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커트 트레일'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4.08.23 웨스트 라이언(West Lion)
  2. 2013.11.17 하비 산(Mt. Harvey) (2)
  3. 2012.10.22 하비 산(Mt. Harvey) (2)

 

뾰족한 봉우리 두 개로 이루어진 라이언스 봉(The Lions)은 밴쿠버에선 랜드마크로 여겨질 정도로 유명세를 가지고 있다. 처음 라이언스 봉을 대면했을 때는 우리 나라 진안에 있는 마이산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우리가 오르려고 하는 웨스트 라이언은 그 두 개 봉우리 가운데 서쪽에 위치해 있는 바위산을 말한다. 두 봉우리 사이에 있는 안부에서 웨스트 라이언을 기어오르는 것은 그리 쉽진 않다. 어느 정도 담력도 필요하고 바위를 타고 오르는 최소한의 기술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며 흠모하던 봉우리를 지근에서 볼 수 있고 그 사면을 타고 오르는 흔치 않은 기회를 어찌 놓칠 수가 있으랴. 이 봉우리를 처음 오를 때는 얼마나 가슴이 뛰었는지 모른다.

 

우리가 오를 웨스트 라이언(West Lion), 즉 서봉은 해발 1,646m이고, 그 옆에 있는 동봉은 해발 1,606m의 높이를 가지고 있다. 서봉이 조금 더 높다. 서봉은 스크램블링 하면서 바위를 타고 오를 수 있는 반면 동봉은 클라이밍을 하지 않으면 오르기가 어렵다. 여기를 찾는 많은 하이커들도 굳이 정상까지 욕심을 내지 않고 동봉과 서봉 사이의 안부까지만 올라 눈앞에 펼쳐진 멋진 풍경을 즐기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특히 눈이나 비가 오거나 안개가 짙으면 정상에 오르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가끔 사망사고가 발생해 구조대를 긴장시키는 곳이기 때문이다. 산행 기점에서 서봉까지는 왕복 16km 거리에 등반고도는 1,282m에 이른다. 걸어 오르는 데만  4시간 이상이 걸린다.

 

아름다운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바닷가 마을, 라이언스 베이(Lions Bay)에 산행 기점이 있다. 하비 산(Mt. Harvey)이나 브룬스윅 산(Brunswick Mountain)을 오르는 산행 기점과 같은 곳이다. 게이트 인근에 차를 세우고 산행 채비를 갖춘다. 빈커트(Binkert) 트레일을 따라 산행을 시작해 처음에는 벌목도로를 따라 50여분 완만하게 오른다. 나무에 매달린 앙증맞은 이정표 하나가 우리 눈길을 끌었다. 라이언스 봉 가는 길이라고 조그만 나무 판자에 사자를 색칠해 그려 넣은 것이다. 이곳 산길에서 마주치는 이정표는 이처럼 요란하지 않아서 좋다.  하비로 오르는 갈림길에서 계속 직진해 계곡을 건너곤 가파른 경사를 지그재그로 한참을 올라 리지에 닿았다. 입에서 단내가 나는 구간이었다.

 

능선에 오르면 시야가 확 트이며 멋진 풍경이 우릴 반긴다. 이 맛에 산에 오르는 것 아니겠는가. 스쿼미시(Squamish) 원주민 부족들에게 쌍둥이 자매봉(Twin Sisters)으로 불리는 라이언스 봉이 우리 눈앞으로 다가왔다. 안부에서 웨스트 라이언 정상까지는 온통 바위길이다. 밧줄도 타고 벼랑길을 조심스레 건너야 했다.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에게 손 잡을 위치, 발 놓을 지점을 알려주며 오르다 보니 어느덧 정상에 도착했다. 태평양의 일부인 하우 사운드(Howe Sound)의 고요한 수면 위로 많은 섬들이 수를 놓고 있었다. 라이언스 봉을 감싸고 있는 험봉들의 울퉁불퉁한 산세는 또 뭐라 표현할 것인가. 땀 흘린 사람에게만 주는 자연의 선물에 시종 말을 잃었다. 빨리 내려가자는 일행들의 재촉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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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 산은 등반 고도가 만만치 않은 산이기에 자주 발길이 닿지는 않는다. 이 근방에 있는 라이온스 봉(The Lions)이나 브룬스윅 산(Brunswick Mountain)도 비슷한 경사에 비슷한 높이를 가지고 있어 상황은 마찬가지다. 하비의 높이는 해발 1,703m인데 반해 우리가 걸어 오르는 등반 고도는 무려 1,475m에 이른다. 한계령에서 설악산 대청봉을 오르는 높이의 두 배가 넘는다. 초보자의 허세로 얕잡아 보다간 큰코 다칠 산이란 의미다. 산행 거리는 왕복 12.5km로 그리 길지는 않지만 그래도 7시간은 잡아야 한다.

 

라이온스 베이(Lions Bay)에서 산행을 시작해 빈커트(Binkert) 트레일을 타고 라이온스 봉을 향해 넓은 산길을 오른다. 나무에 매달린 앙증맞은 이정표 하나가 우리 눈길을 끌었다. 라이온스 봉 가는 길이라고 조그만 나무 판자에 사자를 색칠해 그려 넣었기 때문이다. 이곳 산길에서 마주치는 이정표는 이처럼 요란하지 않아서 좋다. 알버타 크릭(Alberta Creek)을 건너기 직전에 왼쪽으로 꺽어야 하는데, 여기 세워진 작은 팻말을 유의해서 보아야 한다. 여기서부턴 상당히 가파른 경사를 오른다. 입에서 단내가 난다는 느낌이 들었던 구간이다. 산불 피해를 한 눈에 보여주는 안부에 도착해서 한숨을 돌린 후, 암릉으로 이뤄진 리지를 따라 다시 정상으로 향한다.

 

정상엔 구름이 낮게 깔려 그 아름다운 파노라마 풍경을 온전히 보여주진 않았다. 그래도 가끔씩 푸른 하늘이 나타나고 구름 아래로 라이언스 봉과 하우 사운드(Howe Sound)의 모습이 드러나곤 했다. 라이온스 봉은 우리 나라 마이산(馬耳山)과 비슷해 보여 더욱 눈길을 끄는 산이다. 멋진 모습으로 밴쿠버 북쪽의 스카이라인을 장식하는 이 산은 밴쿠버를 상징하는 산으로 불리기도 한다. 밴쿠버 시내에선 작게 보이는 산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가슴이 벅차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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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3.11.22 14: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각해보니까 제가 아직 하비 산을 갔다오지 않았네요. 브런즈윅 산이랑 라이온스 봉은 갔다왔는데 하비만 쏙 빼놨네요. 겨울에는 위험하니까 내년에는 꼭 가야겠어요. 날씨가 그리 좋지 않았어도 구름들이 신비한 효과를 자아내는 것 같아서 보기 좋습니다.

  2. 보리올 2013.11.22 14: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 하비도 이 근방에서 오르기 힘든 산 중에 하나니까 내년에 꼭 오르거라. 브룬스윅보단 덜 힘들고 라이온스보단 덜 위험할 거다.

 

이 산은 나에게 밴쿠버 한인 산우회(VKHC)와 인연을 맺게 해준 의미있는 산이었다. 한인 신문에 실리는 산행 소식을 눈팅만 하다가 아무리 하루 산행이라도 이 정도는 돼야지 하는 자부심을 갖고 밴쿠버에서 첫 산행에 동참을 하게 된 것이다. 밴쿠버에서 북쪽으로 40km 떨어진 하비 산의 높이는 해발 1,703m. 산행 거리는 왕복 12.5km로 그리 길지는 않지만 엘리베이션 게인(Elevation Gain), 즉 순전히 내 두 발로 걸어올라야 하는 등반고도는 1,475m로 만만치 않은 산이었다. 간단히 말해 경사가 엄청 가파르다는 이야기다.

 

99번 하이웨이에 있는 마을, 라이온스 베이(Lions Bay)의 산행 기점에서 산행을 시작해 빈커트(Binkert) 트레일을 타고 라이온스 봉으로 오르다가 알버타 크릭(Alberta Creek)을 건너기 직전, 왼쪽으로 꺽어야 한다. 여기서부터 상당히 가파른 경사가 우릴 기다렸다. 다리가 팍팍해질 무렵이 되어서야 산불로 고사목만 남은 안부가 나타나는데, 여기서 물 한 잔 마시며 땀을 식혔다. 6월인데도 눈이 남아 있었고 강한 바람에 구름의 움직임 또한 부산했다. 금방 체온이 떨어져 자켓을 꺼내 입어야 했다

 

 

 

  

 

 

안부에서 시작된 암릉길을 따라 정상에 섰다. 정상은 360도 파노라마 경치로 유명한 곳이지만 구름이 잔뜩 낀 날씨에 풍경이 완전치는 않았다. 그래도 가끔 구름이 벗겨지면 라이언스 봉(The Lions)와 브룬스윅 산(Brunswick Mountain)이 살짝 얼굴을 드러내고, 하우 사운드(Howe Sound)에 떠 있는 섬들도 그림처럼 다가온다. 힘들게 정상에 올라온 보람을 만끽하는 순간이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여기 산들은 우락부락한 면이 많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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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종인 2012.11.21 17: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번에 갈려다가 날씨가 많이 안 좋아져서 결국 못 갔어요. 브런즈윅 마운틴과 더 라이온즈 둘 다 갔다와봤는데 하비 마운틴과 인연이 없네요. 내년을 기약해야겠어요. 벤쿠버 쪽에도 좋은 산은 많은데 산세가 워낙 높고 험해서 눈이 내리면 못 가는 산이 많다는게 무지 아쉬워요.

  2. 보리올 2012.11.21 21: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브룬스윅, 라이온스를 모두 다녀왔으면 하비는 천천히 가도 되겠네. 하비에서 보는 브룬스윅과 라이온스는 또 다른 모습이지만, 주변 풍경은 거의 비슷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