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마지막 날이 밝았다. 오늘 구간만 걸으면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창문을 열고 날씨를 확인했더니 또 비가 내리고 있었다. 마지막까지 하늘에서 시련을 주는구나 싶었다. 이곳의 일기예보는 왜 이리 잘 맞는 것이냐며 속으로 구시렁거리다가 밖으로 나섰다. 어둠이 짙게 깔린 오전 8시 정각이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우의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제법 컸다. 바닷가를 따라 걷다가 십자가를 만나는 지점에서 도로를 건넜다. 어느 식당 앞에 있는 표지석을 발견하곤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피스테라에서 무시아로 이어지는 길로 들어선 것이다. 표지석에 있는 조가비 표식은 산티아고에 이르는 순례길 표식과 비슷해 보였지만 위로 뿔 두 개가 달려 약간 다르게 만들어 놓았다.

 

줄기차게 내리는 비를 뚫고 산 살바도로(San Salvador)를 지나 부싼(Buxan)으로 들어섰다. 마을 이름이 우리나라 부산을 연상시켰다. 어느 집 담장에 순례자를 위해 주스와 사과를 내놓았다. 도네이션 박스도 없었다. 고마운 마음으로 주스를 한잔 따라 마셨다. 부싼을 벗어나 아스팔트 도로를 걷는데 왼쪽으로 바다가 나타난다. 하루 종일 바다를 보며 걷는 줄 알았는데 이제사 바다를 본다. 순례길을 벗어나 바다로 나갔다. 모래 언덕이 넓게 형성돼 해변은 보이지 않았다. 우중충한 하늘, 거센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 거기에 굵은 빗방울까지 어우러져 바다 풍경이 좀 칙칙했다. 작은 마을 몇 개를 지났다. 마을마다 개를 기르는 집들이 의외로 많았다. 그것도 덩치가 산만한 녀석들을 말이다. 한 녀석이 문을 뛰쳐나와 목청껏 짖으며 나에게 덤벼들기에 스틱으로 한대 때려주었다. 강아지를 부르며 좇아나오는 주인의 눈초리가 사납게 느껴졌다.

 

오전 11시 조금 넘어 리레스(Lires)에 도착했다. 오늘 구간의 중간쯤에 있는 마을이다. 알베르게와 카페가 있는 유일한 곳이라 카페에 들러 맥주와 크로아상으로 간식을 했다. 여기서 크레덴시알에 스탬프를 받았다. 다시 숲으로 올라 임도를 걸었다. 유칼립투스 나무가 무성한 숲이 나타났다. 줄을 맞추어 일정한 간격으로 심은 인공조림 현장이었다. 유칼립투스가 3년이면 13m까지 자라는 속성을 이용해 손쉽게 펄프용 목재를 얻으려는 것이다. 프랑코 독재 정권은 스페인에 자생하는 참나무를 베어내고 거기에 이 유캅립투스를 심도록 했다. 그 결과 갈리시아 지방의 1/3은 유캅립투스가 덮고 있다고 한다. 난 이 유칼립투스 나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유칼립투스 숲에선 다른 나무들이 자라지 못하고 동물 또한 먹잇감이 없어 살지 않는다. 나무에서 나오는 껌 같은 끈적한 유액이 새들을 죽인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

 

비를 피해 점심을 먹을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적당한 장소를 찾다가 너무 허기가 져서 길 가운데 배낭을 내려놓고 비를 맞으며 빵과 사과로 점심을 때웠다. 길에서 만난 사람은 아직까지 한 명도 없었는데 하필이면 길바닥에서 점심을 먹는 와중에 차가 한대 올라오더니 나를 불쌍한 듯 쳐다보며 지나갔다. 내가 봐도 내 꼴이 좀 그랬다. 또 다시 작은 마을 몇 개를 지났다. 규모가 작은 것 외엔 별다른 특징은 없었다. 어느 마을에서 무시아 3km란 이정표가 눈에 띄었다. 지난 29일 동안 915km에 이르는 거리를 걸어온 여정이 이제 곧 끝난다 생각하니 가슴이 찡했다. 절로 걸음이 빨라졌다. 산티아고에서 순례를 마감하지 않고 피스테라와 무시아까지 걸은 것에 대해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이 길 또한 옛 순례길이기도 했지만 피스테라와 무시아가 대서양에 면한 스페인의 서쪽끝, 나아가 유럽 대륙의 서단이기 때문이다.

 

포장도로를 따라 무시아로 들어섰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바닷가에 면해 있는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형형색색의 집들이 마을을 밝게 하는데 일조를 하고 있었다. 간간히 뿌리는 비를 맞으며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곤 알베르게로 들어갔다. 산티아고에서 여기까지 걸어온 사람에게 주는 또 하나의 순례증서를 받았다. 모두 세 장의 순례증서를 손에 쥔 것이다. 배낭을 내려놓고 다시 밖으로 나섰다. 바람은 무척 강했지만 비는 잠시 소강상태다. 해발 68m의 몬테 코르피뇨(Monte Corpino)에 올랐다. 여기서 바라보는 마을이 볼만했다. 그 반대편 바닷가에 자리잡은 성당으로 내려섰다. 엄청 큰 돌을 쪼개 놓은 조형물과 바위 위에 세워진 등대, 파도가 부서지는 바위 등을 차례로 돌아 보았다. 발길을 돌려 마을로 향했다. 피스테라에 이어 또 하나의 땅끝 풍경을 본 것으로 진짜 순례를 마쳤다. 이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어둠이 가시지 않은 시각에 비 내리는 피스테라를 빠져 나가고 있다.

 

 

피스테라를 막 벗어나 산 마르티뇨(San Martino)로 들어섰다.

 

부싼 마을을 지날 때 한 가정집 담장에 주스와 사과가 놓여 있어 주스 한잔을 따라 마셨다.

 

부싼을 벗어난 곳에서 왼쪽 사구 너머로 성난 바다가 보였다.

 

리레스 마을의 어느 농가 앞에 예전에 쓰던 농기구를 골동품처럼 전시해 놓고 있었다.

 

 

 

리레스를 지나 산길로 접어 들었다. 양쪽으로 숲이 우거져 마치 산 속을 걷는 느낌이었다.

 

 

인공으로 조림한 유캅립투스 나무가 도처에 깔려 있었다. 표피가 벗겨진 유칼립투스 나무가 다양한 색을 자랑하고 있었다.

 

 

한가로운 목가적 풍경을 지닌 모르킨티안(Morquintian) 마을

 

비구름에 가린 나무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쑤라란테스(Xurarantes) 마을에서 무시아가 3km 남았다는 이정표를 발견했다.

 

무시아를 30여 분 남겨놓고 바다를 다시 만났다. 해변엔 갈매기들이 바다를 등지고 모여 있었다.

 

 

 

무시아도 아름다운 도심 풍경을 가지고 있었다.

 

바닷가에서 바라본 무시아 마을 뒤로 몬테 코르피뇨가 보인다.

 

 

마을 전경을 보기 위해 십자가가 세워진 몬테 코르피뇨를 올랐다.

 

 

 

 

 

바닷가로 내려서 노사 세뇨라 다 바르카(Nosa Senora da Barca) 성당과 아 페리다(A Ferida)란 조형물,

등대와 바다를 차례로 보았다. 아 페리다는 2002년 프레스티지란 이름의 유조선이

침몰하면서 엄청난 기름 유출이 생긴 사건을 기억하기 위한 조각물이었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isabel 2015.12.30 23: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오늘 처음 보리울님의 글을 보게되어 우선 축하드립니다 저의 꿈인 산티아고길프랑스길을 마치셨네요 이제부터 꼼꼼히 부러운맘으로 읽어나가겠습니다 혹 궁금한게 있으면 도움을 청해도 되겠지요? 연말에 큰일 무사히 마치셨으니 다가오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보리올 2015.12.31 01: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사벨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산티아고 순례길을 꿈꾸고 계시는군요. 평생 한번은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준비 잘 하셔서 즐겁게 걸으시기 바랍니다. 혹 궁금한 게 있으시면 저에게 메일(boriol@naver.com)로 연락주세요. 아는 범위에서는 성심껏 답변드리겠습니다.

  2. TISCO 2016.02.12 14: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꿈만 같은 트레킹! 보리올님 글과 사진을 따라 산티아고까지 무임승차 정말 잘했습니다^^ 저 혼자 보고 읽기엔 너무 아까운제요 보리올님 글과 사진을 다른 분들께 소개해도 될런지요?

    • 보리올 2016.02.13 13: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너무 과찬의 말씀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블로그는 아니지만 TISCO님 같은 분이 있어 힘이 납니다. 누구에게나 공개된 공간인만큼 다른 분들께 소개해주시면 저로선 고마운 일이죠.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TISCO 2016.02.13 23: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보리올님 후기가 훌륭한 길라잡이 이상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아래 URL이 첫글입니다 밴쿠버면 춥겠죠 몸조리 잘하시길^^
      http://cafe.daum.net/nepal-himalaya-news/T3R1/593

    • 보리올 2016.02.14 13: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카페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네팔 소식과 트레킹 정보가 많더군요. 저도 네팔을 여러 번 다녀왔고 애정도 많은 편입니다. 카페에 소개하는 것은 산티아고 순례기로 국한해주시면 좋겠네요.

    • TISCO 2016.02.15 11:38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먼저 사과 말씀부터 올립니다
      몇주 전부터 카페글에 음악을 붙이면 좀 나을까 싶어 붙이고 있는데요
      보리올님 산티아고 후기에도 해서 제 임의대로 음악을 붙였는데요
      가만 생각하니 실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멋대로 음악을 붙였던 것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보리올님의 산티아고 후기!
      저 포함 산티아고 순례길을 꿈에 담고 있는 분들이 많겠는데요
      어찌나 세밀하시고 방대하신지 큰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입니다

      히말라야 많은 곳 다녀오신 후기들도 보물이 따로 없다며 감탄 감탄!!
      저희 카페에 소개해 쉐어하면 좋겠지만...
      대신에 히말라야 트레킹 후기 자료가 필요하신 분들이 계실 경우~
      보리올님의 티스토리를 방문토록 말씀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보리올 2016.02.15 12: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니, 사과하실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음악도 별 문제없을 것 같고요. 이렇게 글과 사진이 통째로 카페에 실리는 지는 몰랐거든요. 꼭 블로그 내용이 이사가는 것 같아 산티아고 순례기만 싣자고 한 겁니다.
      .

  3. Justin 2016.04.19 15: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축하드립니다! 정말 긴 여정이 끝나셨네요! 저도 감격스럽습니다 ~ 순례길 여행은 끝나셨지만 또 다른 여정의 시작이 될 발판이 될거라 믿습니다. 항상 건강 잘 챙기셔서 손자와 함께 3대가 여행을 떠나는 일을 같이 꿈꿔봅니다!

    • 보리올 2016.04.20 00: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뒤늦은 축하지만 고맙게 받겠다. 아들과 손자를 데리고 어떤 트레일이라도 걷는다는 것을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구나.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사람이 몸을 뒤척일 때마다 이층 침대는 삐걱삐걱 소리를 내고 밤새 코를 고는 사람에다 연달아 기침을 하는 사람도 있어 알베르게에선 숙면을 취하기가 어렵다. 순례의 한 부분으로 빨리 이 사실을 받아들여야 마음이 편하다. 시도때도 없이 잠에서 깨지만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이 워낙 길어 실제로 잠이 부족하진 않다. 오전 6 30분에 일어나 살며시 밖으로 나왔다. 다른 사람들 잠을 깨울까 싶어 고양이 걸음을 하고 말이다. 혼자서 아침을 준비한다. 인스턴트 식품인 시금치 된장국에 어제 구입한 가늘고 짧은 면발을 넣고 끓인 수프가 아침 메뉴였다. 우리 입맛에 맞는데다 씹지 않고 그냥 넘겨도 되는 면발이라 먹기에 부담이 없었다. 7 30분에야 배낭을 꾸려 알베르게를 나섰다.

 

어둠이 가시지 않은 길을 홀로 걷는다. 새벽엔 공기가 너무 서늘해서 자켓을 꺼내 입었다. 오른쪽으로 폭이 좁은 강이 흐르는데 그 너머로 도로가 지나는지 가끔씩 씽씽 달리는 자동차 소리가 들려왔다. 동녘 하늘이 조금씩 밝아 오더니 어설프게 해가 떠올랐다. 마을을 지날 때마다 성당을 들어가보려 했지만 대부분 문이 닫혀 있었다. 하지만 트리니다드 데 아레(Trinidad de Arre)에 있는 성당은 예외였다. 다리 끝에 세워진 위치도 특이했지만 사람이 없는데도 문을 활짝 열어 놓은 것이다. 크레덴시알(Credencial)에 찍으라고 스탬프도 밖에 내놓았다. 규모는 작지만 기품이 있어 보였다. 성당을 나오면서 1유로 동전을 기부함에 넣었다.

 

트리니다드 도심에선 어떤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커다란 인형 여섯 개에 각기 다른 남녀 의상을 입혀 악대의 반주에 맞춰 시가를 행진하고 있었던 것이다. 무슨 의미를 가진 행사인지는 미처 물어보지 못했다. 다리를 건너고 성벽을 지나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큰 도시에 속하는 팜플로나(Pamplona)로 들어섰다. 나바라(Navarra) 자치주의 주도이기도 하다. 매년 7월 초에는 700년의 역사를 지닌 산 페르민(San Fermin)이란 유명한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좁은 골목에서 사람과 소가 뒤엉켜 달리는 소몰이 행사가 이 축제의 하일라이트다. 헤밍웨이의 소설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에도 이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는데 난 통 기억에 없었다. 배낭을 메고 돌아다니며 두 시간 넘게 팜플로나를 구경했다.

 

고풍스런 분위기를 풍기는 좁은 골목길이 마음에 들었고 사람들로 시끌법석한 시청앞 광장도 분위기가 좋았다. 중국인이 운영하는 수퍼마켓에서 신라면 네 개를 샀다. 라면 하나에 1.50유로를 받으니 2,000원이 넘는 금액이다. 대성당으로 갔다. 입장료를 받는데 순례자는 반값이다. 14세기부터 지어졌다는 고딕 양식의 성당을 먼저 보고 카를로스 3세의 무덤과 별도 전시관을 가진 박물관도 둘러 보았다. 나바라 왕국의 왕들이 대관식을 치뤘다는 대성당. 순례길에서 지금까지 본 어떤 성당보다도 크고 화려해 구경할만 했지만 난 이런 대규모 성당을 보면 마음이 그리 유쾌하진 않다. 대성당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타파스(Tapas)와 맥주로 점심을 먹었다. 점원이 타파스라 인정하면서도 자기들은 핀초스(Pinchos)부른다고 사족을 붙인다.

 

팜플로나를 나오면서 시우다델라(Ciudadela)도 구경을 했다. 시우다델라는 별 모양의 요새를 말하는데 요즘엔 정원으로 둘러싸인 공원으로 이용하는 것 같았다. 계속해서 아스팔트와 보드블럭을 걸으니 발바닥이 아파온다. 산을 오르내리는 것보다 이런 평지를 걷는 것이 더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쑤르 메노르(Cizur Menor)를 지나서 비포장 길로 들어섰다. 양쪽으로 완만한 경사를 지닌 넓은 들판이 펼쳐져 풍경은 좀 살아났지만 계속되는 오르막 경사에 햇볕마저 따가워 땀이 제법 많이 났다. 능선을 따라 길게 늘어선 풍력발전기 모습도 점점 가까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늘 페르돈 고개(Alto de Perdon)를 넘어 우테르가(Uterga)까지 갈까 고민하다가 고개 직전에 있는 마을, 싸리키에기(Zariquiegui)에서 발을 멈췄다. 이 마을에 있는 사설 알베르게엔 부엌이 없어 음식을 사먹어야 했다. 순례자 메뉴가 11유로를 받는다. 캐나다 퀘벡에서 왔다는 노부부와 한국인 아가씨 등 넷이서 식사를 했다. 수프와 샐러드가 먼저 나왔고 메인으론 햄과 생선요리가 나왔는데 음식은 괜찮은 편이었다. 물 한잔 마시려고 물잔을 달랬더니 순례자 메뉴엔 와인잔 하나만 포함되어 있다고 난색을 표하는 것이 아닌가. 무슨 까닭으로 그런 황당한 내규를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너무 어이가 없었다. 할 수 없이 와인잔에 물을 따라 마셨다.

 

해 뜨기 전에 알베르게를 나와 길을 걷는 중에 일출을 맞았다. 일출이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수량이 많지 않은 아르가 강(Rio Arga)에서 낚시를 하는 강태공도 만났다.

 

혼자 순례를 하고 있는 할아버지는 배낭을 어깨에 메지 않고 이틀이나 저 자세로 배낭을 손에 들고 다녔다.

 

 

트리니다드에 들어서면서 만난 바실리카 성당(Basilica de la Trinidad de Arre).

바실리카란 이름을 쓰는 성당치곤 아담하고 소박해서 좋았다.

 

 

 

 

 

트리니다드에선 커다란 인형을 들고 시가 행진을 하는 어떤 행사와 마주쳤다.

 

 

14세기에 지은 이 다리와 구시가를 둘러싼 성벽을 지나 팜플로나 시내로 들어선다.

 

 

 

 

팜플로나는 고풍스러움과 화려함을 함께 겸비한 도시였다. 인파로 붐비는 좁은 골목도 나에겐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이 무너져버리자 14세기 후반부터 고딕 양식으로 다시 지은 것이 현재의 팜플로나 대성당이다.

많은 유물을 발굴해 따로 전시하고 있었다.

 

 

 

팜플로나 어느 식당에서 타파스와 맥주로 점심을 해결했다. 버섯이 올려진 타파스는 맛이 아주 훌륭했다.

 

팜플로나를 나오면서 옛 요새였던 시우다델라도 들렀다.

 

 

야트마한 산자락이 농지로 바뀌어 누런 색을 지닌 새로운 풍경을 선사했다.

 

 

싸리키에기에도 아담한 규모의 산 안드레스(San Andres) 성당이 저녁 미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love123 2015.11.19 10: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부러운 순례길을 다녀오셨네요

    • 보리올 2015.11.19 12: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카톨릭 신자이거나 걷기를 좋아하시면 한번 다녀오실만 합니다. 한 달이라는 시간 내내 자기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2. 파라다이스블로그 2015.11.19 16: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누런 들판은 생기가 없어보인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보니 또 아름다운 면모가 있네요^^ 맛있는 음식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까지, 의미있는 순례길이 되셨을 듯 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 보리올 2015.11.19 17: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마운 댓글이네요. 감사합니다. 파라다이스란 기업을 알리는 의미도 있겠지만 블로그 정말 깔끔하게 잘 운영하고 계시네요. 저도 예전엔 부산 파라다이스를 자주 갔던 적이 있답니다.

  3. 박소희 2015.11.19 20: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프랑스길인가요?첫번째 도시 팜플로냐에 도착하셨네요. 2013년봄에 다녀왔는데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산티아고까지 부디 안전하게 완주하시길..
    부엔까미노^^

    • 보리올 2015.11.20 01: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 프랑스 길이 맞습니다. 박소희님은 벌써 다녀오셨군요. 지금 순례길을 걷고 있는 것이 아니라 11월 초에 마무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기록을 정리하고 있는 중입니다.

  4. 시원 2015.11.19 23: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럽습니다.
    언젠가는 저 길을 걷고 있는 나를 꿈꿉니다
    건강히 완주하시길 바래요^^

  5. justin 2015.12.11 14: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훌륭하다는 타파스의 맛과 스페인의 맥주 맛이 궁금합니다!

    • 보리올 2015.12.11 15: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스페인 맥주 맛이야 비슷하지. 거기 사람들 와인을 많이 마시더구나. 스페인이 와인 산지로도 유명하거든. 와인에 타파스가 잘 어울리는 것 같고. 타파스 정말 괜찮더구나. 요즘 한국인 입맛에 맞는 타파스를 개발 중이다. 나중에 우리 아들에게 해주려고. 그때 스페인 와인 한잔 하자.

  6. 제시카 2016.01.02 17: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떻게 일기장을 관리하셨길래 이렇게 눈앞에 아빠의 하루모습이 보일듯말듯 하게 자세히도 쓰셨을까요? 대단하시네용! 저 인형들 저도 두번정도 봤었는데!!!! 바르셀로나에서!궁금하네요 뭔지!

    • 보리올 2016.01.03 01: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기를 썼다기보다는 메모를 열심히 했지. 요즘엔 통 기억을 믿을 수 없으니 말야. 사진을 많이 찍어 놓는 것도 나중에 기억을 되살리는데 도움이 되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