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로키 산맥 아래에 있는 엘크포드(Elkford)까지 찍었으니 이제 쿠트니 산골마을 순례를 시작했던 레벨스톡(Revelstoke)으로 돌아간다. 엘크포드를 나와 3번 하이웨이와 6번 하이웨이를 달려 도착한 곳은 설컥 산맥(Selkerk Mountains)의 품에 안겨 있는 넬슨(Nelson)이었다. 두 도시는 400km나 떨어져 있어 거의 다섯 시간이 걸렸다. 넬슨은 인구가 11,000명에 가까운, 웨스트 쿠트니(West Kootenay) 지역에선 가장 큰 도시다. 1886년 이 지역에서 은이 발견되면서 실버 러시(Silver Rush) 덕으로 탄생한 도시라서 당시의 번영을 보여주는 고색창연한 헤리티지 건물들이 많았다. 베이커 스트리트(Baker Street)와 버논 스트리트(Vernon Street)를 중심으로 느긋하게 돌아다니며 넬슨의 도심 풍경에 빠져들었다. 이 산골마을에서 고풍스러운 건물 외에 내게 매력적으로 다가온 건 건물 외벽에 그려진 벽화였다. 도시 전체가 예술 마을을 표방하고 있다는 듯, 어느 골목을 가나 수준 높은 벽화가 나타나 나그네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이는 넬슨에서 매년 개최하는 국제 벽화 축제에 출품했던 작품이라 했다. 이런 곳이라면 여기서 한두 달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실버 러시 당시의 풍족함과 고풍스러움이 엿보이는 넬슨의 도심 풍경

 

여유롭게 도심을 거닐며 산악 풍경을 배경으로 서있는 건물들을 찾아보았다.

 

도심을 관통하는 대로나 골목에도 예술 도시를 표방하는 설치물들이 눈에 띄었다.

 

넬슨 도심의 뒷골목에서 발견한 벽화 가운데는 예술 감각이 뛰어난 작품들이 많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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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하이웨이를 달려 브리티시 컬럼비아(BC) 주에서 알버타(Alberta) 주로 넘어가기 직전에 나오는 스파우드(Sparwood)에서 43번 하이웨이로 갈아탔다. 32km를 북으로 달려 엘크포드(Elkford)에 닿았다. 내가 계획한 쿠트니 로키 산골마을 순례코스에서 가장 멀리 있는 마을에 도착한 것이다. 엘크포드는 인구 3,000명에 가까운 도시로 산골마을치고는 제법 규모가 있었다. 주민들은 대부분 인근에 있는 다섯 개 탄광에서 일하거나 그와 연관된 서비스 분야에 종사한다고 했다. 엘크 밸리(Elk Valley)를 따라 산 속으로 깊이 들어온 덕분에 각종 아웃도어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은 무척 좋아 보였다. 먼저 마을을 관통해 흐르는 엘크 강을 따라 산책에 나섰다. 마주치는 사람도 없어 실로 한적하기 짝이 없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에 초록빛 넘치는 주변 환경이 너무나 여유로웠다. 영롱한 울음소리로 내 시선을 끄는 작은 새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시골마을을 연출했다.

 

와피티(Wapiti) 산기슭에 있는 엘크포드 마운틴 워크(Elkford Mountain Walk)도 좀 걸었다. 전구간을 걷지는 않고 두 시간가량 가벼운 산책을 한 것이다. 이 코스는 크랜브룩(Cranbrook)에서 로키 산맥의 대륙분수령에 해당하는 엘크 패스(Elk Pass)까지 이어지는 198km 길이의 엘크 밸리 트레일에 속하며, 동시에 캐나다를 횡단하는 그레이트 트레일(The Great Trail)의 일부이기도 했다. 여기도 인적이 없는 적막강산이라 마음은 편했지만 길이 복잡한 숲 속에선 약간 겁도 났다. 더구나 수령이 적은 재생림으로 되어 있어 숲도 별로였고, 야생화도 많지 않았다. 차를 몰고 외곽으로 드라이브에 나섰다. 엘크 강을 건너 포딩 리버 로드(Fording River Road)를 달리다 주변 산세를 둘러볼 수 있는 전망대에서 시간을 보냈다. 엘크포드로 돌아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에서 하루 묵었다. 간단하게 저녁 식사를 마치곤 마을로 나가 호텔에 있는 펍에서 맥주 한 잔을 마셨다. 마을 술꾼들의 집합소인 듯 꽤나 시끄러웠다.

 

43번 하이웨이를 달리다 엘크포드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표지판을 발견했다.

 

푸르름이 넘치는 엘크 강 둑방길을 따라 여유로운 산책을 즐겼다.

 

와피티 산자락에 마련된 엘크포드 마운틴 워크를 걸었지만 인상에 남는 것은 겨의 없었다.

 

포딩 리버 로드로 드라이브를 나갔다가 시원한 산악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엘크포드시에서 운영하는 캠핑장 시설은 별로였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를 피해 몰려든 사람들로 꽤 붐볐다.

 

엘크포드 모터 인이란 호텔의 펍에서 맥주 한 잔 하는 여유도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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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지피아 2021.10.05 07: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쏘렌토를 보니 반갑네요, 와인과 흑맥주 좋습니다^&^

    • 보리올 2021.10.06 01: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반갑습니다. 캠핑장에서 야영하면서 와인이나 맥주 한잔 정말 좋지요. 근데 차량 엠블럼도 보이지 않는데 쏘렌토인줄 아시네요. 대단하십니다.

 

 

로키 산맥(Rocky Mountains) 깊은 산중에 자리잡은 아일랜드 호수에 세워진 아일랜드 레이크 로지(Island Lake Lodge)를 찾았다. 퍼니(Fernie)에서 14km 정도 떨어져 있는, 이 인근에선 꽤 고급스러운 숙소다. 통나무로 지어진 네 채의 로지에 26개의 게스트 룸이 구비되어 있고, 레스토랑과 스파는 별도 건물에 위치한다. 사실 나는 이 로지에 머물 형편이 되지 못 해 산 아래에 있는 마운트 퍼니 주립공원 캠핑장에 묵으며 로지를 두 번씩이나 오게 되었다. 로지에서 내려서면 바로 아일랜드 호수가 나온다. 호수를 한 바퀴 도는 아일랜드 레이크 트레일(Island Lake Trail)을 따라 걸었다. 길이가 2km에 아주 쉬운 코스였지만, 풍경에 취해 늦장을 부렸더니 한 시간이 훨씬 더 걸렸다. 발걸음을 멈추는 곳마다 맑은 호수 위로 울창한 숲과 잿빛 돌산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늘로 솟은 나무와 봉우리들에 에워싸인 고립된 지역이라 마치 절해고도에 갇혔다는 느낌도 들었다. 현대인들이 받는 수많은 스트레스를 떨치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싶었다.

 

팬데믹으로 아일랜드 레이크 로지로 드는 길목에 체크 포인트가 생겨 차량 숫자를 통제하고 있었다.

 

깊은 산속에 자리잡은 로지 건물. 통나무로 지은 건물 네 채가 전부였다.

 

로지 주변에 설치된 트레일 이정표

 

코로나 바이러스로 여기도 2m 간격 유지를 무스 길이만큼 떨어지라고 표현했다.

 

로지에서 호수로 내려서니 로지 투숙객들이 제각각 호수 풍경을 가슴에 담고 있었다.

 

아일랜드 레이크 트레일을 걸으며 눈에 들어온 풍경에 도시 생활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절로 사라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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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orewoogie 2021.09.30 08: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ㅠㅠ 진짜 이런 환경이라면 너무 좋죠 ㅠㅠ

    살고싶네요 저기서

    잘 보고 구독하고 갑니다^^

    • 보리올 2021.10.01 06: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청정한 자연은 우리 마음을 편하게 합니다만 여기서 오래 살아야 한다면 도망칠 사람이 많을텐데요. 자연이 그리우면 가끔 한번씩 찾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쿠트니 로키 품에 안겨 있는 산골마을 순례에 나서며 가장 기대가 컸던 곳이 퍼니(Fernie)였다. 브리티시 컬럼비아(BC) 주에선 자연 경관이 뛰어나고 산악 활동이 왕성한 곳이란 이야기를 산악 교육을 함께 받은 젋은 친구에게서 귀에 따갑게 들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3번 하이웨이를 타고 퍼니를 지나친 적은 많았지만, 한 번도 퍼니에서 차를 멈추거나 묵은 적은 없었다. 이번에는 마운트 퍼니 주립공원에 텐트를 치고 캠핑을 하면서 여유롭게 퍼니를 둘러볼 수 있었다. 이스트 쿠트니(East Kootenay)의 엘크 밸리(Elk Valley)에 소재한 퍼니는 광역으로 약 7,200명의 인구를 가지고 있다. 산골마을치고는 규모가 큰 편이다. 2번 애비뉴를 따라 걸으며 먼저 도심을 둘러보았다. 눈에 띄는 건물이나 주택은 없었지만 건축물 뒤로 웅장한 산세가 배경을 이루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쓰리 시스터즈(The Three Sisters)와 마운트 프록터(Mount Proctor)는 이 도시 배경으론 최고였다. 도심 구경을 마치곤 디스크 골프(Disc Golf)와 테니스를 즐길 수 있는 제임스 화이트 공원(James White Park)에서 산책을 즐겼다. 퍼니 알파인 리조트(Fernie Alpine Resort)도 일견하고, 마운트 퍼니 주립공원에 있는 짧은 트레일 몇 개를 연결해 홀로 걷기도 했다. 꽤나 정감이 가는 마을이란 것을 부인할 수 없었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퍼니 다운타운을  2번 애비뉴를 따라 둘러보았다.  어디서나 낮은 건물 뒤로 펼쳐진 산악 풍경이 눈에 띄었다.

 

엘크 강(Elk River)을 따라 조성된 제임스 화이트 공원은 디스크 골프로 유명하다.

 

퍼니 알파인 리조트엔 여름철이라 사람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한산했다.

 

마운트 퍼니 주립공원에서 캠핑을 하며 그 주변에 있는 트레일 몇 개를 걷는 행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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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트니 강(Kootenay River) 서쪽에 자리잡은 크랜브룩(Cranbrook)은 이스트 쿠트니(East Kootenay) 지역에선 가장 큰 도시다. 광역으로 치면 26,000명의 인구를 가지고 있으니 산골 마을로는 굉장한 규모다. 철도 외에도 93, 95번 하이웨이와 3번 하이웨이가 지나는 교통 요충지라 그럴 것이다. 지형적으론 서쪽에 퍼셀 산맥(Purcell Mountains), 북동쪽엔 로키 산맥이 버티고 있어 자연 경관도 수려한 편이다. 크랜브룩 서쪽에 위치한 엘리자베스 호수(Elizabeth Lake)부터 둘러보았다. 늪지가 넓게 분포해 각종 철새를 포함한 야생동물들이 많이 목격되는 곳으로 소문이 났다. 호숫가를 따라 1km도 되지 않는 짧은 트레일이 몇 개 조성되어 있었다. 조류관찰대도 마련되어 있었지만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오리 몇 마리가 전부였다. 도심으로 이동했다. 다른 마을에 비해선 확실히 규모가 컸다. 몇 번 다녀간 곳인데도 눈에 익은 건물은 많지 않았다. 전몰장병 위령탑과 시청사, 소방서 건물 등을 지나쳤다. 붉은 벽돌을 사용한 건물에선 제법 고풍스러운 느낌이 흘렀다. 맥스(Max’s)란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려고 안으로 들었으나,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로 안에선 마실 수 없다고 해서 모처럼 인도에 설치된 벤치에 앉아 지나는 사람을 구경하며 여유를 부렸다.

 

철새보호구역으로 알려진 엘리자베스 호숫가를 따라 산책에 나섰다.

 

곳곳에 조류관찰대가 설치되어 있었으나 눈에 들어온 철새는 없었다.

 

베이커 스트리트(Baker Street)를 중심으로 다운타운을 둘러보았다. 시청, 소방서 등 많은 건물들이 붉은 벽돌을 사용한 것이 특이했다.

 

예전에 방문한 적이 있던 카페, 쿠트니 로스팅 컴패니(Kootenay Roasting Company)

 

맥스란 카페에서 커피를 테이크아웃해서 벤치에 앉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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