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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프리 호수(Joffre Lakes)

산에 들다 - 밴쿠버

by 보리올 2013. 11. 1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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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에서 멀리 나가는 산행일 경우엔 가능하면 합승을 해서 차량 댓수를 줄인다. 우리 집결지는 웨스트 밴쿠버(West Vancouver)의 한 쇼핑몰 주차장. 거기서 190km를 줄곧 달려 조프리 호수 주립공원에 닿았다. 두 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였다. 휘슬러를 지나 펨버튼(Pemberton)을 지나고 있는데, 마침 앞마당 의자에 앉아 한가롭게 오가는 차량을 구경하던 원주민 부부가 우리를 보고 반갑게 손을 흔든다. 아침부터 공연히 기분이 좋아졌다.

 

카유시 고개(Cayoosh Pass)에 있는 산행 기점에서 산행 채비를 갖췄다. 아직 산길에 눈이 남아 있을 것이 분명했지만 스노슈즈나 아이젠을 쓸 정도는 아니라 판단을 했다. 첫 번째 로워 조프리 호수는 산행을 시작해 5분이면 만나게 된다. 아름다운 숲속 호수에 잠시 눈길을 주고는 두 번째 미들 조프리 호수로 향했다. 파란 물빛 속으로 산자락에 쌓인 눈이 비친다. 마지막 호수인 어퍼 조프리 호수엔 제법 눈이 많았다. 하지만 스노슈즈를 착용할 정도는 아니었다.

 

산행 기점의 높이가 1,220m니 해발 1,585m에 있는 어퍼 조프리 호수까지는 365m를 올리면 된다. 산행 자체는 그리 힘든 곳이 아니다. 여기까진 왕복 11km에 통상 6시간이 걸린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돌아서지만 우린 마티어 산(Mt. Matier)에서 흘러내린 빙하 끝자락까지 올라가기로 했다. 다시 고도를 400m 올리는 것이다. 그러면 산행 시간에 최소한 두 시간은 추가를 해야 한다. 고도를 높일수록 조프리 호수의 영롱한 비취색 물빛은 점점 짙어진다. 가슴도, 눈도 시렸다. 호수 건너편으로 흰 눈을 뒤집어쓴 봉우리와 빙하가 하늘 아래 펼쳐진다. 하늘만 맑았다면 훨씬 좋았을텐데 하면서도 힘들게 올라온 사람에게 이 정도라도 보상을 해주는 것이 어디냐며 만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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