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젠'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8.02.05 [캐나다 겨울 여행 ⑦] 캐나다 로키; 말린 협곡의 아이스 워크 (2)
  2. 2015.07.21 용문산 (4)
  3. 2015.07.06 한라산
  4. 2013.11.19 조프리 호수(Joffre Lakes) (10)
  5. 2013.10.09 랑탕 트레킹 - 8 (6)



겨울철에 재스퍼(Jasper)에서 즐길 수 있는 아웃도어로는 무엇이 좋을까? 스키나 스노보드를 좋아하면 마멋 베이슨(Marmot Basin) 스키장을 이용하면 되고, 스노슈잉은 아무 호수나 산길을 찾아가면 된다. 개썰매나 헬리콥터를 이용한 헬리 스키, 헬리 스노슈잉과 같은 액티비티는 국립공원 경내에선 허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국립공원 밖에 있는 영업장으로 찾아가야 한다. 우리는 그런 액티비티보다는 말린 캐니언(Maligne Canyon), 즉 말린 협곡을 찾아 아이스 워크(Ice Walk)를 즐기기로 했다. 보통 말린 협곡을 찾으면 위에서 협곡 아래를 내려다보지만 겨울이 되면 얼음으로 변한 협곡을 걸어 들어갈 수가 있다. 협곡의 깊이가 무려 50m나 되는 곳도 있다. 캐나다 로키에서 아이스 워크를 할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지만, 협곡의 깊이나 길이, 그리고 아름다움으로 치면 말린 협곡을 따라올만한 곳이 없다.

 

아이스 워크는 대개 현지 대행사에 신청해 가이드를 대동하지만 난 여러 번 다녀온 적이 있어 우리끼리 협곡 안으로 들어섰다. 아이젠을 따로 준비하지 않아 스틱으로 중심을 잡으며 조심스레 얼음 위를 걸어야 했다. 오랜 세월 격류가 깍고 또 깍은 협곡 안은 위에서 보던 모습과는 엄청난 차이가 났다. 온통 얼음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엄동설한에도 땅에서 물이 솟는 곳이 몇 군데 있었다. 이 지역에 널리 분포된 카르스트 지형의 지하 동굴을 관통해 나오는 물이라 얼지 않는 것이다. 따뜻한 공기가 나오는 동굴도 있는데, 공깃속 습기가 천장에 달아붙었다가 녹으면서 땅에서 위로 자라는 고드름을 만드는 것도 신기했다. 협곡을 오르내리며 자연계가 만든 오묘한 작품 세계에 빠져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가이드를 동반한 투어팀이 모두 빠져나간 뒤에야 우리도 협곡을 벗어났다.


현지 대행사의 투어팀이 도착해 협곡 안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지하 카르스트 지형을 통과해 땅 위로 솟구치는 물줄기가 작은 폭포를 이루었다.



조심스레 얼음 위를 걸어 협곡 안으로 들어섰다.




따뜻한 공기가 뿜어져 나오는 동굴은 또 다른 자연 현상을 보여줬다.








협곡 안에는 고드름뿐만 아니라 조각을 해놓은 듯한 얼음 형상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마치 별세계에 온 듯 했다.






오랜 세월 격류에 깍인 협곡 벽면도 아름다웠고, 갈라진 틈새로 들어오는 햇빛도 협곡을 더욱 오묘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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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8.02.23 10: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위에서만 내려봤던 말린 협곡을 저렇게 직접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아이스워크는 정말 당장가서 느껴보고 싶습니다! 대단히 오묘하고 겨울 자연의 신비를 온전히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저긴 겨울에 꼭꼭 가봐야겠어요!

 

아무런 약속도 없는 연휴를 맞았다. 방에서 뒹굴기도 그래서 혼자 어디를 갈까 고민하고있는데 문득 용문산이 떠올랐다. 오래 전에 아들과 둘이서 산행했던 기억도 있었고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다는 점도 좋았다. 용문사 앞에 서 있는 은행나무는 여전히 잘 있는지도 궁금했다. 전철을 타고 용문역에 내렸다. 마침 길거리에 장터가 열렸지만 산에 다녀와서 보자고 그냥 지나쳤다. 버스터미널에서 용문사 가는 버스에 올랐는데 휴일이라 그런지 용문사를 찾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이제 용문사는 고적함과는 거리가 먼 유명 관광지가 되었고, 사찰 경내에는 무슨 불사를 한다고 시주 타령하는 듯 해서 오래 머무르질 않았다.

 

산길로 들어오니 한적해서 좋았다. 용문사는 사람들로 붐비는데 산길엔 등산객 몇 명이 전부였다. 등산로 옆으로 흐르는 계류가 얼음을 깨고 졸졸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었다. 고드름이 달려 있는 것을 보아선 산 속은 아직 겨울을 나고 있는 듯 했다. 정상으로 오르는 산길엔 눈이 꽤 쌓여 있었다. 정상 가는 길을 알리는 팻말도 눈에 파묻혀 윗부분만 겨우 보였다. 혹시나 해서 아이젠을 꺼내 신었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용문산 주변에 펼쳐진 설경이 시야에 들어왔다. 설산을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한국에서 이런 설경을 바라볼 수 있다니 이 무슨 행운이란 말인가. 눈을 밟으며 미끄러운 길을 오르고 있지만 전혀 힘이 들지 않았다.

 

정상 아래서 정상으로 연결된 계단에 닿았다. 사방으로 탁 트인 조망이 기다리고 있었다. 손바닥에 땅콩을 올려놓고 산새를 기다리는 한 할머니도 있었다. 경계심이 유독 많은 우리 나라 산새들이 과연 날아올까 했는데 겁 없는 녀석들이 손에 올라 냉큼 땅콩을 집어 먹는다. 눈 덮힌 겨울산에서 먹이를 구하기가 쉽진 않겠지.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용문산 정상은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어 한 귀퉁이에 정상석을 설치해 놓고 나머지 공간은 철망을 쳐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철망 한쪽엔 무슨 리본을 그리 잔뜩 달아 놓았는지 내 눈엔 모두 쓰레기로 보였다. 무슨 생각으로 여기에 리본을 달아 놓았을까 궁금했다. 혹시 이게 무슨 기념장식이나 광고로 보여지길 바랬던 것일까? 씁쓸한 마음으로 해발 1,157m라 적혀 있는 정상석을 뒤로 하고 하산을 서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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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7.21 15: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리올 2015.07.22 09: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얼마 전에도 동일한 제안이 있어 답글을 올렸는데 못 보신 모양이군요. 좀더 고민해보고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2. 스페니 2015.11.29 08: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용문산에 다녀오셨군요! 저도 얼마전 아이들의 수능이 있었던 날 도시락전해주고 기다리는 사이에 시간이 충분하여 용문사에 다녀왔어요 은행잎은 거의 떨어지고 쪼글한 은행들만 줄줄이 달려있더군요 그래도 오랫만에 오솔길걸으니 좋았어요~~^^

    • 보리올 2015.11.29 08: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수능이라면 최근에 용문사를 다녀오셨군요. 용문사까지 오르는 오솔길도 가을 정취가 넘치는 곳이죠. 은행나무는 잘 있죠?

 

제주도 한라산을 오르기로 한 고등학교 동기들 8명이 제주공항에 모였다. 서로 출발지가 다르고 설사 출발지가 같더라도 항공사나 출발시각이 달라 아예 제주공항에서 만나기로 한 것이다. 난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캐나다에서 좀 일찍 한국으로 돌아왔다. 남아공에 사는 친구 한 명이 사전 연락도 없이 제주공항에 나타나 반가움이 더 했다. 친구들은 모처럼 한라산을 오른다는 기대감에 가슴이 설레는 모양이었다. 한라산은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영산이면서 남한에서 가장 높은 해발 1,950m의 고도를 자랑하는 산이니 그럴 만도 했다. 바닷가 횟집에서 소주 한잔으로 오랜만의 만남을 자축하곤 제주 시내에 있는 모텔을 잡아 하룻밤을 보냈다.

 

내가 한라산을 처음 찾은 것은 물론 아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내 눈으로 백록담을 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삼국지에 나오는 촉한의 유비가 제갈공명의 초옥을 세 번이나 찾아가 군사로 맞아들인 일을 일컫는 삼고초려(三顧草廬)가 이런 경우에 쓰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백록담은 삼고초려와 비슷했다. 백록담을 보기 위해 한라산을 오른 적이 세 번이었는데 이번에서야 그 진면목을 보았기 때문이다. 첫 산행에선 온통 희뿌연 가스만 보아야 했고, 두 번째는 눈보라 치는 악천후로 정상 출입을 통제해 그 아래 대피소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산행은 성판악에서 시작해 관음사로 내려섰다.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었지만 해가 뜬 이후에야 성판악에 도착했다. 아침 7시 산행 시작이 좀 늦어진 것이다. 성판악 매표소 앞에는 산행을 준비하는 엄청난 인파로 붐볐다. 주차장도 빈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성판악에서 백록담까지는 꾸준한 오르막이 계속된다. 급경사는 없지만 등반고도도, 거리도 만만치 않아 다리가 꽤나 뻐근했다. 정상까지 오르막 등산로의 길이는 9.6km. 4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적혀 있었다. 출발점인 성판악이 해발 750m니까 정상까지의 등반고도는 무려 1,200m에 이른다. 우리 나라에서 등반고도 1,000m가 넘는 곳이 흔치 않은데 한라산이 그 중의 하나였다.

 

진달래 대피소에서 사발면으로 간단히 끼니를 때웠다. 여기를 정오 이전에 통과하지 못하면 정상으로 오르는 것을 통제한다고 한다. 다행히 날씨도 화창했고 시간적인 여유도 많았다. 아이젠을 하고 쉬엄쉬엄 눈길을 오르다 보니 어느덧 백록담에 닿았다. 정상에 있는 이 화구호는 둘레 길이가 3km에 이르고 폭이 500m나 된다. 처음 접한 백록담 진면목에 가슴이 벅찼다. 구석구석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여유가 좋았다. 거기에 제주 10경 가운데 하나라는 백록담에 쌓인 눈, 즉 녹담만설(鹿潭晩雪)을 볼 수 있었던 것은 한라산이 내게 준 보너스였다. 기서 관음사 안내소까진 또 8.7km의 하산길이 우릴 기다렸다. 이 하산 코스가 의외로 경사가 심했다. 눈이 녹으면서 길이 미끄럽기도 했다. 산행을 모두 끝냈더니 노곤함이 밀려온다. 다들 해수온천탕으로 몰려가 뜨거운 물에 몸을 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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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에서 멀리 나가는 산행일 경우엔 가능하면 합승을 해서 차량 댓수를 줄인다. 우리 집결지는 웨스트 밴쿠버(West Vancouver)의 한 쇼핑몰 주차장. 거기서 190km를 줄곧 달려 조프리 호수 주립공원에 닿았다. 두 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였다. 휘슬러를 지나 펨버튼(Pemberton)을 지나고 있는데, 마침 앞마당 의자에 앉아 한가롭게 오가는 차량을 구경하던 원주민 부부가 우리를 보고 반갑게 손을 흔든다. 아침부터 공연히 기분이 좋아졌다.

 

카유시 고개(Cayoosh Pass)에 있는 산행 기점에서 산행 채비를 갖췄다. 아직 산길에 눈이 남아 있을 것이 분명했지만 스노슈즈나 아이젠을 쓸 정도는 아니라 판단을 했다. 첫 번째 로워 조프리 호수는 산행을 시작해 5분이면 만나게 된다. 아름다운 숲속 호수에 잠시 눈길을 주고는 두 번째 미들 조프리 호수로 향했다. 파란 물빛 속으로 산자락에 쌓인 눈이 비친다. 마지막 호수인 어퍼 조프리 호수엔 제법 눈이 많았다. 하지만 스노슈즈를 착용할 정도는 아니었다.

 

산행 기점의 높이가 1,220m니 해발 1,585m에 있는 어퍼 조프리 호수까지는 365m를 올리면 된다. 산행 자체는 그리 힘든 곳이 아니다. 여기까진 왕복 11km에 통상 6시간이 걸린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돌아서지만 우린 마티어 산(Mt. Matier)에서 흘러내린 빙하 끝자락까지 올라가기로 했다. 다시 고도를 400m 올리는 것이다. 그러면 산행 시간에 최소한 두 시간은 추가를 해야 한다. 고도를 높일수록 조프리 호수의 영롱한 비취색 물빛은 점점 짙어진다. 가슴도, 눈도 시렸다. 호수 건너편으로 흰 눈을 뒤집어쓴 봉우리와 빙하가 하늘 아래 펼쳐진다. 하늘만 맑았다면 훨씬 좋았을텐데 하면서도 힘들게 올라온 사람에게 이 정도라도 보상을 해주는 것이 어디냐며 만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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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멋대로~ 2013.11.19 11: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곳을 트래킹 하셨네요
    캐나다의 자연은 정말 축복입니다.

  2. 보리올 2013.11.19 12: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캐나다는 자연이 살아있는 나라라고 하지 않습니까. 아직도 사람 손을 타지 않은 곳이 무척 많습니다. 나중엔 모두 굉장한 자산이 되겠지요.

  3. 임팩타민 2013.11.19 15: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나 멋있네요..
    딱 제목만 보고서는 왕좌의게임이 조금 생각나기도 했지만요.. ^^
    잘보고 갑니다.

  4. 보리올 2013.11.20 00: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맙습니다. 조프리 호수는 밴쿠버 인근에 있는 아름다운 산행지 중의 하나지요. 언제 시간 되시면 놀러 오십시요. 그런데 왕좌의 게임이 뭔가요?

  5. 설록차 2013.11.21 19: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울적한 마음을 시원한 사진으로 달래고 있습니다...ㅠㅠ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악당 이름이 조프리에요...ㅎ

  6. 보리올 2013.11.22 04: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슨 일이 있으신 모양이지요? 산사진이 기분을 풀어준다면 저로선 참으로 다행입니다. 왕좌의 게임은 처음 알았네요. 제가 이런 드라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미처 알지를 못했습니다.

  7. 2013.11.23 06: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리올 2013.11.22 06: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운동을 하시면 잠을 잘 주무신다니 방법은 운동밖에 없어 보입니다. 매일 운동하시고 잠 잘 주무시면 혈압도 정상으로 돌아올 겁니다. 하여간 빨리 쾌차하시길 빌겠습니다. 제 다리는 아직도 불편하기는 하지만 쉬운 코스는 산행을 할 정도는 됩니다. 어제도 가까운 산에 다녀왔지요.

  8. Justin 2013.12.01 04: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곳이 다음에 저희 가족이 올 조프리 레이크이군요. 치카무스 호수 이후로 다시 가족이 함께 와서 로어, 미드, 어퍼 조프리 호수를 둘러보고 왔으면 좋겠습니다! 아마도 그리 힘들지는 않겠죠?

  9. 보리올 2013.12.01 05: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긴 눈이 많은 곳이야. 스노슈잉을 하지 않으면 이곳 산행은 여름에나 가능할 걸. 다음 가족 산행지를 고를 생각이라면 다른 곳을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잠에서 깨어나 창문 커튼을 젖히고 날씨부터 확인을 한다. 세상은 여전히 구름 속에 갇혀 있었다. 혹시 몰라 카고백에서 아이젠과 우산을 꺼내 배낭에 넣었다. 다행히 비가 내리진 않았다. 밤새 비를 뿌린 흔적도 없었다. 시야도 어느 정도는 트여 50m 이내는 식별하는데 별 문제가 없었다. 구름 속을 걷는 재미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 개축 중에 있는 사찰에 들러 100루피 시주도 했다.

 

사랑파티까지는 줄곧 오르막. 가끔 시골 오솔길같은 정겨운 구간도 나타났다. 사랑파티에 이르자, 어느 덧 구름 위로 불쑥 올라선 우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 발 아래 구름이 융단처럼 펼쳐져 있었다. 높이 솟은 산자락만 구름 위로 치솟아 그 높이를 뽐낸다. 가이드 지반이 손끝으로 가네쉬 히말과 랑탕 리룽, 그리고 멀리 마나슬루(Manaslu)를 가르킨다. , 몇 년만에 다시 보는 마나슬루인가.

 

고사인쿤드에 이르는 길은 의외로 멀었다. 꾸준히 오르막이 이어지기 때문에 더 멀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산 아래로 융단처럼 펼쳐진 구름도 여전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산굽이를 몇 번인가 이리저리 돌아서야 호수 세 개를 볼 수가 있었다. 힌두교에서 성지로 모시는 곳이 바로 여기다. 시바 신이 삼지창을 꽂았단 전설이 서린 곳이기 때문이다. 

 

로지에 짐을 부리고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호수를 한 바퀴 돌았다. 호수에 석양의 부드러운 햇살이 내려 앉는다. 힌두교 성지라서 그런지 엄숙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힌두신상을 중심으로 왜 티벳 불교에서 많이 사용하는 룽다가 펄럭이는지 궁금했지만 지반에게 묻지는 못했다. 어느 바위에 올라 구름 위로 내려앉는 석양을 바라보며 언젠가 이곳을 다시 올 수 있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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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3.10.09 1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산 허리에 걸쳐있는 하얀 것이 구름이라면 구름보다 더 높은 곳에 서 계시는거네요...옥황상제와 선녀가 구름타고 다닌다던데 그럼 사진속의 분들이 바로 등산꾼과 선녀???

  2. 보리올 2013.10.09 13: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가 하루 종일 구름 위에서 걷고 유유자적한 것은 사실입니다. 선녀와 나뭇꾼은 어릴 때 들어보았습니다만 '선녀와 등산꾼'이란 말은 처음입니다. 참으로 멋진 표현입니다.

  3. 안영숙 2013.10.11 1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3일 정도는 계속 하이얀 솜털같은 구름위에서 두둥실 떠다닌듯 기억이 납니다.

    긴딩,아주 귀엽게 생긴 청소년이, 바로 김치를 먼길에서 가져온아이,, 이젠 삶은 감자를 미소지으며
    가져옵니다, 자잘하게 생긴 감자는 한입 두입이면 끝납니다..

  4. 보리올 2013.10.11 10: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구름 위를 노닐던 신선놀음이 생각나시죠? 랑탕이 우리에게 선사했던 멋진 추억이었음이 분명합니다. 씨알은 작지만 맛은 결코 어느 감자에 떨어지지 않던 히말라야 감자도 생각이 납니다. 언제 또 가죠?

  5. 안영숙 2013.10.11 11: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시 또 간다면 히말라야의 국화, 랄리구라스?의 향연을 즐길수 있는 3월이면 어떨까요...

    내려오면서 키가 꾸부정한 Chritmas poinsettia의 빨간 모습은 나 혼자 훔쳐 본듯 하네요.

  6. 보리올 2013.10.11 15: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봄에 히말라야를 가면 랄리구라스를 볼 수가 있습니다. 저는 마칼루 하이 베이스캠프를 오를 때 몇 종류의 랄리구라스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꽃 색깔이 몇 가지나 있더구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