 가족들 생일 챙기기가 쉽지 않다. 하기야 내 생일도 집을 떠나 텐트 안에서 보내는 경우도 많으니 역마살 낀 사람의 운명이라 생각할 수밖에. 오늘은 당말에서 고소 적응을 위해 하루 휴식을 하기로 했다. 지친 대원들 표정이 밝아졌다. 각자 알아서 자신의 몸 상태에 맞춰 시간을 보냈다. 야영장 돌 위에 앉아 참선하듯 해바라기하는 사람도 있었고, 배낭을 조그맣게 꾸려 근처 봉우리를 다녀오는 사람도 있었다. 난 텐트에서 낮잠을 즐기다가 카메라를 들고 주변 촬영을 다녔다... 더보기
마칼루 하이 베이스 캠프 <1>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다는 마칼루(Makalu, 해발 8,463m)의 하이 베이스 캠프를 청소하기 위해 한왕용 대장의 에 다시 참여를 했다. 마칼루에 이르는 길은 에베레스트나 로체에서 그리 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다르다. 다른 8,000m급 고봉에 비해 베이스 캠프의 고도도 상당히 높다. 그럼에도 이 캠페인에 참가한 인원 14명의 평균 연령은 엄청 높았다. 한 대장으로선 좀 걱정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도 평생을 산과 더불어 살아 오신 분들이니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선 현명하게 잘 판단하리라 믿었다. 마칼루는 에베레스트 동쪽으로 불과 27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그런데도 에베레스트와 로체가 있는 쿰부 지역을 지나지 않는다. 가장 보편적인 접근 방법은 카트만두에서 툼링타르(Tumlingta..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