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와트'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6.05.25 [캄보디아] 시엠립 - 앙코르 와트 (2)
  2. 2016.05.24 [캄보디아] 시엠립 - 앙코르 톰 (2)
  3. 2016.05.04 [캄보디아] 프놈펜-1 (4)

 

지난 번에는 앙코르 와트(Angkor Wat)에서 일출을 보겠다고 새벽 5시에 일어나 툭툭이를 타고 갔었는데 이번에는 한낮에 자전거를 타고 앙코르 와트를 찾았다. 앙코르 톰에서 앙코르 와트로 이동하는 도중에 휴게소에서 볶음밥으로 점심을 때웠다. 날씨가 너무 뜨거워 나무 그늘에서 앙코르 와트를 싸고 있는 해자를 바라보며 한참을 쉬었다. 앙코르 와트엔 여전히 사람이 많았다. 앙코르 와트는 12세기 초에 수리야바르만 2(Suryavarman II)에 의해 창건된 사원이다. 처음엔 힌두교 사원으로 지었다가 나중에 불교사원으로 쓰였다고 한다. 옛 크메르 왕국의 뛰어난 건축 기술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종교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꼽히기 때문에 1992년 일찌감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엄청난 일출 인파로 붐볐던 호수는 한산했다. 호수를 한 바퀴 돌아 안으로 들어섰다. 대낮에 보는 앙코르 와트는 새벽보다 신비함이 좀 덜했다.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중앙 성소부터 가기로 했다. 경사가 무척 급한 계단을 올라야 했다. 중앙탑과 그것을 둘러싼 네 개의 탑, 그리고 회랑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신성한 공간이라 게단을 오르기 전에 모자를 벗으라 하고 짧은 바지를 입은 사람은 천으로 다리를 감싸도록 한다. 회랑을 따라 걸으며 탁 트인 앙코르 와트의 풍경을 여유롭게 즐겼다. 그 아래 2층엔 목이 잘린 불상들이 많았다. 한켠에는 불상을 모아 간단하게 불전을 만들어 놓았다. 오렌지색 가사를 입은 스님 한 분이 스마트폰에 정신을 팔다가 손님이 시줏돈을 내놓으면 얼른 축문을 읽는다. 너무 세속적인 모습이라 웃음이 나왔다.

 

주먹으로 가슴을 치면 공명이 생긴다는 방을 거쳐 맨 아래에 있는 1층 회랑으로 내려섰다. 아래 회랑엔 엄청난 양의 부조가 벽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부조의 섬세함, 정교함이 돋보였다. 힌두 신화나 크메르 왕국의 군인들이 전쟁에 나가는 모습을 묘사하는 등 그 내용을 이해하면서 본다면 하루도 부족할 것 같았다. 오래 전에 무슨 기술이 있어서 이렇게 섬세하게 조각을 했을까 내심 놀랍기까지 했다. 한 번 보고 지나간 곳이기에 시간을 줄여 구경을 마쳤다. 어쩌면 날씨가 너무 더워 대충 건너뛰었는 지도 모른다. 3층에 걸쳐 있는 회랑만 모두 둘러보아도 엄청난 운동량이 될 것 같았다. 무거운 다리를 끌고 앙코로 와트 입구로 나왔다. 정자나무 아래서 30여 분을 쉬면서 새로 구입한 1.5리터 생수를 전부 마셔 버렸다.

 

 

앙코르 와트로 들어가는 문은 서쪽을 향하고 있었다. 해가 지는 서쪽은 사후세계 또는 죽음을 의미한다고 한다.

 

정면에서 바라다 보는 앙코르 와트. 수미산을 의미하는 중앙의 높은 탑을 네 개의 탑이 둘러싸고 있다.

 

 

 

앙코르 와트 상층부를 장식하고 있는 건축물에서 세월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상층부 성소로 오르는 계단은 경사가 상당히 심했다.

 

 

 

 

가장 높은 위치에서 바라본 앙코르 와트의 건축물과 바깥 풍경. 열기구가 한가롭게 하늘을 떠다니고 있다.

 

 

상층부 성소에서 만난 와불. 곳곳에 불상이 비치되어 있었고, 압살라 조각도 많이 눈에 띄었다.

 

 

2층엔 회랑 외에도 불상을 모아 만든 불전이 있어 참배객들을 받았다.

 

 

 

 

1층 회랑엔 섬세한 부조가 끝없이 새겨져 있었다. 힌두 신화의 내용이나 전투 장면, 전쟁에 나가는 모습 등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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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6.06.19 12: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말로만 듣던 앙코르와트를 직접 보시다니 부럽습니다. 그런데 왜 예전부터 이나라 저나라 머리가 잘린 불상이 많은걸까요?

    • 보리올 2016.06.19 13: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너는 청춘이고 나는 노년에 들었는데 젊은 네가 왜 부러워하는지 모르겠다. 영원하지는 않지만 이제 시간은 네 것인데 말이다. 불상의 목이 잘린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타 종교의 배타적 신념이나 다산 등을 노린 미신이 아닐까 싶구나.

 

큰 도시란 의미를 가진 앙코르 톰(Angkor Thom)은 가로 3km, 세로 3km의 정방형도시로 크메르 왕국의 마지막 수도였다. 12세기에 이미 인구 70만 명을 가진 도시였다면 아마도 그 당시엔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에 속했을 것이다. 도시는 수로와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외부와는 다섯 개의 문으로만 연결되어 있다. 앙코르 와트에 비해선 면적도 훨씬 넓었고 볼거리도 더 많았다. 앙코르 톰의 중심은 단연 바이욘(Bayon) 사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이욘을 먼저 둘러보고 바푸온(Baphuon) 사원을 지나 코끼리 테라스까지 걷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지만 난 그 반대로 돌았다. 지난 번에 그렇게 돌았기 때문이었다. 코끼리 테라스는 왕이 군대를 사열하거나 전쟁에 나가는 출정식이 열렸던 장소였다. 코끼리 머리 석상뿐만 아니라 벽면은 갖가지 조각들로 가득했다. 바푸온 사원은 지난 번에 너무 힘들게 오르내렸던 곳이라 다시 가지는 않았다.

 

앙코르 톰 중앙에 위치한 바이욘 사원으로 갔다. 이 사원은 앙코르 유적 가운데에선 상당히 큰 불교사원에 속한다. 자야바르만 7(Jayavarman VII) 통치하던 12세기 말에서 13세기 초에 걸쳐 지어졌다고 한다. 앙코르 와트보다는 100여 년 뒤에 세워진 셈이다. 바이욘의 백미는 아무래도 크메르의 미소라 부르는 사면상이 아닐까 싶다. 20만 개가 넘는 돌을 쌓아 자야바르만 7세의 얼굴을 수없이 조각해 놓았는데, 돌 하나를 깍은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돌을 깍아 서로 각을 맞췄으니 그 수고가 말도 아니었을 것이다. 후세 사람들은 자야바르만 7세가 사후에도 크메르 왕국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생각한다. 사면상이 조각된 탑들이 늘어선 3층에 사람들이 유독 많았다. 각각 네 개의 미소상을 가진 54개의 석탑이 중앙성소를 바라보도록 세워졌다고 하는데 현재는 36개 석탑에 150개의 크메르 미소만 남아 있다.

 

앙코르 톰으로 들어서기 위해 다리를 건너 동문을 통과했다. 문 위에는 크메르의 미소라 불리는 사면상이 조각되어 있다.

 

손님을 싣고오는 툭툭이로 앙코르 톰은 분주했다. 대형버스는 들어올 수가 없어 아무래도 툭툭이가 대세를 이뤘다.

 

 

 

왕이 군대를 사열하거나 전쟁 출정식을 거행했다는 코끼리 테라스

 

중앙성소를 중심으로 세워진 탑들이 하늘로 솟아있는 바이욘 사원의 전경

 

 

바이욘 사원으로 드는 초입은 다른 유적지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바이욘 사원의 진가는 누가 뭐래도 탑에 조각된 사면상의 은근한 미소에 있다고 본다.

 

바이욘 사원 중앙에 모셔져 있는 불상. 안으로 들어가려면 신발을 벗어야 했다.

 

타프롬과 마찬가지로 바이욘 사원도 폐허가 되긴 했지만 나무 뿌리에 의한 공격은 받지 않았다.

 

 

 

바이욘 사원 밖으로 나오니 사방이 트인 건물 안에 부처님이 모셔져 있었다.

스님도 있었고 불공 준비로 바쁜 보살도 여럿 보였다.

 

앙코르 유적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임을 알리는 비석이 바이욘 사원 밖에 세워져 있었다.

 

남쪽에 있는 좁은 문을 억지로 통과해 들어오려던 이 트럭 때문에 교통 체증이 생겼다.

 

남문 밖에 있는 다리 위엔 돌로 조각된 신상들이 늘어서 있었다. 새로 만들어 붙인 신상의 머리가 영 어색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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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6.06.15 17: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크메르의 미소가 묘한 매력이 있네요. 옛날 캄보디아 왕들은 웃는 상이였나봅니다.

    • 보리올 2016.06.16 02: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실제로 미소짓는 상을 조각하려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얼굴 크기에 비해 입을 크게 하고 양쪽 입끝을 위로 치켜올려 웃는 얼굴을 만든 듯 하더구나.

 

무척 더운 날씨에 동남아시아에선 최빈국에 속하는 캄보디아를 다녀왔다. 앙코르 와트(Angkor Wat)를 비롯한 앙코르 유적이 찬란했던 그들의 과거를 대변해주고 있어 좀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캄보디아는 역사적으로 오랜 기간 외세에 시달려 왔다. 이웃 국가인 태국과 베트남의 계속되는 핍박에 견디다 못해 1863년 스스로 프랑스 식민지가 된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고, 2차 세계대전 당시엔 일본의 지배를 받기도 했다. 1953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하였지만 친미적인 론 놀(Lon Nol)의 크메르 공화국에 이어 폴 포트(Pol Pot)가 이끄는 공산당 정권에 의해 엄청난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1975 4월부터 1979 1월까지 200만 명에 이르는 목숨을 학살한 킬링 필드(Killing Fields)가 자행된 것이다. 현재는 입헌군주제에 기초한 캄보디아 왕국이 설립되어 시아누크가 왕으로 복위한 후 어느 정도 상처를 회복하고 외형적으론 평온을 되찾은 것 같았다. 시아누크가 퇴위한 2004년에 시하모니가 왕위를 물려받았다.

 

키가 작고 까무잡잡한 얼굴을 가진 캄보디아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선량하게 생겼다. 하지만 프놈펜(Phnom Penh)에 도착해서 바로 카메라를 소매치기 당하는 사고를 겪고나자 갑자기 순한 얼굴 뒤에 뭔가 숨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경계심이 들었다. 캄보디아에 정이 떨어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호텔에만 머무를 수는 없어 밖으로 나섰다. 4월 초의 동남아 날씨가 이렇게 더울 줄은 미처 몰랐다. 한낮의 온도가 39~40도를 오르내렸다. 강렬하게 내리쬐는 햇볕에 피부는 타들어가고 잠시만 걸으면 땀이 줄줄 흐르고 목이 탔다. 그래도 내 수중에 스마트폰이 남아 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고 시내를 걸었다. 톤레삽 강(Tonle Sap River)을 따라 올라 프놈펜의 상징이라는 와트 프놈(Wat Phnom)에서 시작해 왕궁으로 내려오는 도보 여행을 시작한 것이다. 가감없이 눈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치열한 삶의 모습이 정겨웠다. 탁발을 나온 동자승, 시장에서 생선 몇 마리 든 좌판을 깔아놓고 호객하는 아낙네, 길가 그늘에서 한가롭게 장기를 두고 있는 남자들에게서 사람 냄새가 났고 이렇게나마 그네들 생활의 일면을 보게 되어 다행이었다.

 

 

톤레삽 강을 따라 위로 올라가며 강가 풍경을 살펴 보았다.

조그만 배에서 살아가며 때론 고기잡이도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와트 프놈부터 들렀다. 규모는 작았지만 치성을 드리러 온 시민들이 제법 많았다.

우리네 것과는 형상이 많이 다른 불상들이 앉아 있었다.

 

 

중앙시장 근처에 있는 168 버스 터미널에서 시아누크빌(Sihanouk Ville) 가는 버스를 미리 예약했다.

 

 

 

왕립 미술대(Royal University of Fine Arts)에서 학생들이 무슨 축제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의 장기와 비슷한 체스 게임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훈수꾼들은 어디에나 있었다.

 

어린 스님 둘이 대로를 따라 탁발을 다니고 있었다. 수행의 한 과정인 탁발로 얻은 음식으로 목숨을 부지한다고 한다.

 

 

릭샤를 끄는 사람이나 길에서 구걸을 하는 두 아이 엄마도 한낮의 더위를 피해 낮잠에 들었다.

한가로운 도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길거리 상가에 이렇게 도살한 돼지를 걸어놓은 곳이 있었다. 통돼지 바비큐를 하려는 것인지는 물어보지 못 했다.

 

길거리에서 미장원 안을 살짝 들여다 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었다.

 

 

늦은 저녁을 먹으러 매운 국수라 적혀 있는 식당을 찾았다. 얼마나 매울까 기대를 했지만 내 입에도 그리 맵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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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파라다이스블로그 2016.05.04 14: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지의 구석구석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포스팅, 잘 보았습니다 ㅎㅎ
    마지막 국수도 맛있어보이는데요. 캄보디아 여행 한번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 보리올 2016.05.04 18: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감어린 댓글을 보면 힘이 납니다. 어떻게 갚지요? 캄보디아의 앙코르 유적은 꼭 보셔야 합니다. 카메라나 귀중품은 항상 조심하시구요.

  2. Justin 2016.05.27 17: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마나 더울지 상상이 안 갑니다. 캄보디아에 그런 아픈 역사가 있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 보리올 2016.05.28 11: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한때는 앙코르 유적을 만들 정도로 강성했던 민족이 저리도 몰락할 수 있을까 싶었다. 역사는 돌고 돈다고 하니 저들도 언젠가 다시 부강한 나라를 만들 희망을 갖고 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