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봉'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6.10.24 뚜르 드 몽블랑(TMB) 1일차 ; 플레제르 ~ 브레방 (10)
  2. 2014.04.21 부가부 주립공원 (8)

 

알프스 트레킹의 백미라 불리는 뚜르 드 몽블랑(Tour du Mont Blanc)은 꽤 유명한 코스로 종종 세계 10대 트레일 가운데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초원부터 빙하까지 다채로운 산악 풍경을 한 자리에서 볼 수가 있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높이 솟은 침봉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대자연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박한 삶과 푸른 초원을 거닐며 풀을 뜯는 소와 양들을 보노라면 여기가 선계인 듯한 생각도 들었다. 서유럽 최고봉 몽블랑(해발 4,810m)을 가운데 두고 그 둘레를 한 바퀴 도는 뚜르 드 몽블랑은 총 170km의 길이를 가진 트레일이다. 지리산 둘레길처럼 몽블랑 둘레길이라 보면 된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위스 3개국에 걸쳐 있어 산중에서 국경을 넘는다. 전구간을 돌려면 대략 10일 정도가 소요되는데, 우리는 전부 걷지는 못하고 경치가 아름다운 구간만 골라 6일에 돌았다. 어느 방향으로 걸어도 되지만 시계 반대 방향으로 걷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첫날 일정은 브레방(Brevent) 쪽으로 잡았다. 샤모니 마을에서 아르브(Arve) 강을 따라 한 시간 가까이 걸어 플레제르(Flegere)로 오르는 케이블카를 탔다. 그 덕분에 해발 1,894m까진 너무 쉽게 올랐다. 샤모니 마을 뒤편으로 몽블랑 정상이 한 눈에 들어왔다. 플랑프라(Planpraz)로 향하는 산길 어디에서나 시선을 왼쪽으로 조금 돌리면 몽블랑이 거기 있었다. 이 가슴 떨리는 풍경에 마음이 너무나 행복했다. 플랑프라에서 샌드위치로 점심을 해결하고 해발 2,525m의 브레방으로 오른다. 플랑프라가 해발 1,999m에 있으니 우리 위로 빤히 보이는 브레방까지 그래도 500m를 올려야 했다. 브레방 뒤쪽으로는 녹지 않은 눈이 있었고 암벽에 설치된 사다리도 타야 했다. 경사가 제법 가파르긴 했지만 그리 힘든 구간은 아니었다. 브레방 정상에 섰다. 몽블랑이 바로 눈 앞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 장관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케이블카로 올라와 정상은 꽤나 붐볐다. 샤모니까진 케이블카와 곤돌라를 이용해 편하게 내려왔다.

 

 

아르브 강을 따라 평화로운 오솔길을 한 시간 가량 걸어 플레제르 케이블카 탑승장에 도착했다.

 

 

 

 

 

 

플레제르에서 플랑프라로 가는 두 시간의 여정은 몽블랑의 위용과 그 주변 능선의 장쾌함 덕분에

참으로 가슴 떨리는 시간이었다.

 

 주요 산행로에는 이정표가 잘 정비되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거의 없었다.

 

 

 

풀밭에 앉아 점심을 먹은 플랑프라. 몽블랑을 바라보는 조망도 뛰어나지만, 패러글라이딩 할공장으로도 유명하다.

 

 

제법 가파른 경사면을 타고 플랑프라에서 브레방으로 오르고 있다.

 

 

브레방으로 오르면서 산에서 만난 아이벡스(Ibex)와 마멋.

사람을 그리 무서워 않고 오히려 우리를 물끄러미 바라다 보았다.

 

 

브레방 정상 뒤로는 아직 눈이 녹지 않았고 다소 가파른 암벽 지대도 나와 발길에 조심을 기해야 했다.

 

 

해발 2,525m의 브레방 정상.

여기선 몽블랑 정상이 지척으로 바라다 보이기 때문에 몽블랑 조망이 가장 좋은 곳으로 꼽힌다.

 

브레방에서 플랑프라까지는 케이블카, 이어 플랑프라에서 샤모니는 곤돌라를 이용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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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치앤치즈 2016.10.28 00: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이 그냥 전부 예술입니다. 경상도 말로 끝내줍니다.ㅎ
    보리올님은 그냥 취미로 여행다니며 사진을 찍는 분이 아니라, 전문 산악인이자 예술사진 전문가 같은데요.^^
    덕분에 저같은 보통 사람들은 가기 힘든 곳까지 정말 구경 잘하고 있습니다.

  2. justin 2016.11.03 19: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정말 왜 이곳을 갔다오신 어르신들이 샤모니샤모니, 몽블랑몽블랑 하셨는지 알 것 같아요. 어디서 어떻게 찍어도 모든 사진이 소위 요즘 말하는 인생샷이겠어요! 감탄을 금치 못 하겠습니다!!!

    • 보리올 2016.11.04 01: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누가 그렇게 호들갑을 떨었을까? 풍경이 멋진 곳은 맞지. 인생샷이라 하긴 좀 그렇지만 누구나 굉장한 사진을 얻을 수 있는 곳이고.

  3. 양희철 2017.07.24 15: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년에 캐나다여행을 가기전에 우보천리님 블로그 글을 읽고 많은 지식을 쌓고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제가 가보지 못한산들도 직접 등산하신 사진들은.. 보는 것만으로 가슴벅차게 했습니다. 조회수를 의식한 블로그가 아니라 진정한 필요로하는 산에대한 이야기들이 이곳에 올때마가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네요^^ 저희부부는 캐나다로키쪽도 기억에 많이 남았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곳은 BC주의 글레이셔 국립공원의 아봇릿지가 가장 인상적이였습니다^^ 알프스여행을 준비중에 있는데 공부해야 될 것이 꽤 많네요.. 취리히에서 시작해서 융푸라우, 마터호른, TMB 10일간의 여정을 계획중에 있는데요 가용시간에 어떻게 최고의 풍경을 보러 사용해야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 보리올 2017.07.24 20: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양 선생님! 제가 블로그를 하면서 최고의 찬사를 들은 것 같습니다. 제 경험이 누군가에게 조그만 도움이 된다면 이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늘 즐겁고 건강하게 여행하시길 바랍니다.

 

부가부(Bugaboo)는 엄청난 바위산을 지칭한다. 클라이머들의 가슴을 들끓게 만드는 거대한 암벽들이 있는 곳이라 북미에선 요세미티와 버금간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접근성에서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호젓하게 등반을 원하는 바위꾼들이 가끔 찾는 곳이다. <일요다큐 산> 촬영에 앞서 사전 답사를 한답시고 소문으로나 들었던 곳을 내 발로 직접 걷게 되었으니 그 감격을 뭐라 표현할 수 있을까. 부가부 주립공원은 현지에선 바가부라 불리는데, 우리에겐 이미 부가부란 지명으로 알려진 곳이라 여기서도 부가부라 적는다.   

 

부가부는 컬럼비아 강을 사이에 두고 로키 산맥과 마주보고 있으니 엄밀히 말하면 캐나다 로키 산맥에 속하진 않는다. 브리티시 컬럼비아(BC) 주의 주요 산맥 중에 하나인 퍼셀 산맥(Purcell Mountains)에 속해 있다. 석회암으로 구성된 로키산맥과는 달리 부가부는 주로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부가부(3,176m), 스노패치(3,063m), 하우저(3,398m), 피젼(3,124m) 등 해발 3,000m가 넘는 침봉들이 즐비한 까닭에 전세계 클라이머들의 주목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원정대를 꾸려 여기를 찾을 정도이니 가히 클라이머들의 메카라 부를만했다.

 

침봉들이 모여 있는 언저리에 콘래드 케인(Conrad Kain) 산장이 있다. 우리의 부가부 산행 목적지였다. 주차장에서 산장까지는 5km 거리에 등반고도는 720m. 배낭의 무게에 따라 2시간에서 3시간이 소요된다. 차를 세우고 그 주위를 철망으로 감싸야 했다. 여기 서식하는 다람쥐들이 고무 배관이나 바퀴를 갉아 먹기 때문이다. 개울을 따라 평탄한 숲길을 걷다가 갑자기 경사가 가팔라졌다. 숲길을 벗어나면 하늘이 열리며 시야가 탁 트인다. 하얀 빙하와 시커먼 침봉들이 우리 눈앞에 나타났다.  그 중에서 부가부 빙하에 둘러싸인 하운드스 투스(Hound’s Tooth)가 단연 압권이었다. ‘사냥개의 이빨이란 별난 이름을 가진만큼 그 생김새도 독특하게 생겼다.

 

가끔 로프가 매어진 벼랑길을 걷기도 하고 때론 사다리를 타고 오르기도 했다. 발걸음만 조심하면 그리 어려운 코스는 아니었다. 해발 2,230m의 높이에 있는 산장에 도착해 오르막을 멈추었다. 헬리콥터가 산장으로 뭔가를 실어 나르고 있었다. 가픈 숨을 진정시키며 사방을 둘러보았다. 파노라마 풍경이 대단했다. 멀리 로키 산맥의 연봉이 모습을 드러내고, 뒤로는 오늘날 부가부의 명성을 있게 한 침봉 몇 개가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었다. 그 광경에 감탄사가 절로 새어 나왔다. 역시 부가부다웠다. 날씨까지 맑아 산장을 내려서는 우리 발걸음이 무척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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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4.04.22 14: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포터로 열심히 활약했던 시절이 그립습니다. 아마 제가 등산하면서 가장 큰 배낭을 짊어지고 올라갔다가 내려온 산이 아닐까 싶습니다.

    • 보리올 2014.04.22 15: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무거운 등짐을 지고 뒤쫓아 오느라 고생이 많았지. 그 덕분에 우린 쉽게 촬영을 마쳤고. 나중엔 다 아름다운 추억이란다.

  2. 설록차 2014.04.24 19: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 덮힌 산도 좋지만 푸릇푸릇 나무가 보이는 것도 보기 좋습니다..
    산이 살아 있는듯한 느낌이 들어요...^^

    • 보리올 2014.04.25 01: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푸른 초목이 우거진 것이 아무래도 우리가 생각하는 산 본연의 모습이겠지요. 안타깝게도 푸른 색을 볼 수 있는 시기가 일 년에 반도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눈에 덮혀 있다 보면 됩니다.

    • 설록차 2015.05.17 05: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빨랫대(?)에 매달아 놓은 배낭..철망으로 바퀴를 감싼 자동차..재미있습니다...
      산장에서 보는 경치, 진짜 멋질 것 같아요...

    • 보리올 2015.05.18 05: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빨랫대에 매달아 놓은 배낭이라뇨? 어디에 빨랫대가 있고 배낭이 있는지 한참을 찾았지만 실패했습니다. 혹시 헬기가 끌고 가는 포대를 말씀하시는지요?

    • 설록차 2015.05.18 08:28  댓글주소  수정/삭제

      2014/5/21 포스팅 하신 '부가부 주립공원'14 번째 사진에서 봤는데요...산동물이 장난치지 못하게 배낭을 매달아 둔다고 생각했습니다만...아닌가 봐요..

    • 보리올 2015.05.18 08: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다른 포스팅에 있는 사진을 말씀하셨군요. 전 여기에 그런 사진이 있는 줄 알았죠. 야영장에 배낭을 보관하는 것은 통상 베어 폴(Bear Pole)이라 해서 곰의 팔이 닿지 않는 3m 정도 높이로 배낭을 매다는데 이건 너무 낮아 용처를 잘 모르겠습니다. 다시 가면 물어보도록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