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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29일차(피스테라~무시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마지막 날이 밝았다. 오늘 구간만 걸으면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창문을 열고 날씨를 확인했더니 또 비가 내리고 있었다. 마지막까지 하늘에서 시련을 주는구나 싶었다. 이곳의 일기예보는 왜 이리 잘 맞는 것이냐며 속으로 구시렁거리다가 밖으로 나섰다. 어둠이 짙게 깔린 오전 8시 정각이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우의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제법 컸다. 바닷가를 따라 걷다가 십자가를 만나는 지점에서 도로를 건넜다. 어느 식당 앞에 있는 표지석을 발견하곤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피스테라에서 무시아로 이어지는 길로 들어선 것이다. 표지석에 있는 조가비 표식은 산티아고에 이르는 순례길 표식과 비슷해 보였지만 위로 뿔 두 개가 달려 약간 다르게 만들어 놓았다. 줄기차게 .. 더보기
산티아고 순례길 3일차(라라소아냐~싸리키에기) 사람이 몸을 뒤척일 때마다 이층 침대는 삐걱삐걱 소리를 내고 밤새 코를 고는 사람에다 연달아 기침을 하는 사람도 있어 알베르게에선 숙면을 취하기가 어렵다. 순례의 한 부분으로 빨리 이 사실을 받아들여야 마음이 편하다. 시도때도 없이 잠에서 깨지만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이 워낙 길어 실제로 잠이 부족하진 않다. 오전 6시 30분에 일어나 살며시 밖으로 나왔다. 다른 사람들 잠을 깨울까 싶어 고양이 걸음을 하고 말이다. 혼자서 아침을 준비한다. 인스턴트 식품인 시금치 된장국에 어제 구입한 가늘고 짧은 면발을 넣고 끓인 수프가 아침 메뉴였다. 우리 입맛에 맞는데다 씹지 않고 그냥 넘겨도 되는 면발이라 먹기에 부담이 없었다. 7시 30분에야 배낭을 꾸려 알베르게를 나섰다. 어둠이 가시지 않은 길을 홀로 걷는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