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빗방울이 떨어져 스웨그를 들고 막사로 피신을 했다. 다시 잠을 청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일어나야만 했다. 새벽 430분에 기상해 아침을 먹고 가이드를 따라 와타카 국립공원(Watarrka National Park)에 있는 킹스 캐니언으로 향했다. 가이드 뒤를 좇아 어두컴컴한 트레일로 들어섰다. 킹스 캐니언 림 워크(King Canyon Rim Walk)라고 부르는 6km 거리에 약 3시간이 걸리는 코스였다. 처음부터 제법 경사가 있는 오르막이 나왔다. 곧 숨이 차고 다리가 팽팽해졌다. 점점 고도를 높이더니 어느 덧 협곡 위로 올라섰다. 가이드가 절벽에서 최소 2m는 떨어지라고 경고를 준다. 공원의 규정이 엄한 것인지 가이드의 잔소리가 심했다. 해가 돋으면서 사위가 밝아졌고, 눈으로 들어오는 협곡과 바위 절벽에 대한 인상은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았다. 킹스 캐니언 림 워크는 절벽을 따라 협곡의 가장자리를 걷는 길이라 협곡 건너편으로 펼쳐진 돔 또는 타워 형태의 사암 덩어리와 칼로 자른 듯 매끈한 절벽을 볼 수 있었다. 크로스베딩 형태의 사암은 과거 이곳이 샌드듄(Sand Dune)였던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어둠을 헤치고 오르막을 걷는데 동녘 하늘이 밝아 오기 시작했다.





아직 해가 떠오르진 않았지만 다양한 모습으로 침식된 붉은 사암이 눈에 들어왔다.






협곡 위의 절벽 가장자리를 따라 걸으며 협곡 주변 풍경을 감상했다.


협곡 건너편으로 펼쳐진 자연 경관







사암이 풍화된 모습이 다양하게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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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8.07.24 10: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암석지대라 식물이 살아가기 힘들텐데 저렇게 군데군데 자생하는 나무들을 보면 자연의 생명력에 감탄할 뿐입니다! 역시 자연은 그냥 내버려둬야하는 것 같습니다

    • 보리올 2018.07.24 19: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당연한 말씀! 저런 척박한 환경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나무들 덕분에 우리 인류가 살고 있는 것 아니겠냐? 식물이 만들어내는 산소가 없었다면 아마 인류도 없었을 게다.



울룰루와 더불어 국립공원뿐만 아니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을 이루고 있는 카타 튜타 국립공원(Kata Tjuta National Park)을 찾았다. ‘많은 머리라는 의미의 카타 튜타는 울룰루에서 서쪽으로 40km 지점에 위치해 있었다. 울룰루는 동일한 성질의 사암이 한 덩이로 뭉쳐 있고, 카타 튜타는 낱개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고 보면 된다. 5억 년 전에 형성된 붉은 사암 덩어리 36개가 군락을 이룬 이 지역 또한 아난구 원주민들에겐 신성한 성지로 여겨졌다. 가이드와 함께 바람의 계곡(Valley of the Winds)으로 불리는 트레일을 한 바퀴 돌았다. 이 트레일은 기온이 36도를 넘으면 폐쇄한다고 적혀 있었다. 일사병을 대비한 조치 같았다. 전체 길이가 7.4km로 세 시간이 넘게 걸렸다. 몇 차례 전원이 모여 가이드 설명을 듣느라 실제 거리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이다. 여긴 사진 찍지 말라는 이야기가 없었다. 일행들 뒤를 따르며 늦장을 부리다가 후미를 따라잡곤 했다.

 

일몰을 볼 수 있다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트레일로 들어섰다. 바로 붉은 사암 덩어리가 눈 앞에 펼쳐졌다. 울룰루에 비해 바위의 규모는 작았지만 겹겹이 펼쳐진 바위들이 아름답게 다가왔다. 얼마 뒤에 첫번째 전망대인 카루 전망대(Karu Lookout)에 닿았다. 눈 앞에 보이는 커다란 봉우리를 왼쪽으로 돌아 두번째 전망대, 카링가나 전망대(Karingana Lookout)에 올랐다. 앞으론 여기저기 흩어진 바위들이 눈에 들어왔고 뒤로는 큰 바위 절벽이 시야를 가렸다. 계속해서 비슷한 풍경이 펼쳐지니 커다란 감흥은 없었다. 큰 바위 하나를 돌아 다시 카루 전망대로 돌아왔다. 이 황량한 땅에도 다양한 식생이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는 게 신기했다. 사암의 붉은 색상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아래엔 녹음이 우거진 수풀이 있어 색채의 대비를 이뤘다.


울룰루에서 카타 튜타로 이동하면서 차창을 통해 카타 튜타를 처음 만났다.


주차장에 내려 트레일로 들어서기 전에 안내판부터 확인을 했다.






첫번째 전망대에 가면서 시야에 들어온 사암 봉우리들


트레일에 세워진 이정표






카루 전망대에서 카링가나 전망대로 가는 도중에 다양한 바위 덩어리가 눈에 들어왔다.




카링가나 전망대에서 바라본 앞뒤 풍경




카루 전망대로 되돌아온 후에 트레일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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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8.07.17 19: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울룰루와는 색다른 매력이 있네요~ 저는 네, 다섯번째 사진보고 사암으로 이루어진 지상으로 떠오른 잠수함을 보는 듯 했습니다!




베이스 워크(Base Walk)를 따라 걸었다. 원주민 전설에 따라 바위에 생긴 모든 틈새나 동굴이 원주민에겐 성스러운 의미를 가진 유적으로 통했다. 멀리서 보면 둥글고 넙적한 바위 덩어리였지만 울룰루를 가까운 곳에서 보면 참으로 다양한 모습을 취하고 있었다. 붉은 사암이 주는 느낌 또한 남달랐다. 버스를 타고 반대편으로 이동해 말라 워크(Mala Walk)로 들어섰다. 여긴 사암의 붉은색이 더 도드라져 보였다. 이 지역은 사진 찍는 것 자체가 원주민들에게 실례되는 일이라고 가이드가 경고를 준다. 쿨피 미니마쿠(Kulpi Minymaku)가 나왔다. 말라 부족이 서로 음식을 나누고 여자들이 아이들을 가르쳤던 곳이었다. 앞이 탁 트인 동굴 형태라 비를 맞을 우려는 없었다. 칸튜 고지(Kantju Gorge) 근방까지 갔다가 발길을 돌렸다.




붉은 사암이 만든 다양한 모습을 감상하며 베이스 워크를 걸었다.





불에 탄 나무들의 잔재가 황량한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나름 묘한 분위기를 풍겼다.





말라 워크는 왕복 2km의 짧은 트레일로 울룰루에선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가사를 맡았던 여자들이 주로 부엌으로 사용했던 쿨피 미니마쿠




울룰루를 따라 걸으며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는 바위를 볼 수 있었다.



울룰루 바위 위로 오를 수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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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8.07.11 18: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못 올라가셔서 아쉬웠을것 같아요~ 그나저나 멀리서 봤을때 거대한 바위 덩어리 하나인 줄 알았는데 가까이에 있는 나무, 식물들과 하늘, 햇빛과 보니까 여러 모습을 띠고 있어서 놀랍습니다!

    • 보리올 2018.07.11 23: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멀리서 찾아왔는데 울룰루 정상에 올라가지 못해 섭섭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어쩌랴. 투어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으니 말이야. 다음에 다시 오라는 의미겠지.



테아나우에 있는 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 방문자 센터를 출발해 트레킹 기점까지 걸어가는 사람도 있지만,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차를 가지고 케플러 트랙 주차장으로 오는 경우도 많았다. 어떤 사람은 케플러 트랙 기점까지 한 바퀴를 전부 도는 것이 아니라 약 10km를 단축해 레인보우 리치 주차장(Rainbow Reach Car Park)에서 트레킹을 끝내는 경우도 있었다. 그럴 경우엔 2 3일에도 전체 일정을 여유롭게 마칠 수가 있었다. 나만 무식하게 60km 전구간을 걷고 덤으로 국립공원 방문자 센터에서 케플러 트랙 주차장까지 왕복 10km를 더 걸은 셈이다. 하긴 그러는 것이 내게는 마음이 훨씬 편하니 뭐라 불평할 입장은 아니었다.

 

마나포우리 호수로 나가 일출을 지켜보았다. 그리 다이나믹한 일출이 연출되진 않았다. 사람들이 먼저 출발하길 기다려 뒤늦게 움직였다. 쉘로우 베이(Shallow Bay)에 잠시 들렀지만 이정표에 있는 산장은 눈에 띄지 않았다. 어제완 다른 각도에서 호수를 감상하고 트레일로 돌아왔다. 보드워크를 걸어 케플러 늪지에도 들렀다. 전반적으로 길이 평탄해서 걷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테아나우 호수에서 흘러나오는 와이아우 강(Waiau River)이 눈에 들어왔다. 강폭이 꽤나 넓었고 엄청난 수량에 유속도 빨랐다. 한 시간 조금 넘어 강 위에 다리가 놓인 곳을 통과했다. 다리를 건너면 레인보우 리치 주차장이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일정을 마치곤 셔틀버스를 이용해 테아나우로 돌아간다.

 

와이아우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마지막 구간은 좀 지루했다. 레인보우 리치에서 사람들이 빠져나간 탓인지 숲길이 적막하기 짝이 없었다. 조용한 숲을 홀로 걷다가 조금 심심하다 싶으면 나무 사이로 강이 보이기도 했다. 세 시간 가까이 걸어 첫날 출발점인 케플러 트랙 주차장에 도착했다. 드디어 3 4일의 케플러 트랙을 모두 마친 것이다. 자축하는 의미로 스틱을 들어올렸다. 셔틀버스를 예약하지 않아 한 시간 동안 테아나우까지 걸어야 했다. 테아나우 호수를 바라보며 걷는 아름다운 길이라 힘은 들지 않았지만 지루함까지 전부 떨치지는 못 했다. 갈증을 해소할 시원한 맥주 한 잔이 간절한 순간이었다.


모투라우 산장을 출발하며 그 앞에 설치된 이정표를 확인했다.


리치가 무성한 숲길을 걸었다.


쉘로우 베이에서 마나포우리 호수를 다시 만났다.




다양한 색깔의 이끼가 지표를 덮고 있던 케플러 늪지



나무 줄기에도 여러 가지 흔적이 남아 있었다.



테아나우 호수에서 흘러내리는 와이아우 강


레인보우 리치에 있는 다리가 와이아우 강을 건넌다.



레인보우 리치에서 케플러 트랙 주차장까지 또 지루한 숲길을 걸어야 했다.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는 나무 줄기가 눈길을 끌었다.



케플러 트랙의 기점으로 돌아왔다. 호숫물을 제어하는 콘트롤 게이트가 있는 곳이다.


테아나우 호수를 바라보며 테아나우를 향해 걸었다.


테아나우에 있는 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 방문자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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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7.09.22 15: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긴 여정을 보내셨네요~ 저는 한국에서 돌이 많은 산만 가서 그런지 저런 숲길이 그립습니다!

    • 보리올 2017.09.24 04: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무래도 숲길 걷는 재미가 쏠쏠하지. 며칠 캐나다 로키에 갔다가 마운트 롭슨의 버그 호수 트레일을 걸었는데 이끼가 많은 숲길이 너무나 좋더구나.



밴쿠버 아일랜드의 대표적 관광지인 토피노(Tofino)로 향했다. 낮 시간을 모두 운전에 할애할 정도로 꽤 먼 거리였다. 토피노엔 서핑을 즐기기에 좋은 파도가 있고, 거친 태평양을 만끽하기 좋은 넓은 모래사장이 있다. 배를 타고 고래 구경에 나가거나 온천에 다녀올 수도 있다. 언제 다시 와도 후회를 하지 않을 곳이라 자주 찾는 편이다. 퍼시픽 림(Pacific Rim) 국립공원의 한 축을 이루는 거점 도시라 늘 관광객으로 붐빈다. 우리는 해질녘에 도착해 그린 포인트(Green Point) 캠핑장에 여장을 풀었다. 입구에 만원이라 적혀 있었지만 그냥 들어가 비어있는 사이트에서 하룻밤을 묵곤 다음 날 이용료를 지불했다. 토피노로 들어가 모닝 커피 한 잔씩 했다. 무슨 행사가 있는지 도심엔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토피노 커뮤니티 홀 가까이 새롭게 정비해 놓은 트레일을 걸어 톤퀸 비치로 향했다. 왕복 1.7km의 쉬운 코스라 전혀 부담은 없었다. 숲 속을 통과해 15분도 걸리지 않아 해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 넓지 않은 해변의 단단한 모래사장을 걸으며 밀려오는 파도를 맘껏 즐겼다. 푸른 하늘과 바다가 절묘한 조합을 이뤘다.



 

토피노 닿기 전에 만난 케네디 호수(Kennedy Lake)에서 차를 세우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린 포인트 캠핑장은 빈 사이트를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로 붐볐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아담하고 예쁘게 꾸며놓은 토피노 다운타운




사람들이 엄청 많았던 터프 빈스(Tuff Beans) 커피 하우스에서 모닝 커피를 즐겼다.






나무 계단과 숲길을 걸어 15분만에 톤퀸 비치에 닿을 수 있었다.


 



톤퀸 비치는 그리 크진 않지만 한적한 모래사장을 걸을 수 있어 여러 번 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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