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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장 피드포르

산티아고 순례길 25일차(살세다~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생장 피드포르에서 시작한 산티아고 순례길을 25일 동안 꾸준히 걸어 오늘 산티아고로 입성한다. 그렇게 흥분되거나 가슴이 설레진 않았다. 더군다나 대서양에 면해 있는 땅끝마을 피스테라와 무시아까지 4일을 더 걸을 것을 생각하니 종점이라는 것이 실감나지 않았다. 남들을 깨울까 싶어 불도 켜지 않고 배낭과 짐을 챙겨 밖으로 나와 다시 짐을 쌌다. 출발을 하기 직전에야 안경이 없어진 것을 알았다. 알베르게로 돌아가 침대를 뒤졌는데도 찾을 수가 없었다. 혹시나 해서 배낭에 있는 짐을 모두 꺼냈더니 맨 밑바닥에서 나왔다. 한쪽 다리가 부러진 채로 말이다. 카운터에서 테이프를 빌려 임시로 붙여 놓았다. 살세다 마을을 통과해 나오는데 강아지들이 합창을 하듯 일제히 짖어댄다. 동녘 하늘에 붉은 기운이 퍼지더니 불쑥 해가.. 더보기
산티아고 순례길 18일차(아스토르가~폰세바돈) 오늘 새벽을 기해 섬머타임이 해제되어 새벽 3시가 2시로 바뀌었다. 아침이 한 시간 일찍 찾아온 것이다. 수프를 끓이고 거기에 과일과 요구르트를 더해 아침을 때웠다. 밤새 비가 많이 내린 것 같았다. 알베르게를 나설 때는 비가 그쳤지만 금방이라도 빗방울이 떨어질 기세였다. 아스토르가를 빠져나오며 현대식으로 지은 산 페드로 성당을 지났다. 여기도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날씨도 스산하고 풍경도 단조로워 카메라를 꺼낼 일이 거의 없었다. 그 덕분에 걷는 속도는 제법 빨랐다. 마을 몇 개를 예상보다 빨리 통과한 것이다. 엘 간소((El Ganso)의 성당 입구에 젖지 않은 벤치가 있어 거기 앉아 과일로 간식을 했다. 어제 알베르게에 함께 묵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내 앞을 지나쳐 먼저 가버렸다. 길을 걷다가 이.. 더보기
산티아고 순례길 1일차(생장 피드포르~론세스바예스) 새벽 6시가 되었는데도 아무도 일어나지 않는다. 자리에 누워 마냥 기다리다가 가장 먼저 일어났다. 산티아고 순례 첫째 날인데 시작부터 게으름을 피울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아침은 알베르게에서 제공했다. 바게트에 버터와 잼이 전부였다. 그 옆에선 헬레나(Helena)란 여자가 건강에 좋다는 유기농 주스를 만들어 팔고 있었다. 작곡도 하고 노래도 부른다는 사람이 돈 몇 푼을 위해 새벽부터 재료를 들고 온 것은 가상한데 그래도 주스 한 잔에 3유로면 너무 비싸다. 그녀 프로필을 읽다가 캐나다에서도 활동한 적이 있다는 내용을 보곤 바로 주스 한 잔을 주문했다. 7시 조금 넘어 알베르게를 나왔다. 어제 루르드(Lourdes)에서 만나 생장 피드포르까지 함께온 김 신부님과 함께 걷는다. 대전에서 활동하는 신부님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