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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시가온

마칼루 하이 베이스 캠프 <15> 산속으로 이동하는 양과 염소들 울음 소리에 잠을 깼다. 푸릇푸릇 돋아나는 풀을 찾아 본격적으로 산에 드는 시기인 모양이다. 하긴 벌써 5월이니 고산지대인 히말라야도 봄이라 부를 수 있겠다. 고소 적응에 대한 걱정이 없으니 다들 발걸음이 가볍다. 사진 한 장 찍겠다고 잠시 걸음을 멈추면 내 앞을 걷던 사람들이 어디로 갔는지 내 시야에서 사라지곤 했다. 그만큼 하산에 스피드가 붙었다. 산을 오를 때는 타시가온에서 콩마까지 하루 종일 걸었지만 그 길을 역으로 내려갈 때는 불과 두세 시간 걸었던 것 같다. 타시가온에 들어서기 직전, 산에서 내려오는 계류에 머리를 감았다. 이 얼마만에 때빼고 광내는 것인가. 2주 동안 머리를 감지 않았는데도 별다른 불편이 없었다. 이제 머리까지 감았으니 우리 입장에선 문명으로의 .. 더보기
마칼루 하이 베이스 캠프 <4> 텐트를 두드리는 빗소리에 잠을 깼다. 오늘은 출발부터 비를 맞으며 운행을 해야 할 판. 근데 어째 밖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포터들 일부가 웃돈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인 것이다. 이 친구들 한 대장을 잘못 봤지. 가만히 앉아서 일방적으로 당할 한 대장이 아니었다. 그 친구들을 정리하고 마을에서 포터를 새로 고용해 짐을 배분했다. 그 때문에 출발이 한 시간이나 늦어졌다. 도마 자매도 우리에게 팔 물건을 한 짐 챙겨들고 우리가 묵을 콩마(Khongma)로 출발을 했다. 콩마에도 매점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타시가온을 출발해 한 시간쯤 걸었을까, 종아리 부근이 간지러워 바지를 들쳤더니 거머리 한 마리가 내 피를 포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남들 이야기만 무용담처럼 듣다가 내가 직접 당한 것이다. 몸이 통통해.. 더보기
마칼루 하이 베이스 캠프 <3> 밤새 개가 짖는 소리가 그치질 않았다. 예정보다 일찍 일어나 텐트 밖으로 나왔다. 비는 그쳤지만 구름이 가득한 우중충한 날씨를 보인다. 덕분에 날씨가 선선해졌다. 아룬(Arun) 강을 건너기 위해 줄곧 내리막 길을 걸어 850m 고도를 낮추었다. 힘들게 올라온 높이를 이렇게 허무하게 반납하는 일처럼 아쉬운 것이 없다. 눔에서 계곡 건너 빤히 보이던 세두아(Sedua)까진 강을 건넌 후, 800m 고도를 올려야 하고 오늘의 목적지, 타시가온(Tashigaon)까진 거기서 다시 고도 610m를 올려야 한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사람을 녹초로 만드는 지옥 코스가 계속되었다. 세두아에서 국립공원 입장료를 내고 입산 신고를 했다. 여기서 마칼루-바룬 국립공원으로 들어서는 것이다. 과거엔 반군 세력권 안이라 관리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