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일몰 시각에 맞춰 상 조르지(Sao Jorge) 에 오르기로 했다. 28번 트램이 다니는 언덕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바쁠 것이 전혀 없었다. 리스본의 퇴락한 도심 풍경이 정겹게 다가왔다. 오른쪽으로 산타 루치아 전망대(Miradouro de Santa Luzia)가 나왔다. 알파마 지역와 그 아래를 유유히 흐르는 테주 강이 눈에 들어왔다. 꽤 큰 규모의 크루즈 한 척이 정박하고 있었다. 상 조르지 성으로 오르며 리스본 성벽(Muralhas de Lisboa)도 만났다. 현란한 색채를 자랑하는 벽화가 골목을 따라 그려져 있다. 리스본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세워진 상 조르지 성은 리스본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라 한다. 로마시대부터 요새로 사용하던 것을 11세기 무어인들이 성채로 건립했고, 중세에는 왕궁으로 쓰이기도 했다. 실제 성벽을 따라 성채를 한 바퀴 둘러보면 왕궁이라기보다는 요새란 측면이 더 많아 보였다. 해가 저무는 모습을 구경한 후, 돌로 쌓은 성벽에 올라 조명이 켜지기 시작하는 리스본의 야경을 눈에 담았다.

 

대성당 인근에 있는 숙소에서 부드러운 아침 햇살에 빛나는 대성당을 바라보았다.

 

 

 

28번 트램이 다니는 산타 루치아 전망대에선 알파마 지역이 한 눈에 들어온다.

 

리스본 성벽의 벽화는 현란한 그래피티에 가까웠다.

 

 

 

 

상 조르지 성에 올랐다. 성벽 너머로 리스본 시가지와 테주 강이 시야에 들어온다.

 

많은 사람들이 언덕 너머로 해가 내려앉는 모습을 경건하게 바라보았다.

 

 

 

 

 

돌로 쌓은 성벽을 따라 한 바퀴 둘러보는 시간도 가졌다.

 

 

 

 

어둠이 깔리는 시각이라 리스본 시가지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리스본의 명물, 28번 트램이 어둠을 뚫고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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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인연인지 또 리스본(Lisbon)에 오게 되었다. 몇 번 다녀간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가족을 동반해 방문한 것이다. 아무래도 내가 가이드 역할을 해야 했다. 어느 곳을 가던 옆에서 연신 감탄사를 연발하는 아내와 아이들 덕분에 여행의 만족도는 꽤 높았지만, 최근 들어 세계적인 관광지로 변모한 리스본은 어느 곳이나 사람들로 넘쳤다. 우리 나라 관광객도 무척 많았다.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은 테주(Tejo) 강 하구에 위치하고 있어 대서양에 면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714년부터 이슬람 세력의 지배를 받다가 1147년 아폰수 1(Afonso I)에 의해 수복된 역사가 있다. 포르투갈의 수도가 1256년 코임브라(Coimbra)에서 리스본으로 옮겨졌고, 15~16세기에 대항해시대를 이끌면서 리스본은 한때 엄청난 번영을 누렸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대성당(Se de Lisboa) 인근에 있는 숙소를 얻었다. 아침, 저녁으로 대성당 주변을 산책할 기회가 많았다. 특히 파두(Fado)로 유명한 알파마(Alfama) 지역은 테주 강 연안의 언덕을 따라 좁은 골목이 미로처럼 엉켜 있는 곳이라 골목길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았다. 오래된 건물이나 가옥에서 삶의 체취를 물씬 풍기는 세월의 모습 또한 정겨웠다. 이 지역은 1755년 리스본을 파멸시킨 대지진에도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한다. 그 덕분에 이런 골목이 살아남은 모양이었다. 알파마 지역에 있는 레스토랑에선 저녁이 되면 한두 차례 파두를 공연하는 곳이 많다. 파두는 포르투갈의 서정적인 민요를 말하는데, 그 애잔한 음율은 듣는 사람을 이내 슬픔에 잠기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곳 말고 리스본과 쌍벽을 이루는 코임브라에서 파두를 듣기로 했다.

 

 

 

 

대주교좌 성당인 리스본 대성당은 고딕 양식의 웅장한 외관에 비해 실내는 비교적 검소한 편이었다.

 

 

리스본의 명물로 통하는 노란색 트램.

특히 알파마 지역을 지나는 28번 트램이 유명해 리스본 방문 기념으로 으레 한 번은 타봐야 한다.

 

 

리스본을 구경하는 방법도 천차만별이다. 자전거나 세그웨이(Segway)로 골목길을 누비는 사람도 있었다.

 

대성당 옆에서 타파스 레스토랑을 발견하곤 저녁에 먹을 메뉴를 미리 살펴보았다.

 

 

 

 

대성당 주변의 골목길을 걸으며 리스본의 운치를 즐겼다.

 

 

자주색 꽃을 피운 가로수가 지나는 행인의 시선을 잡아 끌었다.

 

 

 

알파마 지역엔 파두 공연을 하는 레스토랑이 무척 많다.

 

알파마 언덕을 오르는 골목길 뒤로 국립 판테온(Panteão Nacional)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테주 강가에 있는 산타 아폴로니아(Santa Apolonia) 역에선 포르투로 가는 기차가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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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트라에서 403번 버스를 타고 카보 다 호카로 향했다. 우리에겐 호카곶으로 불리는 곳으로 유라시아 대륙의 가장 서쪽 끝단이라 한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선 피스테라가, 때론 무시아가 유럽 대륙의 끝이라 불리던데 서경을 확인해보니 여기 호카곶이 더 서쪽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호카곶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리니 황량한 바닷가가 나왔다. 곶에는 하얀 건물에 빨간 칠을 한 등대가 하나 있었고 바닷가 쪽으로 십자가가 세워져 있었다. 명성에 비해선 참으로 단출했다. 십자가 아래에는 여기가 육지가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 곳이란 루이스 데 카모에스의 싯구가 적혀 있었다. 서경 930, 해발 140m라는 숫자도 발견할 수 있었다. 십자가 주변의 바닷가를 산책하며 망망대해를 이룬 대서양과 바위에 부딪혀 하얀 물보라를 만드는 파도를 내려다 보는 것이 전부였다. 그래도 모처럼 마주하는 바다에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었다. 다시 버스를 타고 카스카이스(Cascais)로 이동해서 리스본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우리나라 전철 같이 생긴 허름한 기차로 지나는 역마다 모두 정차를 했다.

 

신트라에서 버스를 타고 카보 데 호카에 닿았다.

 

유별난 점은 보이지 않았지만 하얀 건물과 빨간 등대가 강렬한 대조를 보였다.

 

 

 

 

 

망망대해의 대서양을 보면서 절벽 위로 난 오솔길을 걸어 산책에 나섰다.

 

 

 

하얀 물보라를 내며 부서지는 파도와 바닷가에 자생하는 이름 모를 식물이 길손을 반긴다.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 끝단을 알리는 십자가

 

 

 

 

 

 

망망대해를 보며 한가롭게 산책에 나선 사람들이나 햇볕을 즐기는 사람들 모두 여유로워 보였다.

 

 

 

 

카스카이스 역에서 기차를 타고 리스본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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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 성을 나와 500여 미터 떨어져 있는 페냐 궁전으로 갔다. 1995년 유네스코가 신트라 지역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데 있어서 일등공신은 분명 페냐 궁전이었을 것이다. 처음엔 수도사들을 위한 수도원으로 지었지만 19세기에 페르난두 2(Fernando II)가 개축을 해서 왕의 여름별장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입구에서 궁전까지 몇 백 미터 오르막을 버스를 타고 갈 수가 있는데 이것도 3유로인가 돈을 받았다. 그 까닭에 걸어 오르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나도 힘들이지 않고 걸어 올랐다. 멀리서 보아도 숲으로 우거진 언덕 위에 우뚝 솟은 페냐 궁전이 무척 아름답게 느껴졌다. 이 궁전은 독일에 있는 노이슈반슈타인 성과 더불어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으로 꼽힌다고 한다. 실제로도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본따 지었다고 하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 둘이 서로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페냐 궁전은 한 마디로 동화 속에나 나올 법한 그런 궁전이었다. 마치 파스텔로 칠한 듯 화려한 색상을 지닌 궁전이 떡하니 눈 앞에 나타났다. 알록달록한 색상에 장난감 모형 같은 외관을 보니 좀 유치해 보이긴 했지만 어쨌든 그 화려한 모습에 절로 감탄사가 튀어 나왔다. 노랑색과 주황색을 많이 썼고 파란색과 보라색도 일부 사용하고 있었다. 건물 구조도 무척이나 오밀조밀했다. 정문이 있는 중앙부 벽면엔 타일을 많이 사용하기도 했다. 먼저 밖을 살펴보고 안으로 들기로 했다. 건물 밖으로 만든 회랑을 따라 성을 한 바퀴 돌았다. 여기선 월 워크(Wall Walk)라 부르는데 이렇게 바깥을 조망할 수 있는 산책로를 만들어 놓은 것이 내겐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바로 아래론 무어 성이 내려다 보였고, 저 멀리 대서양도 시야에 들어왔다.

 

외관을 먼저 돌아보곤 실내 구경에 나섰다. 길게 늘어선 줄을 따라 앞사람 뒤퉁수를 보며 한 발씩 앞으로 나가는 방식이라 자세히 둘러보긴 어려웠다. 하지만 여름별장이라도 왕이 살았던 궁전이라서 내부 장식은 화려한 편이었다. 벽면을 그림과 타일로 치장한 장식도 아름다웠고 왕실에서 쓰던 각종 집기, 비품에서도 격조를 느낄 수 있었다. 방과 방으로 연결된 루트를 따라 수많은 방을 지나고 작아서 오히려 경건함을 느낄 수 있었던 예배당도 둘러보았다. 왕과 왕비의 침실도 지나쳤다. 각종 생활용품과 부엌을 마지막으로 다시 밖으로 나섰다. 시간이 넉넉했더라면 궁전 밖 공원 곳곳에 산재한 명소를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지만 그러지 못해 좀 아쉬웠다.

 

 

 

페냐 궁전으로 올라가면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궁전을 올려다 보았다.

 

 

 

 

신트라를 대표하는 명소라 궁전 입구는 늘 관광객들로 붐볐다.

 

 

건물 중앙부의 외벽은 푸른 타일을 많이 써서 나름 우아한 분위기를 풍겼다.

 

 

 

테라스를 따라 궁전 외벽을 한 바퀴 돌 수가 있었다. 월 워크라 불리는 이 산책로가 퍽 인상적이었다.

 

 

 

궁전 뒤로 돌아가면 멀리 대서양을 볼 수 있다.

 

 

 

 

 

 

 

 

 

 

궁전 내부도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왕과 왕비의 침실, 예배당, 집기, 부엌 등을 차례로 구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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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녕채영 2016.02.24 18: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곳 여행기를 볼때마다 느끼지만 여긴 정말 동화 속 건물 같아요! 저도 언젠간 가볼 수 있길..:)

 

리스본에서 신트라(Sintra)로 가기 위해 호시오(Rossio) 역에서 기차를 탔다.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타일로 예쁘게 외관을 꾸민 신트라 역사 앞에서 434번 시내버스를 바로 탈 수 있었다. 기차에서 내린 사람들로 순식간에 버스는 만원이 되었다. 산으로 오르는 숲길을 지그재그로 달려 무어 성에서 내렸다. 무어 성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8세기에 이슬람 세력인 무어인들이 요새로 지어 사용을 하다가 1147년 아폰수 1세가 리스본을 해방시킬 무렵에 성을 포기하고 퇴각한 이후론 폐허로 버려졌다가 19세기에 복구되었다. 1995년에 신트라 지역에 있는 문화재를 묶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는데 이 무어 성도 그 안에 포함되었다. 버스 정류장 근처에 있는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끊었다.

 

오솔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성터에서 발굴된 유적을 보관하는 전시실을 만들어 놓아 들어가 보았다. 성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타났고 거기서 입장권을 검사했다. 오른쪽으로 돌아 성벽으로 올랐다. 원통형 모양의 중심부(castle keep)부터 올랐다. 무어 성의 모습은 우리가 흔히 생각했던 성과는 많이 달랐다. 성이라기 보다는 군사 요새란 느낌이 강했다. 성 안에 있었다는 시설도 모두 사라지고 성벽만 남아 있었다. 성곽을 따라 한 바퀴 돌았다. 성벽 위로 난 좁은 길은 오르내림이 심해 마치 산행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해발 412m의 높이에 세워진 성이라 파노라마 조망은 훌륭했다. 아래로 신트라가 내려다 보였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성과 궁전도 보였다. 신트라의 명소인 페냐(Pena) 궁전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고, 그 너머로 대서양도 눈에 들어왔다.

 

신트라는 리스본에서 당일로 다녀오기 좋은 위치에 있다. 호시오 역에서 신트라 행 기차에 올랐다.

 

신트라 역사 건물 앞에서 시내버스로 갈아타고 무어 성으로 향했다.

 

 

 

페냐 궁전에 이르기 전에 무어 성이 먼저 나타나 매표소 앞에서 버스를 내렸다.

 

 

 

 

성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전시실이 하나 있었다. 무어 성의 모형을 비치해 놓았고 여기서 출토된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무어 성은 성벽만 남은 요새라 성곽을 따라 걷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었다.

 

 

신트라란 지명을 아랍어로 적어 깃발을 만들어 놓았다.

 

성 밖으로 통하는 조그만 문이 하나 있는데, 이 문을 통해 적군이 들어왔다고 해서 배신의 문이라 불린다.

 

성벽에 오르면 신트라가 한 눈에 들어온다. 하얀 굴뚝을 가진 건물이 신트라 궁전(Palacio Nacional de Sintra)이다.

 

  

그리 멀지 않은 언덕 위에 세워진 페냐 궁전이 그 위용을 드러냈다.

 

 

 

 

 

성곽을 한 바퀴 돌아 로얄 타워를 끝으로 아래로 내려왔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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