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연방을 이루는 10개 주 가운데 하나인 노바 스코샤에는 두 개의 국립공원이 있다. 캐나다 전역에서도 알아주는 케이프 브레튼 하이랜즈 국립공원(Cape Breton Highlands National Park)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편이지만, 이 케짐쿠직 국립공원(Kejimkujik National Park)은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공원 면적이 404 평방킬로미터로 우리 나라 지리산 국립공원과 비슷한 크기다. 대부분 지역이 강과 호수로 이루어져 있어 카누나 카약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15개의 트레일도 있어 하이킹을 즐길 수도 있다. 1967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공원 경내에 원주민 부족인 믹막(Mikmaq)의 암벽화 등 유적이 많이 발견되어 1995년에는 캐나다 역사유적지로도 지정을 받았다. 하지만 하룻밤 야영을 하며 몸소 체험한 케짐쿠직 국립공원은 다른 곳에 비해 내세울 것이 많아 보이진 않았다.

 

케짐쿠직 국립공원은 대부분이 내륙에 위치해 있지만, 노바 스코샤 남해안 연안에 씨사이드 유니트(Seaside Unit)란 이름으로 해안 생태 보전을 위해 일정 지역을 포함하고 있다. 기존에 있던 국립공원에 22 평방킬로미터의 면적이 추가되어 1985년 국립공원으로 지정을 받은 것이다. 내륙 지역과는 뚝 떨어져 있어 이 씨사이드 유니트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도 많다. 매표소를 지나 안으로 들어섰다. 하버 락스(Harbour Rocks)와 포트 졸리 헤드(Port Joli Head)를 거쳐 한 바퀴 돌아오는 트레일이 8.7km에 이른다. 하얀 모래사장과 늪지, 조류 서식지가 있고 바닷가를 따라 붉은 황야가 펼쳐져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국립공원이라 해도 사람이 많지 않은 한적한 곳이라 여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 있었다.

 

 

 

 

강과 호수로 이루어진 케짐쿠직 국립공원은 깨끗하고 청순한 분위기 외에도 자연 친화적이란 느낌이 강했다.

 

 

 

 

카누와 카약,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고, 가끔은 바위에서 일광욕을 하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누런 수초가 훤히 보일 정도로 물 속이 얼마나 깨끗한지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했다.

 

 

케짐쿠직 국립공원에 있는 캠핑장에서 하룻밤 야영을 하며 실로 깊은 정적을 맛보았다.

 

 

 

 

 

 

케짐쿠직 국립공원의 씨사이드 유니트는 해안 생태 보전을 위해 연안을 따라 조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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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니보인으로 드는 트레일 기점은 크게 세 군데가 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기점은 밴프 국립공원에 있는 선샤인 빌리지(Sunshine Village). 카나나스키스 지역에 있는 마운트 샤크 트레일 기점도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어떤 사람은 쿠트니 국립공원을 지나는 93번 하이웨이에서 산행을 시작하기도 한다. 어느 루트를 택하든 아시니보인 아래에 있는 마곡 호수(Lake Magog)에 닿는 데는 12일의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체력이 좋고 걸음이 빠른 사람은 당일에 닿을 수도 있지만 텐트와 식량을 지고 가는 백패킹에선 무리가 따른다. 마곡 호수에 닿아 하루나 이틀 주변을 둘러보려면 최소 45일 내지는 56일의 일정이 필요하다. 노익장을 모시고 가는 길이라 우린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차량 지원이 가능했더라면 선샤인 빌리지로 들어가 마운트 샤크로 나오면 좋았을텐데 이도 여의치 않았다.

 

첫날의 피로가 쌓인 탓인지 둘째날은 꽤나 고단한 하루였다. 앨런비 정션(Allenby Junction)에서 우리가 걸을 코스가 그리즐리 때문에 출입이 막혔다. 무단으로 들어갔다가 걸리면 벌금이 최대 25천불이다. 2천 만원이 넘는 금액이니 요행에 맡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말이 다니는 우회로를 따라 아시니보인 패스로 올랐다. 경사가 그리 심하진 않았지만 어깨로 전해지는 배낭 무게는 만만치 않았다. 대륙분수령(Continental Divide)에 해당하는 아시니보인 패스에 도착했다. 북미 대륙의 척추에 해당하는 대륙분수령엔 높은 봉우리들이 즐비하다. 아시니보인 산도 그 중 하나다. 대륙분수령 동쪽으론 밴프와 재스퍼 국립공원이, 서쪽엔 요호와 쿠트니 국립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행정구역도 이를 경계로 알버타 주와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로 나뉜다. 대륙분수령은 물줄기, 즉 수계(水系)를 나눈다. 대륙분수령 동쪽의 물은 대서양과 북극해로 흐르고, 서쪽은 태평양으로 흘러든다. 한반도 백두대간과 정맥들이 삼면의 바다로 물줄기를 나누는 것과 똑같은 이치다.

 

아시니보인 패스에서 내려서니 고산 초원이 펼쳐진다. 아시니보인 로지로 가는 3km 구간은 별천지로 보였다. 가슴만 겨우 가린 아가씨가 조깅을 하고 있었고, 초원엔 야생화와 야생동물이 우리를 맞았다. 곧 아시니보인 로지가 나왔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걸어오는 우리에게 박수를 보내는 사람도 있었다. 사람들로 꽤나 붐비는 로지에서 케익과 맥주를 시키곤 잠시 쉬었다. 우리가 12일에 올라온 길을 헬리콥터로 15분 만에 올라온 사람들이 많았다. 여기 묵는 사람에겐 숙식이 제공되는 까닭에 한 사람이 하룻밤에 최소 350불을 부담한다. 아시니보인 로지 인근에 네이셋 캐빈(Naiset Cabin)이라 불리는 통나무 산장도 있다. 식당 쉘터가 따로 있어 식량만 가져오면 취사가 가능하다. 침상 하나에 하루 20불을 받으니 로지에 비해선 엄청 경제적인 숙소다. 오늘은 네이셋 캐빈에서 하루 자고 내일은 마곡 호수 캠핑장에 텐트를 치기로 했다.

 

밴프 국립공원에서 운영하는 브라이언트 크릭 캐빈은 연중 하이커나 스키어들이 이용하는 숙소다.

 

 

아시니보인 패스로 오르는 길은 꾸준한 오르막이 계속되는 코스지만 시선을 잡아끄는 산악 풍경이 있어 피곤을 잊을 수 있었다.

 

 

그리즐리 활동으로 출입을 통제한 트레일을 피해 우회하는 산길을 걷는데 곰이 배설한 한 무더기의 똥을 발견했다.

 

대륙분수령에 있는 아시니보인 패스를 넘어 마운트 아시니보인 주립공원으로 들어섰다.

 

 

아시니보인 패스를 넘어서면 고산 초원지역이 펼쳐진다. 초원에서 조깅하는 아가씨도 있었다.

 

 

아시니보인 로지 안으로 들어가 잠시 쉬면서 맥주와 차, 빵을 시켰다. 꿀맛이 따로 없었다.

 

아시니보인 로지에서 네이셋 캐빈으로 이어지는 길도 꽤나 운치가 있었다.

 

 

네이셋 캐빈은 몇 채의 통나무 집과 취사 쉘터로 구성되어 있다.

 

 

땅다람쥐와 스노슈 토끼가 사람을 보고도 도망을 가지 않는다.

 

원더 패스를 품고 있는 더 타워(The Tower)의 위용이 눈에 들어왔다.

 

네이셋 캐빈에 짐을 풀고 마곡 호숫가로 산책을 나섰다.

 

 

마곡 호수 건너편으로 아시니보인 산이 그 웅자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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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다 2019.10.20 23: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로지에서 푸는 여정의 고단함과 편안함이 동시에 느껴져요. 풍경 속에 머무는 순간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 보리올 2019.10.21 01: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석양이 내려앉는 시각에 아시니보인을 마주보며 망중한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너무나 좋았습니다. 산행의 고단함이 싹 사라지는 순간이었죠.




새벽에 빗방울이 떨어져 스웨그를 들고 막사로 피신을 했다. 다시 잠을 청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일어나야만 했다. 새벽 430분에 기상해 아침을 먹고 가이드를 따라 와타카 국립공원(Watarrka National Park)에 있는 킹스 캐니언으로 향했다. 가이드 뒤를 좇아 어두컴컴한 트레일로 들어섰다. 킹스 캐니언 림 워크(King Canyon Rim Walk)라고 부르는 6km 거리에 약 3시간이 걸리는 코스였다. 처음부터 제법 경사가 있는 오르막이 나왔다. 곧 숨이 차고 다리가 팽팽해졌다. 점점 고도를 높이더니 어느 덧 협곡 위로 올라섰다. 가이드가 절벽에서 최소 2m는 떨어지라고 경고를 준다. 공원의 규정이 엄한 것인지 가이드의 잔소리가 심했다. 해가 돋으면서 사위가 밝아졌고, 눈으로 들어오는 협곡과 바위 절벽에 대한 인상은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았다. 킹스 캐니언 림 워크는 절벽을 따라 협곡의 가장자리를 걷는 길이라 협곡 건너편으로 펼쳐진 돔 또는 타워 형태의 사암 덩어리와 칼로 자른 듯 매끈한 절벽을 볼 수 있었다. 크로스베딩 형태의 사암은 과거 이곳이 샌드듄(Sand Dune)였던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어둠을 헤치고 오르막을 걷는데 동녘 하늘이 밝아 오기 시작했다.





아직 해가 떠오르진 않았지만 다양한 모습으로 침식된 붉은 사암이 눈에 들어왔다.






협곡 위의 절벽 가장자리를 따라 걸으며 협곡 주변 풍경을 감상했다.


협곡 건너편으로 펼쳐진 자연 경관







사암이 풍화된 모습이 다양하게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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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8.07.24 10: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암석지대라 식물이 살아가기 힘들텐데 저렇게 군데군데 자생하는 나무들을 보면 자연의 생명력에 감탄할 뿐입니다! 역시 자연은 그냥 내버려둬야하는 것 같습니다

    • 보리올 2018.07.24 19: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당연한 말씀! 저런 척박한 환경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나무들 덕분에 우리 인류가 살고 있는 것 아니겠냐? 식물이 만들어내는 산소가 없었다면 아마 인류도 없었을 게다.



울룰루와 더불어 국립공원뿐만 아니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을 이루고 있는 카타 튜타 국립공원(Kata Tjuta National Park)을 찾았다. ‘많은 머리라는 의미의 카타 튜타는 울룰루에서 서쪽으로 40km 지점에 위치해 있었다. 울룰루는 동일한 성질의 사암이 한 덩이로 뭉쳐 있고, 카타 튜타는 낱개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고 보면 된다. 5억 년 전에 형성된 붉은 사암 덩어리 36개가 군락을 이룬 이 지역 또한 아난구 원주민들에겐 신성한 성지로 여겨졌다. 가이드와 함께 바람의 계곡(Valley of the Winds)으로 불리는 트레일을 한 바퀴 돌았다. 이 트레일은 기온이 36도를 넘으면 폐쇄한다고 적혀 있었다. 일사병을 대비한 조치 같았다. 전체 길이가 7.4km로 세 시간이 넘게 걸렸다. 몇 차례 전원이 모여 가이드 설명을 듣느라 실제 거리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이다. 여긴 사진 찍지 말라는 이야기가 없었다. 일행들 뒤를 따르며 늦장을 부리다가 후미를 따라잡곤 했다.

 

일몰을 볼 수 있다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트레일로 들어섰다. 바로 붉은 사암 덩어리가 눈 앞에 펼쳐졌다. 울룰루에 비해 바위의 규모는 작았지만 겹겹이 펼쳐진 바위들이 아름답게 다가왔다. 얼마 뒤에 첫번째 전망대인 카루 전망대(Karu Lookout)에 닿았다. 눈 앞에 보이는 커다란 봉우리를 왼쪽으로 돌아 두번째 전망대, 카링가나 전망대(Karingana Lookout)에 올랐다. 앞으론 여기저기 흩어진 바위들이 눈에 들어왔고 뒤로는 큰 바위 절벽이 시야를 가렸다. 계속해서 비슷한 풍경이 펼쳐지니 커다란 감흥은 없었다. 큰 바위 하나를 돌아 다시 카루 전망대로 돌아왔다. 이 황량한 땅에도 다양한 식생이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는 게 신기했다. 사암의 붉은 색상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아래엔 녹음이 우거진 수풀이 있어 색채의 대비를 이뤘다.


울룰루에서 카타 튜타로 이동하면서 차창을 통해 카타 튜타를 처음 만났다.


주차장에 내려 트레일로 들어서기 전에 안내판부터 확인을 했다.






첫번째 전망대에 가면서 시야에 들어온 사암 봉우리들


트레일에 세워진 이정표






카루 전망대에서 카링가나 전망대로 가는 도중에 다양한 바위 덩어리가 눈에 들어왔다.




카링가나 전망대에서 바라본 앞뒤 풍경




카루 전망대로 되돌아온 후에 트레일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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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8.07.17 19: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울룰루와는 색다른 매력이 있네요~ 저는 네, 다섯번째 사진보고 사암으로 이루어진 지상으로 떠오른 잠수함을 보는 듯 했습니다!




베이스 워크(Base Walk)를 따라 걸었다. 원주민 전설에 따라 바위에 생긴 모든 틈새나 동굴이 원주민에겐 성스러운 의미를 가진 유적으로 통했다. 멀리서 보면 둥글고 넙적한 바위 덩어리였지만 울룰루를 가까운 곳에서 보면 참으로 다양한 모습을 취하고 있었다. 붉은 사암이 주는 느낌 또한 남달랐다. 버스를 타고 반대편으로 이동해 말라 워크(Mala Walk)로 들어섰다. 여긴 사암의 붉은색이 더 도드라져 보였다. 이 지역은 사진 찍는 것 자체가 원주민들에게 실례되는 일이라고 가이드가 경고를 준다. 쿨피 미니마쿠(Kulpi Minymaku)가 나왔다. 말라 부족이 서로 음식을 나누고 여자들이 아이들을 가르쳤던 곳이었다. 앞이 탁 트인 동굴 형태라 비를 맞을 우려는 없었다. 칸튜 고지(Kantju Gorge) 근방까지 갔다가 발길을 돌렸다.




붉은 사암이 만든 다양한 모습을 감상하며 베이스 워크를 걸었다.





불에 탄 나무들의 잔재가 황량한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나름 묘한 분위기를 풍겼다.





말라 워크는 왕복 2km의 짧은 트레일로 울룰루에선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가사를 맡았던 여자들이 주로 부엌으로 사용했던 쿨피 미니마쿠




울룰루를 따라 걸으며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는 바위를 볼 수 있었다.



울룰루 바위 위로 오를 수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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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8.07.11 18: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못 올라가셔서 아쉬웠을것 같아요~ 그나저나 멀리서 봤을때 거대한 바위 덩어리 하나인 줄 알았는데 가까이에 있는 나무, 식물들과 하늘, 햇빛과 보니까 여러 모습을 띠고 있어서 놀랍습니다!

    • 보리올 2018.07.11 23: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멀리서 찾아왔는데 울룰루 정상에 올라가지 못해 섭섭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어쩌랴. 투어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으니 말이야. 다음에 다시 오라는 의미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