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스타 밸리'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9.01.10 이탈리아 돌로미티 트레킹 ; 트레치메 (2)
  2. 2016.10.20 [이탈리아] 쿠르마이어 (6)

 

유럽 중부에 자리잡은 알프스 산맥은 동으론 슬로베니아, 서쪽으론 프랑스에 이르는 광대한 산군이다. 그 가운데 오스트리아와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가 있다. 현지에선 이탈리아 알프스가 알프스 산맥에 속한 북부 산악 지역 전체를 의미하기보다는 북서쪽의 아오스타 밸리(Aosta Valley)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남티롤 지방에 속하는 돌로미티는 그냥 돌로미티란 이름으로 불린다. 예전에 우리는 돌로미테라 부르곤 했는데, 이탈리아에 속하는 땅인만큼 이탈리아 발음에 맞춰서 돌로미티라 부르는 것이 타당해 보였다. 어쩌면 사람들은 이 돌로미티를 영화에서 먼저 접했을지도 모른다. 실베스터 스탤론이 산악구조대원으로 나오는 <클리프행어(Cliffhanger)>를 촬영한 곳이 바로 여기기 때문이다. 사실 클리프행어를 보면서도 로케이션이 돌로미티인 줄은 나도 전혀 눈치채지 못 했다.

 

돌로미티 트레킹은 트레치메를 한 바퀴 도는 당일치기 코스부터 시작을 했다. 공식적으론 트레치메 디 라바레도(Tre Cime di Lavaredo)라 불리는 곳인데, 트레치메란 세 개의 거대한 바위산을 일컫는 말이고 라바레도는 그냥 지명이다. 돌로미티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돌로미티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라 볼 수 있다. 작은 봉우리란 의미의 치마 피콜로(해발 2,856m)와 가장 높은 봉우리를 의미하는 치마 그란데(3,003m), 동쪽에 있는 봉우리란 의미의 치마 오베스트(2,972m)가 나란히 붙어있다. 우리 식으로 삼형제봉이라 이름을 붙이면 더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우리가 첫날 걸은 지역은 모두 트레치메 자연공원(Parco natuale Tre Cime)에 속했다.

 

아우론조 산장(Rifugio Auronzo)까진 차로 오를 수 있었다. 산장 앞에 서면 시야가 탁 트이며 울퉁불퉁한 산세가 눈 앞에 펼쳐진다. 돌로미티란 명성이 명불허전이란 것을 첫날부터 확인시켜주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날씨 또한 쾌청해서 발걸음이 가벼웠다. 넓고 평탄한 길을 따라 라바레도 산장으로 향했다. 산 속에 홀로 서있는 조그만 교회 앞에는 옛날 군복 차림의 노병들이 모여 산악 전쟁에서 죽은 영령들을 추모하고 있었다. 우리도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함께 묵념을 올렸다. 두 아이를 데리고 홀로 걷는 젊은 엄마가 눈에 띄었다. 한 아이 손을 잡고 또 한 아이를 등에 업은 엄마라 절로 눈길이 갔다. 엄마 손을 잡았던 네댓 살 여자 아이가 갑자기 3m 높이의 바위를 기어오르는 것이 아닌가. 졸지에 여자 아이의 볼더링 실력을 보게 된 것이다. 우리 같으면 위험하다고 뜯어말릴 판인데 이 엄마는 아이에게 격려를 보내고 있었다. 우리도 덩달아 옆에서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라바레도 산장을 지나 날망에 오르니 로카텔리 산장(Rif. Locatelli)이 눈에 들어온다. 산장으로 내려서며 바라본 트레치메의 모습이 위풍당당하게 다가왔다. 그 아름다운 모습에 절로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럴 때면 늘 집에 두고 온 가족이 생각난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환상적인 풍경을 함께 즐기지 못 하는 것이 아쉬웠다. 산장 앞에는 돌탑이 하나 세워져 있는데, 거기엔 산장을 세운 제프 이너코플러(Sepp Innerkopler)의 흉상이 새겨진 동판이 있었다. 이 사람은 오스트리아의 산악부대를 이끌었던 사람으로 전쟁 중에 사망했다. 이 주변엔 1차 대전 당시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가 싸운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었다. 트레치메를 한 바퀴 돌아 아우론조 산장으로 돌아옴으로써 첫날 트레킹을 마쳤다. 해질녘에 바위가 붉게 물드는 순간을 보지 못한 것은 좀 미련으로 남았다.

 

 

첫날 트레킹을 시작한 아우론조 산장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결코 만만치 않았다.

 

 

산 속에 외롭게 교회 하나가 세워져 있었다.

마침 그곳에서 산악 전쟁에서 죽은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라바레도 산장을 향하는 발걸음이 무척이나 여유로웠다.

 

네댓 살쯤 되었을 어린 꼬마가 볼더링 실력을 뽐내며 조그만 바위를 오르고 있다.

 

 

빼어난 자태를 자랑하는 트레치메의 위용에 절로 가슴이 떨렸다.

 

 

 

로카텔리 산장에서 바라본 트레치메의 모습. 산장 앞에는 이너코플러의 흉상이 새겨진 동판이 있었다.

 

 

트레치메 뒤쪽을 돌다가 의외로 많은 에델바이스를 발견했다.

 

 

 

 

 

 

트레치메를 한 바퀴 돌며 돌로미티의 다양한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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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달 2019.06.19 17: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과 글 잘읽었습니다...
    산행기가 좋네요~

 

우리에게 좀 생소하게 들리는 쿠르마이어(Courmayeur)란 지명은 몽블랑 남쪽 기슭에 자리잡은 전형적인 이탈리아 산악 마을이다. 아오스타 밸리(Aosta Valley)의 해발 1,200m에 위치한 마을로 나도 처음 방문하는 곳이었다. 몽블랑을 사이에 두고 샤모니 몽블랑은 북쪽에, 쿠르마이어는 그 반대쪽에 있다. 이탈리아에선 몽블랑을 몬테 비앙코(Monte Bianco)라 부르는데, 하얀 산이란 의미는 똑같다. 인구 3,000명의 작은 규모지만 이탈리아의 유명한 휴양도시답게 호텔이나 레스토랑, 장비점 등이 길가에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가옥 지붕을 우리 너와집처럼 얇고 둥근 돌로 엮여 놓아 인상적이었다. 마을 뒤로 몽블랑과 그랑 조라스가 버티고 있어 여름에는 하이커, 겨울엔 스키어들이 몰려 온다. 길이가 11.6km인 몽블랑 터널로 샤모니 몽블랑과 연결되어 있고, 스카이웨이 몬테 비앙코(Skyway Monte Bianco)를 이용하면 케이블카로도 샤모니를 갈 수 있다.

 

쿠르마이어의 중심이라 할만한 성 판탈레온(St. Pantaleone) 성당 앞에 섰다. 건너편으로 쿠르마이어 산악가이드 협회가 보였고, 그 옆엔 세 개의 동상이 세워져 있었다. 가운데 있는 인물이 쿠르마이어의 유명 산악인이자 가이드였던 에밀 레이(Emile Rey). 19세기의 열악한 장비를 가지고 몽블랑 주변의 많은 봉우리를 초등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 당시엔 가장 유능한 가이드로 꼽혀 가이드계의 왕자란 별명도 얻었다. 이곳 출신으로 1954년 이탈리아의 K2 초등에 참여했던 마리오 푸코츠(Marion Puchoz)가 그 오른쪽에, 또 다른 유명 가이드였던 주세페 페티가(Giuseppe Petigax)가 그 왼쪽에 자리를 잡고 있다. 성당 앞 광장 한 켠에는 십자가와 강아지 한 마리가 조각되어 있는데, 이는 아브루찌 공작(Duke of Abruzzi)이 이끄는 이탈리아 북극 원정대에 참여했던 산악가이드 펠리체 올리에르(Felice Ollier)1900년 북극에서 사망하자, 그의 개가 그곳을 떠나기 거부했다고 한다. 산악 마을답게 산악인을 기리고 존중하는 모습이 내 눈에도 보기가 좋았다.

 

프랑스의 샤모니 몽블랑에서 이탈리아 쿠르마이어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쿠르마이어까지 그리 먼 거리가 아니었지만 국경을 지나고 터널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쿠르마이어에 도착해 버스 정류장에 세워진 이정표로 호텔이 있는 방향을 잡아야 했다.

 

 

 

알프스에 있는 산악 마을답게 웅장한 산자락이 마을을 빙 둘러싼 모습이 너무나 좋았다.

 

 

 

 

 

규모가 작은 마을이었지만 하이킹이나 휴양 목적으로 온 사람들로 거리는 늘 붐볐다.

 

산악가이드가 이 마을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했던지 산악가이드 협회 건물이 시내 한 복판에 세워져 있었다.

 

쿠르마이어를 빛낸 세 명의 산악가이드 동상이 성당 앞에서 방문자를 맞는다.

 

1900년의 북극 원정에서 사망한 펠리체 올리에르를 따라 죽음을 택한 그의 개가 십자가 아래 조각되어 있었다.

 

 

 

 

조그만 마을에도 성당은 있게 마련이다. 성 판탈레온 성당은 소박하고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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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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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치앤치즈 2016.10.28 00: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탈리아 쿠르마이어... 확실히 생소한 곳입니다.
    정말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은데, 보리올님은 구석구석 잘도 찾아 다니십니다.^^
    덕분에 도대체 이 곳이 이탈리아 어디쯤에 붙어 있나 궁금해서 지도까지 찾아보네요.ㅋㅋ
    구글 이미지 들어가니 온통 보리올님 사진들이 도배되어 있습니다용.ㅎㅎ

  2. justin 2016.11.01 08: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희는 제가 어렸을때 몽블랑을 올라갈때 어느 도시 거쳐서 갔어요? 샤모니도 쿠르마이어도 조그만 도시들이지만 너무 아름다울거같아요!

    • 보리올 2016.11.02 09: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때 갔던 코스가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만 인터라켄과 체르맛을 들렸으니 스위스에서 샤모니로 넘어간 것 같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