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 마운틴 캠페인'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3.02 마칼루 하이 베이스 캠프 <1>
  2. 2013.01.11 안나푸르나 북면 베이스 캠프 <7>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다는 마칼루(Makalu, 해발 8,463m)하이 베이스 캠프를 청소하기 위해 한왕용 대장의 <클린 마운틴 캠페인> 다시 참여를 했다. 마칼루에 이르는 길은 에베레스트나 로체에서 그리 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다르다. 다른 8,000m급 고봉에 비해 베이스 캠프의 고도도 상당히 높다. 그럼에도 이 캠페인에 참가한 인원 14명의 평균 연령은 엄청 높았다. 한 대장으로선 좀 걱정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도 평생을 산과 더불어 살아 오신 분들이니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선 현명하게 잘 판단하리라 믿었다.

 

마칼루는 에베레스트 동쪽으로 불과 27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그런데도 에베레스트와 로체가 있는 쿰부 지역을 지나지 않는다. 가장 보편적인 접근 방법은 카트만두에서 툼링타르(Tumlingtar)까지 비행기로 이동한 , 멀리 동쪽으로 돌아 들어가는 것이다. 에베레스트나 안나푸르나 가는 길처럼 로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길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카트만두를 떠나면서부터 매일 텐트를 쳐야 했고, 속에서 빗방울과 싸락눈을 피해야 했다. 그래도 그것은 낭만이 있어 좋았다.

 

마칼루에 이르는 길은 적잖은 다리품을 요구한다. 어렵사리 올라온 고도를 뚝 떨어뜨려 두 개나 되는 강을 건너야 하고, 중간에 해발 4,170m의 십튼 라(Shipton La)를 넘어야 한다. 초반부터 고산병 증세로 힘이 드는데, 정작 문제는 그 다음이다. 바룬(Barun) 강을 따라 베이스 캠프로 다가갈수록 양옆 벼랑에서 떨어져 내리는 낙석도 겁났지만, 지겹게 걸어 올라야 하는 빙하 위 너덜지대는 갈수록 점입가경이었다. 지금 생각을 해도 한숨이 절로 나오는 그런 곳이었다.

 

카트만두에서 하루를 묵은 안나푸르나 호텔을 떠나 공항으로 갔다. 오전 11시발 툼링타르행15인승 고르카(Gorkha) 항공기를 타기 위해서다. 출발시각이 지났음에도 아무런 안내가 없다가 12시 반이 되어서야 비행기가 늦어진다고 이야길 한다. 누가 매점에서 맥주를 사다가 나누어 준다. 얼마에 샀냐고 물었더니 캔당 150루피. 하지만 그 뒤에 간 한 대장은 100루피에 샀다. 그 다음 사람은 다시 150루피. 마지막 사람은 135루피. 도대체 맥주 가격이 왜 널 뛰듯 하는지 궁금했지만 직접 물어보지는 못했다. ‘엿장수 맘대로가 정답 아닌가 싶었다. 산에 들기도 전에 취기로 머리가 띵해졌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오후 1시가 넘어 비행기에 올랐다.

 

공항 청사라 보기엔 너무 허술한 툼링타르 공항에 비행기가 내렸다. 비포장 활주로 빼고는 잡초만 무성한 풀밭이었다. 온통 연기에 그을은 식당에서 감자를 삶아 점심을 대신했다. 우리의 출현에 신기해하는 현지인들의 눈초리를 받으며 베이스 캠프를 향해 트레킹을 시작한다. 마네반장(Mane Bhanjyang)까지는 지프를 이용했다. 4월 하순의 뜨거운 햇살과 무더위에 땀은 비 오듯 하고 고물차에서 풍기는 역한 휘발유 냄새 때문에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빨리 시원한 산으로 도망치고 싶었다. 지나치는 마을마다 "나마스테"하면서 두 손을 모으는 아이들 덕분에 그나마 더위를 잠시 잊을 수 있었다.  

 

마네반장의 축구장 한 켠에 텐트 7동과 식당 텐트 한 동을 쳤다. 축구하는 아이들에게 놀이터를 일부 빼앗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네들도 공을 차면서 우리를 호기심 가득한 눈초리로 쳐다 보곤 한다.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마을을 한 바퀴 돌아 보았다. 길 양쪽에 상가가 자리잡은 꽤 큰 마을이었다. 무슨 물건을 파는지 가게를 둘러보다가 야영지에서 신을 슬리퍼를 하나 샀다. 이 사람들은 이런 슬리퍼를 신고 베이스 캠프도 간다. 우리는 튼튼한 등산화 아니면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다. 이게 삶과 레저의 차이인가?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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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시간이면 베이스 캠프에 닿는다는 소리에 절로 힘이 솟았다. 지금까진 각자 컨디션에 따라 운행 속도를 달리 했지만 오늘은 모처럼 함께 움직이기로 했다. 대오를 정렬해 베이스로 오르는 우리가 전투에 나가는 군인들 같아 보였다. 베이스 캠프 아래엔 작은 호수도 있었다. 에머랄드 빛이 그리 고울 수가 없었다. 마치 하늘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했다. 빙하 녹은 물만 아니라면 호수에 텀벙 뛰어들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 

 

베이스 캠프까진 세 시간이 아니라 네 시간 반이나 걸렸다. 트레킹을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드디어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에 도착한 것이다. 세르파 한 명이 도착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차 한 잔씩을 권한다. 베이스의 고도는 해발 4,200m. 다른 히말라야 고봉의 베이스 캠프에 비해 높지는 않다. 슬로바키아 육군 원정대의 텐트 몇 개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대원 10명으로 구성된 이 원정대는 캠프 2까지 진출했다 하는데 날씨가 좋지 않아 진척이 더딘 모양이었다. 우선 주린 배를 채우는 일이 급선무. 치링의 특제 칼국수가 우리 입맛을 둗군다.  

 

점심을 마치고 한 대장의 지시에 따라 청소를 시작했다. 전 대원이 쓰레기를 담을 자루를 들고 베이스 캠프 주변을 훝었다. 여기를 다녀간 원정대 숫자만큼이나 쓰레기 종류도 다양했다. 병이나 캔, 비닐 등이 주를 이루는데, 세계 각국의 상표가 골고루 나온다. 우리 나라 상표가 붙은 쓰레기도 물론 나왔다. 우리 나라 쓰레기로는 라면 봉지와 소주 팩이 가장 흔했다.  

 

두어 시간에 걸친 쓰레기 수거작업에 이어 쓰레기 분류작업까지 모두 마치자, 쓰레기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네팔 바리에 담긴 쓰레기가 모두 8. 200kg의 쓰레기를 수거한 셈이다. 쓰레기 중에서 병이나 캔은 카트만두까지 가져갈 생각이다. 클린 마운틴 캠페인에 관심을 보이는 현지 기자들이 실제 수거한 쓰레기를 자기들 눈으로 보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베이스 캠프 주변에서 눈에 보이는 쓰레기는 거의 대부분 치웠다.

 

저녁을 먹고 나서 한 대장과 함께 슬로바키아팀 캠프에 들렀다. 현재 그네들 등반 상황을 들려주며 정상 공격 방법과 코스에 대해 한 대장 의견을 묻는다. 우리도 클린 마운틴 캠페인의 취지를 설명해주며, 철수할 때 꼭 쓰레기를 가져갈 것을 부탁했다. 우리 캠프로 돌아오며 한 대장이 이야기하길, 낮에 이 팀 캠프를 슬쩍 둘러봤는데 쓰레기 분리 수거가 상당히 잘 되고 있었다고 칭찬을 한다.

 

베이스 캠프에서 보내는 하룻밤은 꿈만 같았다. 고산병 증세도 모두 사라지고 컨디션도 좋았다. 캠페인 본래 임무를 마쳤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하늘에 박힌 별들이 유난히 빛나 보인다. 은하수는 여기서 원없이 본다. 안나푸르나에서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눈사태 소리를 벗삼아 한 잔 술로 축배를 들었다. 베이스 캠프에 울려 퍼지는 석자연 스님의 대금 소리도 분위기를 한껏 돋군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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