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좋아하는 탓에 독일 최고봉 추크슈피체(Zugspitze, 2962m)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예전부터 추크슈피체의 존재를 모르진 않았지만 독일 최고봉이란 정도로 일부러 오기는 쉽지 않았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국경에 자리잡은 추크슈피체는 히틀러가 독일을 통치하던 시절인 1936년에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곳이기도 하다. 아침에 일어나 날씨부터 확인했더니 하늘에 구름이 많긴 했지만 주변 산들이 모두 보이기에 추크슈피체로 차를 몰았다. 정상으로 오르는 케이블카는 그 비용이 엄청 비쌌다. 1인당 58유로라니 몽블랑에 있는 에귀디미디로 오르는 것보다도 비쌌다. 추크슈피체 정상부가 구름에 가려 있는 것도 티켓 구입에 망설임을 주었다. 상황 판단이 쉽진 않았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만간 구름이 걷히는 요행을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꽤 많은 사람을 실은 케이블카는 단숨에 고도 2,000m를 올려 추크슈피체 정상에 닿았다. 하지만 우리에게 운이 따르진 않았다. 정상부가 구름 속에 잠겨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라운지와 전망대를 돌며 속히 구름이 걷혀 파란 하늘과 파노라마 풍경이 나타나기를 고대했지만 구름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구름 속에서 빗방물까지 돋기 시작하고, 기온도 영하로 내려갔는지 추위가 대단했다. 구름 사이로 황금십자가가 세워진 정상이 어슴프레 보여 간신히 사진에 담았다. 날씨가 나쁜데도 케이블카는 연신 사람들은 쏟아낸다. 브라트 부르스트를 시켜 먹으며 두 시간을 버틴 끝에 더 이상 기다리는 것은 시간 낭비라 싶어 하산하기로 했다. 케이블카로 다시 내려왔다. 섭섭한 마음을 아입 호수(Eibsee)에서 풀었다. 케이블카 탑승장 바로 옆에 있는 아입 호수는 해발 973m에 있는 호수로 맑고 깨끗하기 짝이 없었다. 호수를 에워싼 나뭇가지에 단풍이 들어 가을 냄새도 물씬 풍겼다.

 

 

 

케이블카로 추크슈피체를 오르는 도중에 장쾌한 산악 풍경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추크슈피체에 세워진 라운지와 전망대가 구름에 가려 모든 것이 흐릿했다.

추크슈피체 정상에 황금십자가가 세워져 있었다.

 

 

 

날씨가 춥고 궂은데도 라운지 밖에선 소시지를 구워 파는 가게가 성업 중이었다.

 

 

라운지 안에 있는 카페엔 맛있게 드세요란 한글 문구가 적혀 있었다.

 

 

케이블카 탑승장 인근에 있는 아입 호수 주변엔 붉고 노랗게 변한 단풍이 눈에 띄었다.

 

 

 

수려한 산자락을 배경으로 맑은 호수가 자리잡고 있어 아름다운 산악 풍경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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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묭수니 2019.11.14 22: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셔널 지오그레픽을 보는것 같아요.!!감동!!
    산에서도 먹음직 스러운 소세지를 볼수있다니 독일임을 실감하게 하네요^^

    • 보리올 2019.11.14 23: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렇게 붕 띄워주시면 제가 나중에 내셔널 지오그래픽 작가인양 시건방을 떨지도 모릅니다. 격려의 말씀 정말 고맙습니다.

  2. 해인 2019.11.15 02: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시간을 기다렸는데도 구름이 걷히지 않아서 섭섭한 마음안고 내려오신거 너무 공감x100합니다. 여행은 날씨가 다 한다 라는 말 요즘에 많이 돌던데.. 흐린 여행도 나름 운치가 있지만 독일의 최고봉에서는 날씨가 맑았으면 더 더 더 좋았겠네요.

 

 

이탈리아 북부에 있는 돌로미티 지역을 트레킹 갔다가 며칠 묵었던 산중 마을이 코르티나 담페초(Cortina d’Ampezzo)였다. 베네토 주에 있는 해발 1,244m의 휴양도시로 동부 돌로미티의 중심도시다. 인구 6,000명의 소읍이지만 연중 돌로미티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 먹고 사는 데는 전혀 걱정이 없어 보였다. 1956년에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이래 유명 휴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여름엔 하이킹이나 산악자전거, 겨울엔 스키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마을 한 가운데 자리잡은 성당을 중심으로 오랜 전통을 가진 가게와 호텔, 레스토랑, 카페가 마을을 아름답게 꾸미고 있었다. 창문을 온통 꽃으로 장식한 집들도 한몫 거들었다. 돌로미티 트레킹은 차치하고라도 호젓하고 정감 넘치는 마을만 둘러보아도 심신의 평화와 진정한 휴식을 얻을 수 있는 곳이라 느껴졌다. 최근 들어 자주 거론되는 힐링 여행은 바로 이런 곳이 제격 아닐까 싶었다.

 

트레니노 델레 돌로미티(Trenino delle Dolomiti)라 불리는 시티 레드 버스

 

시청사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학생들

 

이곳이 코르티나 담페초 마을의 중심지 역할을 한다.

 

코르티나 담페초 중심에 1769년 높은 첨탑을 지닌 바실리카 성당이 지어졌다.

 

코르티나 담페초에서 태어나 1905년부터 산악가이드 일을 한 산악인 안젤로 디보나(Angelo Dibona)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코르티나 담페초를 거닐며 만난 거리 풍경들

 

이정표

 

 

 

 

 

 

마을 중심에서 조금 벗어나 보았더니 산악 풍경이 더 가까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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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모니 쪽에서 몽블랑을 가장 가까이, 그리고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 브레방(Brevent)이 아닐까 싶다. 샤모니에서 접근이 쉽고 조망이 뛰어나 에귀디미디와 더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브레방 전망대를 오르려면 샤모니에서 걸어 10분 거리에 있는 곤돌라 승강장으로 가야 한다. 거기서 곤돌라를 타고 플랑프라(Planplaz)까지 간 다음, 케이블카로 갈아타고 해발 2,525m의 브레방까지 오른다. 플랑프라에서 날아오른 패러글라이드가 하늘을 수놓은 장면도 케이블카에서 볼 수 있었다. 브레방에서 내리면 몽블랑을 조망할 수 있는 데크가 마련되어 있다. 어느 곳에서나 몽블랑을 보는 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다. 조금 더 발품을 팔면 브레방 정상에 닿는다. 정상 표식도 설치되어 있다. 여기서 브레방을 둘러싼 에귀 루즈(Aiguille Rouges) 산군도 한 눈에 들어오지만 아무래도 압권은 몽블랑 조망이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몽블랑 정상은 구름에 가려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몽블랑 정상은 자주 본 적이 있어 그리 섭섭하지는 않았다. 몽블랑 정상에서 샤모니 쪽으로 뻗어내린 빙하와 산기슭이 묘한 흑백의 조화를 보여줘 그나마 고마울 뿐이었다.

 

샤모니에 있는 곤돌라 승강장

 

 

곤돌라로 해발 1,999m에 있는 플랑프라에 올랐다.

 

 

 

플랑프라에서 브레방으로 오르는 케이블카.

패러그라이딩 할공장이 아래 있어 하늘을 나는 패러글라이드를 많이 볼 수 있다.

 

 

샤모니 유명 전망대 가운데 하나인 브레방 정상에 닿았다.

 

 

 

브레방 뒤편으로 펼쳐진 에귀 루즈 산군이 시야에 가까이 들어왔다.

 

 

 

 

샤모니 계곡 건너편으로 반쯤 구름에 가린 웅장한 산악 풍경이 펼쳐졌다.

 

브레방에서 플랑프라로 내려서는 케이블카와 급한 경사를 오르는 산길이 눈에 들어왔다.

 

 

 

플랑프라엔 샤모니에서 유명한 패러글라이딩 할공장이 있다.

땅을 박차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패러글라이더를 옆에서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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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르 드 몽블랑 마지막 구간을 걷는 날이 밝았다. 라 풀리 마을로 전세버스를 불러 산행을 시작하는 트리앙(Trient)으로 이동했다. 산악 지형을 에둘러가는 도로라 한 시간 가까이 걸렸다. 트리앙에도 캠핑장이 하나 있긴 하지만 시설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고 부식을 살 수 있는 슈퍼마켓도 없어 라 풀리에서 묵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에서 내려 바로 산행 준비를 했다. 가장 높은 지점인 발므 고개(Col de Balme, 2191m)까지는 세 시간 가량 올라야 한다. 한 시간은 마을을 가로지르고 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걸었다. 숲이 햇볕을 가려주어 좋기도 했지만 조망이 트이지 않아 좀 갑갑했다. 숲을 벗어나면서 사방으로 시원한 산악 풍경이 펼쳐졌다. 지그재그로 난 산길을 걸으며 뚜르 드 몽블랑의 풍경을 마음껏 눈에 담았다. 언제 또 올까 싶었다.

 

저 멀리 하늘과 맞닿은 곳에 발므 고개에 있었고, 그 언덕에 자리잡은 발므 산장이 눈에 들어왔다. 멀리서 봐도 제법 운치가 있었다. 한 걸음 한 걸음을 쌓아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선이 지나는 발므 고개에 올랐다. 국경에 세워진 비석에는 스위스와 프랑스를 표시하는 S F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그 뒤로 몽블랑과 에귀디드루(Aigiille du Dru)가 모습을 드러냈고, 그 아래론 샤모니도 눈에 띄었다. 조만간 몽블랑 둘레길의 대단원이 막을 내린다고 생각하니 풍경을 바라보는 시선에 아쉬움이 남았다. 발므 고개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하산을 시작했다. 중간 지점에 있는 미드 스테이션에서 쉬면서 점심을 해결했다. 곤돌라에 산악자전거를 싣고 온 젊은이들이 꽤 많았다. 다시 하산에 나서 산 아래 마을인 뚜르(La Tour)로 내려섰다. 서로 손바닥을 마주치며 무사히 트레킹 마친 것을 자축했다.

 

트리앙 마을을 벗어나면서 뚜르 드 몽블랑 안내 지도를 살펴보았다.

 

 

트리앙을 벗어나 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한 시간 가량 걸어 올랐다.

 

 

 

 

 

 

 

 

탁 트인 산악 풍경을 즐기며 발므 고개로 오르는 지그재그 길을 걸었다.

 

 

발므 고개에 자리잡은 산장이 자연에 동화된 듯 눈에 거슬리지 않았다.

 

 

 

 

 

 

스위스와 프랑스의 국경에 해당하는 발므 고개에서 뚜르 드 몽블랑과 작별을 했다.

 

발므 고개에서 미드 스테이션으로 내려서는 하산길이 무척 여유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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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날씨는 제법 선선했다. 텐트를 걷곤 출발을 서둘렀다.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노틀담 성당으로 가는 20여 분이 산행 워밍업으론 아주 좋았다. 산길로 들어서기 전에 잠시 성당 안부터 구경했다. 로마 시대에 만들어졌다는 로만 로드를 따라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본옴므 고개(Col de Bonhomme, 2329m)를 거쳐 본옴므 십자가 고개(Col de la Croix du Bonhomme, 2479m)까지 이어진 긴 오르막 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해발 고도도 1,200m 이상을 올려야 했다. 그래도 프랑스 알프스의 전형적인 초원과 산악 풍경이 눈 앞에 펼쳐져 그리 힘들 겨를이 없었다. 소떼가 어슬렁거리는 초원을 가로질러 걸었다. 그 뒤로는 깎아지른 바위산이 병풍을 치듯 초원을 둘러싸고 있었다. 발므 산장(Ref. de la Balme)에서 커피나 맥주를 한 잔씩 하면서 잠시 여유를 부렸다. 이런 시간이 뚜르 드 몽블랑의 낭만이 아닐까 싶었다.

 

발므 산장에서 본옴므 고개까지는 제법 가파른 경사를 올라야 했다. 숨이 차면 그 자리에 멈춰 서서 탁 트인 풍경을 바라보며 숨을 돌렸다. 청명한 날씨, 뛰어난 풍경이 커다란 위안이 되었다. 한걸음 한걸음이 쌓여 드디어 본옴므 고개에 올랐다. 오르막이 끝나지 않았지만 다 오른 것처럼 하이파이브로 자축하는 사람도 있었다. 각자 편한 위치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으며 꽤 오랜 시간 휴식을 취했다. 햇볕은 따가웠지만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날씨는 쾌적한 편이었다. 다시 한 시간 가량 바위길을 걸어 본옴므 십자가 고개로 올랐다. 오늘 구간에선 가장 높은 지점이다. 더 이상 오르막이 없다는 사실에 행복했다. 고개 바로 아래에 자리잡은 본옴므 산장(Ref. de la Croix du Bonhomme)은 그냥 지나쳤다. 산장 앞에서 바라보는 조망도 훌륭했다. 경사가 급한 내리막 길을 걸어 사피유(Les Chapieux)로 내려섰다. 사피유는 숙소 몇 개와 가게 하나가 있는 조그만 마을이다. 마을 앞 초원 지역에 텐트를 쳤다.

 

산골 마을인 콩타민에서도 좀 떨어진 위치에 노틀담 성당이 세워져 있다.

 

 

 

프렌치 알프스의 전형적인 풍경이 펼쳐지는 가운데 초원 지대를 지나 발므 산장으로 향하고 있다.

 

 

발므 산장에서 휴식을 취하곤 본옴므 고개를 향해 다시 발걸음을 내딛었다.

 

 

해발 2,329m의 본옴므 고개로 오르는 길이 그리 쉽지는 않았다.

 

 

 

본옴므 고개에서 바위길을 따라 본옴므 십자가 고개로 오르고 있다.

 

 

본옴브 십자가 고개에 올랐다. 그 바로 아래에 본옴므 산장이 자리잡고 있다.

 

본옴므 산장에서 바라본 조망 또한 거칠 것이 없었다.

 

 

 

하룻밤 캠핑할 사피유 마을로 내려서고 있다.

 

사피유 마을로 내려서기 직전에 잠시 계류에 발을 담그는 시간을 가졌다.

 

사피유 마을에서 하룻밤 묵은 캠핑장은 초지 외에는 시설이라곤 아무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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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쓰는 엔지니어 2018.12.28 23: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연 전경이 정말 멋지네요 ㅎㅎㅎ 사진 잘 보고가요^^

  2. 못내밍 2018.12.29 00: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너무 이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