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간선을 지나면서부터는 운하 반대편으로 들어섰다. 골목을 가득 메운 인파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이 구역엔 동책이 자랑하는 명소들이 많아 사람들이 붐비는 모양이었다. 옛날 약국을 둘러보고 침대와 의상을 전시하는 곳도 지났다. 그래도 가장 내 관심을 끈 곳은 황제에게 진상하는 삼백주(三白酒)를 만들었다는 술도가였다. 누룩이 익고 있는 시큼한 냄새가 풍겼고, 한 켠에서는 불을 때서 술을 내리고 있었다. 장독도 꽤 많았다. 쪽빛 천을 높이 걸어놓은 염색방도 처음 접하는 장면이라 내겐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숨바꼭질을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진) 청나라 말기의 약국 모습을 보여주는 향산당약국(香山堂)

 

(사진) 강남백상관(江南百床館)에선 명청 시대의 침상을 전시하고 있었다.

 

(사진) 혼인이나 장례의식, 전통의상을 보여주는 민속관(民俗)

 

 

 

 

(사진) 삼백주를 만들던 술도가 삼백주방(三白酒坊). 막 내린 술 한 잔을 시음할 수 있었다.

 

 

 

(사진) 우전의 전통옷감인 남인화포(藍印花布)를 제작하는 홍원태 나염방(宏源泰染坊).

 

 

(사진) 무슨 영화인가 드라마를 촬영했다는 청경우독(晴耕雨).

날이 맑으면 농사를 짓고 비가 오면 책을 읽는다는 의미 아닌가.

 

 

(사진) 강남목조관(江南木雕)에는 정교하고 아름다운 목조 조각품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사진) 중국 최고의 작가 마오둔(茅盾)의 생가인 모순고거(茅盾故居)

 

 

(사진) 도교 사원인 수진관(真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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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라서 살림살이가 다소 넉넉한 것일까. 운하를 따라 들어선 집집마다 화분을 내놓고 있었다. 고풍스런 마을에 연두색 초목들이 생기를 불어넣는 것 같았다. 초목을 키우는 마음의 여유가 느껴졌다. 검정색과 하얀색을 적절히 섞어놓은 옛집들이 운하에 비치는 풍경도 보기 좋았다. 마치 수십 년 전에 찍은 흑백사진을 보는 듯 했다. 또 한 가지 기분이 좋았던 것은 이 동책 집집마다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마을과는 달랐다. 여느 민속촌처럼 출퇴근하는 사람들에게 옛날 복장만 입혀 과거 모습을 재현하는 것과는 차이가 많았다.

 

운하엔 노를 젓는 나룻배가 낭만을 더했다. 수향 마을 분위기에 딱 맞다고나 할까. 관광객을 태우고 돈을 받는 상행위이겠지만 나룻배 덕분에 풍경이 사는 느낌을 받았다. 동책 끝에는 고간선(高竿船)이란 높다란 돛대를 단 배가 물에 떠있었다. 그 생긴 모양이 엉성해서 과연 무슨 용도로 쓰였을까 궁금했다. 고간선을 끼고 운하 건너편으로 돌아갔다. 벌써 동책의 반을 본 것이다. 처음엔 한적했던 골목길이 깃발을 든 중국인 단체가 몰려오면서 난장판이 되었다. 사람에 떠밀려 저절로 앞으로 나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더구나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확성기 소리에 귀가 얼얼해 자연스레 발걸음이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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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을 나와 동책(東柵)으로 가는 길에 아침부터 해결을 했다. 마침 깨끗해 보이는 만두집이 나타나 우리의 식욕을 돋운 것이다. 찐만두와 군만두, 볶음밥을 시켰다. 맛은 그저 그랬다. 동책 입구로 가서 입장권을 끊었다. 한 사람에 100위안씩 입장료를 받았다. 서책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랜다는 마음으로 동책을 더 자세히 들여다 보기로 했다. 우전(乌镇)에는 동책과 서책이란 두 개의 수향 마을이 있다. 고급 숙소가 많은 서책은 동책보다 화려한 대신 사람 손을 많이 탔다고 한다. 그에 비해 동책은 수수하고 옛 마을 모습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중국 사람들도 서책보다 동책을 더 많이 찾는 모양이었다.

 

동책을 가로지르는 운하라고 해봐야 폭이 좁은 곳은 5미터나 될까. 나룻배가 오고가는 구간에는 20여 미터 정도의 넓이를 가졌다. 물은 그리 깨끗하진 않았다. 운하 양쪽으로 난 길을 따라 동책을 구경했다. 수묵화로 그린 듯한 오래된 건물 사이로 좁은 골목이 나있었다. 골목길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참으로 가슴 설레는 곳이 아닐까 싶다. 수진관(真观) 앞 광장에선 검무를 추는 사람 몇 명이 아침 수련을 시작하더니 곧 이어 고희대()에선 구성진 가락이 흘러나왔다.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모여 들었다. 공연을 본다고 죽치고 앉아 있을 수는 없는 일. ()자가 크게 써있는 전당포를 지나 동책 깊숙히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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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밖이 소란하단 느낌이 들어 잠에서 깨어났다. 창문을 통해 밖을 보니 아침 6시를 조금 넘긴 시각인데 길가에 난장이 선 것이 아닌가. 얼른 카메라를 챙겨 혼자 밖으로 나섰다. 호텔 바로 옆에는 제법 폭이 넓은 운하가 있었고 그 운하를 가로지르는 다리도 있었다. 그 주변이 모두 시장으로 바뀐 것이다. 집에서 농사를 지은 야채를 많이 팔고 있었다. 커다란 조개를 파는 아주머니도 있었다. 가게에선 간단한 아침 식사와 차를 팔기도 했다. 우리 나라 시장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새끼 염소를 파는 곳을 지날 때는 차마 눈을 뜨고 바라볼 수가 없었다. 기르려고 파는 것이 아니라 고기를 팔기 때문이었다. 누가 주문을 하면 그 자리에서 칼로 목을 따고 껍질을 벗겨 살을 발라주는 식이었다.

 

난장을 벗어나 운하를 따라 좀 걷기로 했다. 이른 아침이라 사람의 왕래가 거의 없었다. 중국에서 이렇게 호젓하게 길을 걸으리라곤 전혀 생각치 못했다. 운하 주변엔 물길을 따라 고풍스런 집들이 꽤 많았다. 우전(乌镇)이 수향 마을이라 불리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물 위엔 배도 많았다. 조그만 나룻배들은 그냥 정박돼 있는 것 같았고, 큰 배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듯 했다. 새벽부터 뭔가를 사들고 배로 들어가는 아낙이 있었으니 말이다. 한산한 거리로 빠져나와 호텔로 돌아왔다. 이른 아침에 홀로 나선 산책이었지만 시간을 알차게 보낸 것 같아 내심 흐뭇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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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좀좀이 2015.05.05 03: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운하가 있는 풍경 멋지네요! 왠지 아침에는 조금 쌀쌀하지 않을까 싶어보여요. 그리고 사진 속 어린 양들은 전부 죽은 양들인가요...?

    • 보리올 2015.05.05 09: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진 속의 동물이 새끼 염소인지 양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모두 살아있었습니다. 기진맥진해서 미동도 않더군요. 죽음을 예감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너무 측은해 보이더군요. 좀좀이님 블로그 너무 잘 만드셨네요, 부럽습니다.

  2. justin 2015.05.10 13: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희가 자고 있을때 갔다오셨나보네요. 염소 얘기는 처음 들어보는 것 같습니다. 저런 식으로 해도 괜찮을걸까요?

 

중국 최고의 수향(水鄕) 마을로 꼽히는 우전(乌镇)으로 향했다. 우전은 강남 6대 수향 마을에 속한다. 습하고 축축한 날씨로부터 건물을 보호하기 위해 외벽을 검게 칠한 데서 까마귀 마을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우전은 항저우(杭州)에서 가까웠다. 버스로 퉁샹(桐響)까지 이동하고 버스터미널 부근에서 우육면(牛肉面)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했다. 퉁샹에서 우전까지는 K231번 시내버스를 탔다. 일인당 4위안을 받는 것은 좋았는데 사람도 많고 시간도 꽤 많이 걸렸다. 좁은 길을 달려 시골마을을 몇 개 지나치더니 1시간만에 우전터미널에 도착했다. 여기서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10여 분을 달려서야 호텔에 도착했다. 우전 도심에 있는 호텔은 생각보다 깔끔해서 좋았다.

 

호텔에 짐을 놓고 바로 서책(西柵)으로 향했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었지만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맞고 가야 했다. 야경이 아름다운 곳이라 해서 일부러 오후 시간을 할애해 놓은 것인데 이런 날씨에도 구경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매표소 앞에서 고민에 빠졌다. 동책(東柵)의 입장료는 100위안이었고, 서책의 입장료는 120위안이었다. 두 개를 묶어 끊으면 150위안인데, 이 티켓은 오후 230분 전에 끊어야 한다는 것이 아닌가. 우리 계획은 150위안짜리 표를 끊어 저녁엔 서책을 보고 아침에 동책을 보겠단 생각이었는데 보기 좋게 틀어진 것이다. 은근히 화가 났다. 빗방울이 굵다는 이유로 서책을 과감히 건너뛰기로 했다. 리조트 시설로 개발된 서책은 본래 수향 마을의 모습이 많이 잃었다는 말에 그나마 위안을 받았다.

 

청승맞게 비를 맞으며 시내를 둘러보고 숙소로 돌아왔다. 혹시나 해서 저녁시간에 동책을 갈 수 있는지 물어보았더니 동책은 저녁 시간에 문을 열지 않는다고 한다. 그냥 저녁이나 먹자고 밖으로 나섰다. 호텔 바로 앞에 임시 천막을 치고 꼬치요리를 파는 포장마차가 들어선 것이 아닌가. 마치 우리가 올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처럼 말이다. 맥주와 꼬치를 몇 개를 시켰더니 금방 100위안을 넘어 버렸다. 하나에 15위안짜리 꼬치도 있었으니 그럴만 했다. 15위안이면 점심에 먹은 우육면보다도 비쌌다. 저녁은 그 옆에 있는 포장마차에서 탕과 볶음면으로 해결했다. 이름도 모르는 탕이 우리 입맛에 잘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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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5.05.08 1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솔직하게 서책을 못 보게 되어서 아쉬웠지만 그날 저녁에 비가 꽤 내려서 그걸로 위안을 삼았습니다.

  2. 소림사 방장 2015.08.28 05: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병신~ 서책이 야경이 얼마나 좋은데...내키지가 않는다?
    비오는 날이 고즈넉하니 얼마나 운치가 있는데...
    동책은 옛 정취가 물씬 풍기고...

    • 보리올 2015.08.30 17: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소림 무술 사업으로 돈벌이에 바쁜 방장께서 이 허접한 블로그에 납시셔서 촌철살인의 욕도 한 마디 하셨네요. 전 돈으로 도배한 서책보다는 수수한 동책이 훨씬 좋습디다. 느낌에도 개인차가 있는 것 아닌가요? 병신 눈에는 병신만 보인다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