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스퍼에서의 마지막 아웃도어 체험은 좀 호사스런 것을 택했다. 돈이 좀 든다는 의미다. 헬리콥터를 타고 산 속 깊이 들어가 스노슈즈를 신고 눈 위를 걷기로 한 것이다. 바로 헬리 스노슈잉이라 불리는 액티비티를 말이다. 헬기를 탄다니 다들 흥분된 기색이다. 캐나다 로키는 워낙 산이 깊어 헬기를 이용한 액티비티가 의외로 많다. 헬기를 타고 공중에서 풍경을 감상하는 헬기 투어는 기본이고 헬리 하이킹, 헬리 스킹도 보편적이다. 무거운 짐은 헬기를 이용해 먼저 산장으로 보내고 가볍게 등짐을 꾸려 산 속을 걷는 어느 노부부도 만난 적이 있다.   

 

재스퍼에서 차량을 하루 렌트해 남쪽으로 향했다. 헬기 투어를 포함해 개썰매나 스노모빌같은 액티비티를 운영하는 회사는 국립공원 지역 안에서는 영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공원 경계선 밖에 위치한다. 우리도 헬기 투어 회사를 찾아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를 달려 사스캐처원 크로싱에서 좌회전해 로키 마운틴 하우스 쪽으로 향했다. 국립공원 경계를 벗어나자 쉽게 투어 회사를 찾을 수 있었다. 헬기 탑승 시각에 늦지 않기 위해 눈 쌓인 도로를 시속 100km 가까운 속도로 달려와 모두들 가슴을 졸였을 것이다.  

 

헬기 조종에 산행 안내까지 맡는 조종사가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는다. 먼저 면책각서에 서명부터 받는다. 그리곤 저울에 올라 각자의 몸무게를 잰 다음에 헬기에 오를 수 있었다. 헬기는 이륙하자마자 곧바로 산자락으로 들어서 클라인 산(Mt. Cline) 바로 아래 계곡에 내려 앉는다. 불과 10분이나 제대로 비행했을까. 하늘에서 내려다 보던 엄청난 장관이 다시 우리 눈높이로 돌아왔지만 여기서 보는 풍경도 대단했다. 스노슈즈를 신고 눈 위를 걸어 작은 폭포가 있는 지점까지 갔다. 물론 폭포는 꽁꽁 얼어 있었다. 푸른 하늘이 너무 맑아 순백의 눈과 대조가 되었다. 마지막 날에 이렇게 멋진 풍경과 맑은 하늘을 보여주다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산 속에서 여유롭게 눈 위를 거닐었다. 어제처럼 드넓은 설원은 아니었지만 오늘은 고도감이 대단했다. 날씨도 따뜻해 기분 좋은 나른함이 몰려온다. 조종사가 그만 내려 가자고 보챈다. 헬기를 타고 다시 인간 세상으로 돌아왔다. 재스퍼로 돌아오면서 빙벽 등반을 하고 있는 클라이머들을 보았다. 위핑 월(Weeping Wall)이라 불리는 폭포였는데 겨울에는 모두 얼어 붙어 아주 유명한 빙벽 등반지가 된다. 개미처럼 작게 보이는 그들의 자유로운 영혼이 부러웠다. 소금을 구하러 길가로 나온 빅혼(Bighorn) 한 마리가 우리 길을 막기도 했다. 이 모두 캐나다 로키가 우리에게 주는 보너스가 아닌가 싶었다.

 

이렇게 재스퍼에서 3일이란 시간이 꿈같이 흘러갔다. 캐나다 로키의 겨울철 모습이 내게 처음은 아니었지만, 이번 재스퍼 겨울 여행은 겨울철 로키의 강렬한 잔상을 내 뇌리에 남겨 놓았다. 우리는 그 감동을 가슴에 담은 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 아름다운 추억은 이번 여행을 함께 했던 후배나 아이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캐나다 로키에 대한 좋은 기억이 앞으로 자연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여행 요약> 20092 22일부터 2 27일까지 재스퍼(Jasper)를 다녀온 기록을 정리해 보았다. 두 아들과 특별한 체험을 공유하고자 했던 후배는 과거 언론사 카메라맨으로 활약했던 경험을 살려 그가 촬영한 동영상 기록을 KBS <세상은 넓다>에 두 편에 걸쳐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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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3.08.18 11: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설경은 또 다른 감동을 줄것 같아요...먼 친척의 유산을 물려 받은 영국 시골 할머니가 그 돈으로 헬기를 타고 평생 자기가 사는 마을을 둘러 보는 영상이 있었는데 위에서 보면 어떨까~궁금하네요...^*^

  2. 보리올 2013.08.18 13: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에서 보면 어떨지는 직접 체험하시는 것이 제일 좋을 듯 합니다. 헬기를 하나 구입하시죠. ㅎㅎㅎ

  3. 설록차 2013.08.19 18: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열심히 모으는 중인데 쬐끔 모자라네요...근데 ㅎㅎㅎ 이거 보리올님이 쓰신거 맞아요? 세상에~~~ 친구분과 밴프에는 안가시고 3일 내내 재스퍼에만 계셨나 봅니다...^^

  4. 보리올 2013.08.20 00: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여행은 재스퍼만을 염두에 두고 떠났던 겁니다. 재스퍼에서 5박 6일을 머물렀더니 정말 여유가 있더군요. 겨울에 다시 한번 가고 싶네요.

 

말린 계곡에서도 아름답기로 소문난 메디신(Medicine) 호수에서의 스노슈잉이 우리가 두 번째로 선택한 아웃도어 체험. 눈이 많은 지형에서 맨 몸으로 눈 위를 걷는 것은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 그래서 예전부터 산악 지역이나 눈이 많은 지역에서는 스노슈즈가 보편화되어 있었다. 우리 말로는 설피(雪皮)라 부른다. 연간 강설량이 10m에 이르면 적어도 4~5m의 적설량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런 환경에서 눈 위를 걷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요즘에는 그 스노슈잉이 겨울철 아웃도어를 대표하는 종목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전날도 하늘이 흐리고 눈이 내리기도 했지만 이렇게 춥지는 않았다. 이날은 수온주가 영하 20도 아래로 떨어졌다. 재스퍼 어드벤처의 가이드가 우리를 메디신 호수로 안내했다. 미니밴 안에서 면책각서에 서명을 받는다. 사고가 나도 자기들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어떤 커플이 합류해 모두 여섯 명이 가이드가 제공한 스노슈즈를 신고 호수로 들어섰다. 메디신 호수는 신설로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이런 것을 일컬어 설국(雪國)이라 하겠지. 순백의 눈은 너무나 깨끗해서 그냥 먹어도 좋을 것 같았다.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호수 뒤편에 버티고선 봉우리들이 모두 구름 속에 숨어 버려 그 위풍당당한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스노슈즈를 신었음에도 20~30cm씩 푹푹 빠지는 것은 예사다. 꽤 힘들긴 했지만 그에 반해 재미도 있었다. 이렇게 호수를 걸어서 건널 수 있다는 것도 겨울철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니겠는가. 호수 가운데 집채만한 바위 하나가 있었다. 가이드가 우리를 그 바위로 이끈다. 바위에는 고대 해양 동물의 화석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예전에 바닷속에 묻혔던 바위가 지각의 융기에 의해 여기까지 올라왔다는 의미 아닌가. 어제 말린 캐니언에서 보았던 조개 화석과도 일맥 상통하는 것이었다. 다시 드넓은 설원으로 뛰어 들었다.     

 

스노슈잉 목적지가 딱히 어디라고 정해진 곳은 없었다. 그저 시간되는대로 한참을 걷다가 심심하면 지그재그로 변화를 주고 코스가 너무 평탄하다 싶으면 호수 가장자리로 올라서곤 했다. 눈 위를 걷는 것이 보기보다 쉽지는 않았다. 숨이 턱턱 막히고 얼굴에선 김이 모락모락 났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너무 덥다고 눈 위에 누워 땀을 식히는 청춘도 있었다. 두세 시간 눈 위를 열심히 걸은 후에야 차량으로 되돌아 왔다. 모두들 기진맥진한 표정이었다. 스노슈잉은 나에게 그다지 낯설진 않지만 고국에서 온 친구들에겐 무척 신기한 체험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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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계획한 일정에서 오고 가는 날을 빼면 재스퍼에 체류하는 날짜는 고작 3. 이 귀중한 3일을 위해 어떤 프로그램을 선택할지 나름 고민에 빠졌다. 뭔가 좀 특이하고 로키에서만 가능한 아웃도어 체험이 과연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첫날 우리가 고른 액티비티는 말린 캐니언(Maligne Canyon)의 바닥으로 걸어 들어가 아래에서 협곡을 올려다 보는 아이스 워크. 캐나다 로키에서 몇 군데 아이스 워크를 할 수 있는 곳이 있지만 이곳 말린 캐니언이 단연 최고로 꼽힌다.

 

오버랜더란 대행사 가이드가 호텔에서 우리를 픽업해 말린 캐니언으로 향했다. 장화같은 신발을 신고 그 아래엔 얼음 위를 쉽게 걸을 수 있도록 고안된 스파이크 신발을 덧대 신었다. 작은 징이 박힌 덧신인데 얼음에 큰 상처를 내지 않아 마음에 들었다. 아이스 워크 출발점은 말린 캐니언 위에 놓인 여섯 개 다리 중에서 다섯 번째 다리. 협곡을 거슬러 올라 네 번째 다리를 지나 세 번째 다리 밑까지 걷는다. 그곳에 턱이 좀 높은 빙벽이 있는데 안전상 여기서 발을 돌린다.

 

아이스 워크의 묘미는 오랜 세월 격류가 바위를 깍아 만든 기기묘묘한 벽면과 여러 형태의 조각품을 우리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말 신기한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협곡으로 들어올 수 있는 시기는 겨울철뿐이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엄청난 수량이 이 협곡 사이를 흐르기 때문이다. 협곡 위에서 아래를 보면 그저 깊은 골이구나 싶은데, 아래에서 보면 이런 자연의 걸작품이 있었나 싶다. 협곡 위에서 보는 것과 협곡 아래서 보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더 장관이냐고 묻는다면 난 아무 망설임없이 겨울 협곡에 한 표를 던지련다. 그만큼 말린 협곡의 깍아지른 절벽과 그 표면에 그려진 현란한 무늬를 결코 잊을 수가 없다.

 

우리 눈에 처음 들어온 것은 지하에서 솟아나는 물줄기. 카르스트 지형에서 생성된 지하 수로를 통해 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래서 겨울철에도 이 물은 얼지 않고 일정한 수온을 유지한다고 한다. 벌레가 나무에 그린 예쁜 흔적도 있었고 협곡 벽면에서는 조그만 조개 화석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이야긴 과거 캐나다 로키가 바닷속 지층이었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조그만 동굴 입구에 둘러 앉아 차를 마셨다. 따뜻한 공기가 동굴에서 나오고 있어 제법 훈훈했다. 그 공기 속에 있는 습기가 천정에 달라 붙어 별난 세상을 만들었고, 거기서 녹은 물은 땅으로 떨어져 거꾸로 솟는 고드름을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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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3.08.17 17: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을 본지가 오래되어 밟을 때 뽀드득거리는 감촉을 다 잊어버렸어요...스노슈잉은 발을 들면서 걷는것인지 아님 발을 밀면서 걸어야 하는지요...모래 위를 걷는것 만큼 힘들것 같아요...^^

  2. 보리올 2013.08.17 23: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거긴 겨울에도 눈 보기가 어려운 모양이지요? 스노슈잉은 발 아래 커다란 덧신을 신기 때문에 어그적거리며 걷는 편입니다. 당연히 발을 들어 올리며 걷지요. 에너지 사용량이 꽤 먾습니다. 어떤 피트니스 센터에서는 다이어트 목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은 스노슈잉이 커리쿨럼에 들어있답니다.

  3. 2013.08.20 16: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리올 2013.08.18 13: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셨군요. 앨러지가 일상 생활에서 여러가지 불편을 가져다 주더군요. 저희 아이들도 봄이면 꽃가루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 합니다. 저는 향수 냄새에 무척 민감한 편이구요. 자연 환경이 좋은 곳에서 면역력을 키워 가는 수밖에 없겠네요. 조심히셔서 건강 잘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캐나다 로키의 겨울철 모습은 우리에게 그리 잘 알려져 있지는 않다. 엄청난 추위와 눈만 가득 쌓여 있는 곳이란 선입견 때문에 우리 나라에선 겨울철에 로키를 찾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그 말이 틀리진 않다.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영하 20~30도의 엄청난 추위도 있을 뿐더러 온통 순백의 눈만 펼쳐져 있는 것도 맞는 말이다. 그래서 겨울철에 로키를 찾는 것은 여간한 각오가 아니면 힘들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추위와 강설량을 마다 하지 않고 재스퍼를 찾았다. 재스퍼에서 4 5일간 체류하면서 겨울철에 즐길 수 있는 아웃도어 몇 가지를 골라 직접 체험할 작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재스퍼는 몹시 추웠다. 이런 추위 때문에 아무도 오지 않을 것 같았지만 의외로 사람들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추위가 주는 고통보다는 눈과 얼음에서 더 큰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쩌면 그런 사람들은 여름이 오는 것을 그리 반가워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재스퍼는 재스퍼 국립공원 안에 있는 조그만 마을이다. 유명세에 비해선 그리 크지 않다. 상주 인구라고 해 봐야 고작 4,500. 하지만 밴프(Banff)와 더불어 캐나다 로키 관광의 중심지 역할을 한다. 연간 2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여길 찾아온다고 한다. 숙박업과 요식업, 여행사, 선물가게 등 모든 사람들이 관광업에 종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밴프에 비해 훨씬 아담하고 호젓해서 더욱 호감이 간다.

 

호텔을 나와 먼저 시내를 둘러보았다. 예쁘게 치장한 가게와 식당, 기차역을 지났다. 어느 학교에서 아이들이 점토로 만든 작품도 보았고, 우리가 묵는 호텔 지하에 있는 야생동물 박제관도 돌아 보았다. 물론 끼니가 되면 현지 식당을 찾아 알버타 쇠고기를 요리한 정찬을 드는 즐거움도 누렸다. 우리 걸음에 여유가 묻어 있어 진짜 슬로 트래블을 하는 것 같았다. 재스퍼의 한적한 시내를 걸으며 겨울철 로키도 의외로 즐길거리가 많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날씨가 춥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오기를 꺼려 했던 우리의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겨울철 재스퍼에선 눈과 얼음이 제공하는 온갖 체험이 가능하다. 스키나 스노보드를 좋아하는 사람은 마멋 베이슨(Marmot Basin) 스키장을 찾으면 되고, 크로스 컨트리 스키나 스노슈잉은 눈덮인 호수나 평원 어디에서나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어디 그뿐인가. 헬기를 이용한 스키나 스노슈잉, 개썰매, 스노모빌(Snowmobile), 스케이트, 아이스워크(Icewalk), 얼음낚시 등도 가능하다. 모험심이 강한 사람이라면 스키나 스노슈즈를 신고 주변에 널려있는 봉우리 정상까지 욕심을 내볼 수도 있고, 빙벽에 붙어 오름짓을 즐기는 아이스 클라이밍에도 도전해 볼만 하다.

 

나에게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겨울에는 온천욕을 즐길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재스퍼 인근에 있는 미에트(Miette) 온천은 겨울철에 문을 닫기 때문이다. 접근로에 쌓이는 엄청난 눈을 사람의 힘으로 치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 아쉽다! 하늘에서 하얀 눈이 펑펑 내리는 날, 뜨거운 온천에 몸을 담그고 머리로는 눈을 맞으며 명상에 잠길 수 있는 그런 낭만이 없어진 것이다. 그렇다고 온천욕을 위해 300km를 달려 밴프까지 갈 수는 없는 일. 그저 호텔에 설치된 핫터브(Hot Tub)에 몸을 담그는 것으로 대신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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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3.08.16 08: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뻘글) 글을 올리실 때 주변의 지도도 같이 올리시면 어떨까요...저는 지도책 보는게 취미라서 가까이 있지만 벤쿠버에서 재스퍼 사이를 한눈에 본다면 (저같은 무지랭이는) 위치나 거리에 대한 이해가 더 빠를것 같아요...아님 나라 위치라도~~캐나다는 알지만 벨기에는 지도에서 주변 국가를 확인했습니다...***

  2. 보리올 2013.08.16 09: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뺄글이라 하면 곧 삭제한다는 의미인가요? 윗글을 지우시면 저도 따라 지우겠습니다. 아직 제가 블로그에 지도를 올릴 줄을 모릅니다. 지도 올리면 더 편하겠지만 글을 읽고 뜻이 있는 사람이라면 직접 찾아 보지 않을까 생각을 했지요. 한번 고민은 해 보겠습니다.

 

겨울철 낭만을 찾아 재스퍼(Jasper)로 떠나는 여행길. 기왕이면 낭만이 뚝뚝 떨어지는 기차 여행을 하기로 했다. 소걸음으로 천천히 산을 걷는 것처럼 여행도 슬로 트래블(Slow Travel)로 하기로 한 것이다. 이 여행이 성사된 것은 한국에서 후배 정용권이 캐나다 로키 겨울을 체험해 보겠다고 아들을 데리고 태평양을 건너왔기 때문이다. 아니, 그런 핑계로 캐나다에서 공부하고 있는 둘째 녀석을 보러온 것이 좀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그 덕분에 밴쿠버를 출발해 재스퍼까지 비아 레일을 타고 아주 느린 여행을 하게 된 것이다.

 

비아 레일은 과거 캐나다 철도 운송을 양분했던 캐나다 태평양 철도회사(CPR)과 캐나다 내셔널 철도회사(CN)가 운영하던 여객 부문만을 떼어내 설립한 회사다. 비아 레일에는 모두 19개 노선이 있는데 우리가 탄 캐내디언 라인은 토론토(Toronto)와 밴쿠버를 3일하고도 11시간에 달리는 가장 긴 노선이다. 그것도 이틀에 한 차례씩만 다닌다. 기차에 오르니 차장이 우리를 침대칸으로 안내하더니 샴페인 한 잔씩을 건네준다. 소위 웰컴 드링크에 기분이 좋아졌다.  

 

비아 레일은 그리 빠르게 달리지를 않는다. 재스퍼까지 직접 운전하면 승용차로 9시간 걸리는 거리를 기차는 18시간 30분이나 달린다. KTX에 익숙한 우리에겐 실로 느림보 운행을 하는 것 같다. 거짓말 좀 보태면 기차가 달리는 속도가 사람이 뛰는 속도와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해도 되겠다. 어차피 바삐 움직이기 위해 재스퍼를 찾는 것은 아니다. 평생을 빠른 템포에만 맞추어 살아온 사람들에게 이런 소걸음 인생도 때로는 필요하리라. 시간을 거꾸로 돌려 이 산속을 달리는 기차가 칙칙푹푹 하얀 연기를 내뿜는 증기기관차였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키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아이들에게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캐나다 철도의 역사적 의미에 대해 이야기할 시간이 있었다. 소위 ‘Sea to Sea’라 불리는 용어가 지니고 있는 함축적인 의미를 말이다. 캐나다 대륙을 횡단하는 철도가 한창 부설되던 시기인 1880년대에 태평양 철도 회사의 사장이었던 반 혼(Van Horne)이란 사람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이 멋진 로키의 경치를 가져다 보여줄 수 없다면 아예 사람들을 이곳으로 데려올 수밖에요.” 그의 호언장담에 장단을 맞추듯 우리도 로키로 들고 있었다

 

이 열차에는 일반 객실도 있지만 오랜 시간을 여행하는 만큼 침대칸처럼 편안하지는 않다. 침대칸을 이용하면 낮에는 라운지에 앉아서 넓은 창문을 통해 하얀 눈을 뒤집어 쓴 봉우리를 볼 수 있고, 밤이면 침대에서 두 발 뻗고 편하게 잠을 청할 수 있다. 물론 침대칸은 상당히 비싸다. 그래도 이 열차의 특색은 돔카(Dome Car)에 있지 않을까 싶다. 천장이 유리로 되어 있는 돔카에서는 360도 파노라마 조망이 가능하다. 가만히 앉아서 고개를 들고 스쳐 지나가는 황홀한 설경을 맘껏 즐기면 된다. 물론 식당칸에서 제공하는 하루 세 끼 식사도 포함되어 있다. 처음엔 무척 지루하겠다 싶었는데 마음대로 움직이며 이곳저곳 구경할 수 있어 지루할 새도 없이 목적지인 재스퍼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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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3.08.16 07: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차여행은 버스,승용차와 다른 무언가가 있는것 같아요...가슴이 두근거리는 기대같은것 말입니다... 3번째 사진) 기차여행이 즐거운 세 개구장이가 보이네요...ㅎㅎ 그런데 둠카는 따로 표를 사야하나요?

  2. 보리올 2013.08.16 09: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돔카는 따로 표를 끊지 않습니다. 승객들이 잠시 들러 바깥 세상을 구경하고 좌석으로 돌아가지요. 우리가 여행할 때는 붐비지 않아 이용에 전혀 불편이 없었습니다. 기차 여행이 낭만적이긴 하지만 너무 비싸서 선뜻 나서질 못합니다.

  3. 김기서 2013.08.18 12: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기차여행 하셨네요, 저도 한번 가볼것이라고 계획하고 있는 루트라, 재밋게 보고 갑니다.

  4. 보리올 2013.08.18 13: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거리 기차 여행, 정말 낭만적이라 생각합니다. 서두르지 마시고 여유롭게 여행하시면서 평소 놓치고 살았던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5. 해인 2013.08.21 03: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그마치 18시간 30분?... 저도 이번에 유럽을 다녀와서 기차 여행의 낭만을 즐기고 왔지만.. 18시간 30분은 조~~금 많이 긴 것 같아요.. :)

  6. 보리올 2013.08.21 03: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 캐나다는 유럽이나 한국과는 많이 다르지? 여기선 의도적으로 작정을 하고 느림보 여행을 즐길 줄 알아야 해, 천천히 여행하다 보면 뭔가 새로운 시각이 트일 거야.

  7. essis 2013.12.23 13: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궁금한게 있어서 뒤늦게 리플을 답니다.
    제가 비아레일 타고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데요.
    저 돔카는 예약이 가능한 좌석인가요 아니면 식당칸처럼 공유하는 공간인가요?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하려고 하는데 따로 돔카를 선택하는 게 없어서 여쭙습니다.
    또 economy도 economy escape, economy, economy plus 가 있던데.
    환불규정에 차이가 나는것 같은데 다른 차이는 없는지 궁금합니다.
    고맙습니다.

  8. 보리올 2013.12.23 15: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희는 침대칸에 묵었기 때문에 돔카는 무료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돔카는 예약석이 아니었거든요. 돔카에 마냥 머무르지 않고 라운지에 있다가 잠시 돔카에도 가보는 그런 식이었습니다. 이코노미 석에서 돔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운임 규정도 제가 아는 범위를 벗어나는 것 같네요. 혹시 한국에 계시면 VIA Rail 티켓팅 대리점이 있습니다. 아래로 전화하셔서 직접 물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K S Park Travel Korea : Tel.(02)3785 0127
    - The Pharos Travelartifex Corp. : Tel. (02)737 37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