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래드 케인 산장'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4.05.21 부가부 주립공원(Bugaboo Provincial Park) (12)
  2. 2014.04.21 부가부 주립공원 (8)

 

우리에겐 부가부란 지명으로 알려진 곳이지만 현지에선 모두 바가부 부르는 주립공원은 브리티시 컬럼비아(BC) 남동쪽의 퍼셀 산맥(Purcell Mountains) 자리잡고 있다. 로키 산맥과는 컬럼비아 강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마주보고 있다. 1971 주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콘래드 케인(Conrad Kain) 산장에 근무하는 관리인에게 부가부란 단어의 의미를 물어 보았다. 콘래드 케인이란 산악인이 부가부를 오르면서 힘들고 어렵다는 의미에서 부가부라고 외친 것이 유래가 되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영어 사전에 도깨비란 의미가 있는 것을 보면 마음대로 안되는 상황을 표현한 말이 아닐까 싶다.

 

부가부 주립공원에는 화강암 침봉들이 산재해 있다. 부가부(3,176m), 스노패치(3,063m), 하우저(3,398m), 피젼(3,124m) 해발 3,000m 넘는 침봉들이 즐비하지만 우리는 클라이밍을 하러 이곳에 것은 아니다. 스노패치 아래에 있는 산장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 가까운 침봉 하나를 걸어 오를 예정이었다. 산장은 미리 예약을 마쳤다. 주차장에서 산장까지는 5km 거리에 등반고도 720m. 등짐 무게에 따라 2시간에서 3시간이 소요된다. 이곳 주차장에선 부가부에서만 경험할 있는 일이 하나 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주차한 차를 보호하기 위해 차량 주위로 철망을 두르고 나무와 돌로 꾹꾹 눌러 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람쥐같은 야생 동물이 타이어나 연료계통의 고무를 갉아먹어 차가 주저앉을 있기 때문이다.   

 

산장으로 오르는 산길에는 눈이 모두 녹아 어려움은 없었다. 졸졸 흘러 내리는 개울을 따라 평탄한 숲길을 걷다가 갑자기 경사가 가팔라졌다. 숲길을 벗어나면 하늘이 열리면서 시야가 트인다. 부가부 빙하에 둘러싸인 하운드스 투스(Hound’s Tooth) 단연 압권으로다가온다. ‘사냥개의 이빨이란 별난 이름을 가진 만큼 생김새도 독특하게 생겼다. 로프가 매어진 벼랑길을 걷기도 하고 때론 사다리를 타고 오르기도 했다. 발걸음만 조심하면 그리 어려운 코스는 아니었다. 아이들과 보조를 맞추며 걷다가 어려운 구간에선 손을 붙잡고 걸었다. 아이들은 벼랑길도 태연하게 걷는데 오히려 어른들이 조바심을 내는 같았다.

 

 

 

 

 

 

 

 

해발 2,230m 높이에 있는 콘래드 케인 산장에 닿았다. 산장은 1972 캐나다산악회(ACC) 지었고 관리인이 상주하고 있다. 1층은 주방과 식당이고 2층과 3층은 숙소로 쓴다. 관리인이 반갑게 악수를 청하며 산장 규칙을 설명한다. 전기나 가스도 맘껏 있고 그릇이나 수저도 사용할 있다. , 우리가 만든  쓰레기는 모두 우리가 가지고 내려가야 한다. 최소한의 룰만 지키면 편히 지낼 만했다. 산장엔 클라이머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우리도 자리를 잡고 저녁을 지어 먹었다. 테이블에선  성공적으로 등반을 마치고 내일 하산한다는 젊은이들이 맥주 파티를 벌여 조금 소란하기도 했다. 부가부에서의 하룻밤에 가슴이 설레는지 쉽게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사실 부가부에는 클라이밍이 아닌 하이킹 목적의 등산로는 그리 많지 않다. 초등생이 가기엔 무리란 판단이 아이들은 산장에 남기고 대장과 둘이서 가까운 침봉을 하나 오르기로 했다. 물길을 따라 푸른 이끼와 갖가지 야생화가 만발한 천상화원을 지나 애플비 야영장을 올랐다. 텐트 십수 동이 여기저기 자리잡고 있었고 웃통을 벗어 던지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클라이머 명을 만났다. 야영장을 지나 이스트 포스트 침봉(2,728m)으로 향했다. 이스트 포스트와 크레슨트 사이에 있는 안부로 먼저 올라서야 했다. 여기서부터는 크고 작은 바위를 부여잡고 조심스럽게 기어 올라야 했다. 로프가 없어도 충분히 오를만 했다. 경사가 심한 바위를 기어올라 정상에 섰다. 멀리 로키 산맥의 연봉이, 가까이로는 부가부 침봉들이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부가부의 진면목을 가까이서 있는 순간이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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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버크하우스 2014.05.21 14: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가요. 좋은 하루 되세요 ^^

    • 보리올 2014.05.21 17: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격려의 말씀 고맙습니다. 남자와 여자의 심리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셨더군요. 님의 블로그에서 배울 것이 많을 것 같습니다.

  2. 설록차 2015.05.12 17: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째 이리 멋진 곳이 많단 말입니까~
    꼭 한번 가보고 싶어요..

    • 보리올 2015.05.13 00: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여긴 클라이머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하이커들도 가끔은 오기도 하지요. 이런 곳에 텐트를 치고 며칠 시간을 보내면 그것이 바로 신선놀음 아니겠습니까.

  3. 김치앤치즈 2016.12.14 01: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확실히 하이킹하기에는 좀 힘들어 보입니다.
    마지막 사진에서 보리올님은 어느쪽인가요? ㅎ

  4. justin 2018.07.21 11: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이게 언제적 산행인건지! 저때 배낭 무게가 아직도 느껴지는 것 같아요~ 저도 아버지와 대장님과 침봉을 꼭 오르고 싶었는데 그 소원은 이제 아버지와 아들과 함께 풀어야겠네요~!

    • 보리올 2018.07.23 00: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길 오르고 싶으면 언제든 캐나다로 오면 되지. 부가부는 자주 찾는 편은 아니다만 가끔 생각이 나는구나. 캐나다에서 언제 여름을 맞을지 모르겠다.

  5. 바다 2019.02.08 16: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t산의 융장함과 등산객의 건겅험이 정말 좋습니다!!

    • 보리올 2019.02.09 03: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부가부는 암벽 등반으로 워낙 유명한 곳이라 산세가 꽤나 웅장한 편이죠. 튼튼한 두 다리를 갖고 계시면 언제 한 번 찾아가시길 권합니다.

 

부가부(Bugaboo)는 엄청난 바위산을 지칭한다. 클라이머들의 가슴을 들끓게 만드는 거대한 암벽들이 있는 곳이라 북미에선 요세미티와 버금간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접근성에서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호젓하게 등반을 원하는 바위꾼들이 가끔 찾는 곳이다. <일요다큐 산> 촬영에 앞서 사전 답사를 한답시고 소문으로나 들었던 곳을 내 발로 직접 걷게 되었으니 그 감격을 뭐라 표현할 수 있을까. 부가부 주립공원은 현지에선 바가부라 불리는데, 우리에겐 이미 부가부란 지명으로 알려진 곳이라 여기서도 부가부라 적는다.   

 

부가부는 컬럼비아 강을 사이에 두고 로키 산맥과 마주보고 있으니 엄밀히 말하면 캐나다 로키 산맥에 속하진 않는다. 브리티시 컬럼비아(BC) 주의 주요 산맥 중에 하나인 퍼셀 산맥(Purcell Mountains)에 속해 있다. 석회암으로 구성된 로키산맥과는 달리 부가부는 주로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부가부(3,176m), 스노패치(3,063m), 하우저(3,398m), 피젼(3,124m) 등 해발 3,000m가 넘는 침봉들이 즐비한 까닭에 전세계 클라이머들의 주목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원정대를 꾸려 여기를 찾을 정도이니 가히 클라이머들의 메카라 부를만했다.

 

침봉들이 모여 있는 언저리에 콘래드 케인(Conrad Kain) 산장이 있다. 우리의 부가부 산행 목적지였다. 주차장에서 산장까지는 5km 거리에 등반고도는 720m. 배낭의 무게에 따라 2시간에서 3시간이 소요된다. 차를 세우고 그 주위를 철망으로 감싸야 했다. 여기 서식하는 다람쥐들이 고무 배관이나 바퀴를 갉아 먹기 때문이다. 개울을 따라 평탄한 숲길을 걷다가 갑자기 경사가 가팔라졌다. 숲길을 벗어나면 하늘이 열리며 시야가 탁 트인다. 하얀 빙하와 시커먼 침봉들이 우리 눈앞에 나타났다.  그 중에서 부가부 빙하에 둘러싸인 하운드스 투스(Hound’s Tooth)가 단연 압권이었다. ‘사냥개의 이빨이란 별난 이름을 가진만큼 그 생김새도 독특하게 생겼다.

 

가끔 로프가 매어진 벼랑길을 걷기도 하고 때론 사다리를 타고 오르기도 했다. 발걸음만 조심하면 그리 어려운 코스는 아니었다. 해발 2,230m의 높이에 있는 산장에 도착해 오르막을 멈추었다. 헬리콥터가 산장으로 뭔가를 실어 나르고 있었다. 가픈 숨을 진정시키며 사방을 둘러보았다. 파노라마 풍경이 대단했다. 멀리 로키 산맥의 연봉이 모습을 드러내고, 뒤로는 오늘날 부가부의 명성을 있게 한 침봉 몇 개가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었다. 그 광경에 감탄사가 절로 새어 나왔다. 역시 부가부다웠다. 날씨까지 맑아 산장을 내려서는 우리 발걸음이 무척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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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4.04.22 14: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포터로 열심히 활약했던 시절이 그립습니다. 아마 제가 등산하면서 가장 큰 배낭을 짊어지고 올라갔다가 내려온 산이 아닐까 싶습니다.

    • 보리올 2014.04.22 15: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무거운 등짐을 지고 뒤쫓아 오느라 고생이 많았지. 그 덕분에 우린 쉽게 촬영을 마쳤고. 나중엔 다 아름다운 추억이란다.

  2. 설록차 2014.04.24 19: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 덮힌 산도 좋지만 푸릇푸릇 나무가 보이는 것도 보기 좋습니다..
    산이 살아 있는듯한 느낌이 들어요...^^

    • 보리올 2014.04.25 01: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푸른 초목이 우거진 것이 아무래도 우리가 생각하는 산 본연의 모습이겠지요. 안타깝게도 푸른 색을 볼 수 있는 시기가 일 년에 반도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눈에 덮혀 있다 보면 됩니다.

    • 설록차 2015.05.17 05: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빨랫대(?)에 매달아 놓은 배낭..철망으로 바퀴를 감싼 자동차..재미있습니다...
      산장에서 보는 경치, 진짜 멋질 것 같아요...

    • 보리올 2015.05.18 05: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빨랫대에 매달아 놓은 배낭이라뇨? 어디에 빨랫대가 있고 배낭이 있는지 한참을 찾았지만 실패했습니다. 혹시 헬기가 끌고 가는 포대를 말씀하시는지요?

    • 설록차 2015.05.18 08: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2014/5/21 포스팅 하신 '부가부 주립공원'14 번째 사진에서 봤는데요...산동물이 장난치지 못하게 배낭을 매달아 둔다고 생각했습니다만...아닌가 봐요..

    • 보리올 2015.05.18 08: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다른 포스팅에 있는 사진을 말씀하셨군요. 전 여기에 그런 사진이 있는 줄 알았죠. 야영장에 배낭을 보관하는 것은 통상 베어 폴(Bear Pole)이라 해서 곰의 팔이 닿지 않는 3m 정도 높이로 배낭을 매다는데 이건 너무 낮아 용처를 잘 모르겠습니다. 다시 가면 물어보도록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