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9.11.09 [독일] 뮌헨 옥토버페스트 (8)
  2. 2019.11.03 [독일] 플뢴(Plön) (8)
  3. 2013.04.03 [독일] 킬(Kiel) (2)
  4. 2013.04.02 [독일] 함부르크 (2)

 

함부르크에서 ICE 고속 열차를 타고 뮌헨(München)으로 내려갔다. 30년 전에 경험했던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의 낭만을 아내와 막내딸에게도 소개한다는 마음이었다. 옥토버페스트는 9월 말에 시작해 10월 초까지 16일에서 18일 동안 뮌헨에서 열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맥주 축제다. 올해는 921일에 시작해 106일에 끝났다. 매년 날짜가 조금씩 바뀐다. 이 기간에 전세계에서 6백 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온다니 실로 어마어마한 규모다. 요즘엔 세계 각국에서 이 옥포버페스트를 흉내내서 또 다른 옥토버페스트를 연다. 기차에서 내린 뮌헨역은 엄청난 인파로 붐볐고, 뮌헨 시내 어디서나 옥토버페스트의 열기가 느껴졌다. 렌터카를 인수해 행사장으로 차를 몰았다. 행사장은 그리 멀지 않았지만 길이 막히고 주차장을 찾는다고 빙빙 도느라 시간만 허비했다. 행사장에서 꽤 멀리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우고 행사장까지 걸어가야 했다. 처음부터 진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행사장 입구를 찾아 안으로 들어섰다. 옛 추억을 떠올리며 다시 찾았지만 옥토버페스트는 예전과 같은 낭만을 느낄 수가 없었다. 세상에 난장판도 이런 난장판이 없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 사람 외에는 구경할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면 과장일까. 이름깨나 있는 빅텐트는 사전 예약이 없으면 들어갈 수가 없었다. 스몰텐트로 가서 입장이 가능한지 물어보았더니 귀찮다는 표정으로 손을 내젖는다. 어느 곳이나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줄이 길었다. 텐트 입장을 포기하고 큰길을 따라 걸으며 옥토버페스트 분위기나 맛보는 것이 전부였다. 길거리에서 커리 부르스트와 브라트 부르스트를 먹은 것이 그나마 기억에 남았다. 술에 취한 젊은이들 사이에 주먹질이 오가는 상황이 되자 금방 경찰이 달려왔다. 다시는 올 곳이 아니구나 싶어 오래 머물지 않고 행사장을 떠났다.

 

행사장 밖에 있는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손님들은 행사장의 무질서와 혼잡을 피해 나온 사람들이 아닌가 싶었다. 행사장에서 마시려 했던 맥주도 여기서 마셨다. 1리터 잔으로 기분을 내고 싶었지만 운전을 해야 해서 파인트 한 잔으로 만족해야 했다. 맥주는 역시 뮌헨 맥주가 맛있었다. 이렇게라도 한 잔 할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옥토버페스트에 대한 미련이 남아 대낮에 뮌헨 시내에 있는 뢰벤브로이켈러(Löwenbräukeller)를 찾아갔다. 뮌헨 여행을 시원한 뢰벤브로이 맥주로 마감하기 위함이었다. 대낮이라 그런지 차분한 분위기에 사람도 많지 않았다. 뢰벤브로이에서 직접 만든 맥주에 비엔나 슈니첼, 커리 부르스트를 시켜 안주로 했다. 이제 뮌헨을 뜬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격의없이 어깨동무를 하고 테이블에 올라 밴드의 경쾌한 음악에 맞춰 춤을 추지는 못 했지만 솔직히 아쉬움이 크진 않았다.

 

행사장 입구를 들어서면 옥토버페스트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대관람차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옥토버페스트 행사장에서 맥주 한 잔 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엄청난 인파에 파묻혀 제대로 길을 걷는 것도 쉽지 않았다.

 

 

중앙대로 양쪽에 자리잡은 기념품 가게나 소세지를 파는 가게도 넘치는 인파에 성업 중이었다.

 

 

 

 

 

 

호프브로이, 뢰벤브로이, 아우구스티너 등 옥토버페스트에 참여하는 14개 빅텐트는

사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들어갈 기회조차 없었다.

 

뮌헨 시내에서 만난 뢰벤브로이 맥주 공장

 

 

 

 

 

뢰벤브로이켈러에서 호젓하게 뮌헨 맥주를 맛보는 시간을 따로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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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인 2019.11.15 00: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세계의 취객들이 모인다는 그 옥토버페스트! 한창 축제 막바지에 다녀오셔서 난장판이었나봐요! 저는 그나마 뮌헨친구가 있어서 예약은 못했지만 텐트에 비집고 들어갈 수 있었답니다. 운이 꽤 좋은 편이죠 😁 다음에 (내년에) 가게 된다면 꼭 김서방과 전통의상을 입고 다녀오고 싶습니다! 👌🏻

    • 보리올 2019.11.15 01: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전엔 사람들로 흥청이는 곳에서 재미도 찾았다만 지금은 이런 난장판이 별로더구나. 과거의 낭만이 모두 깨져버렸다. 그래도 평생 한 번은 가봐야할 곳이 아닌가 싶다.

  2. 시윤맘 2019.11.15 09: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얼마전 할로윈에 이태원에 갔다가 각종 분장하고 거리를 활보하는 젊은이 무리에 흡수되지 못하고 조용한 거리로 빠져나온 경험이 있어요. 옥토버페스트에 나름 환상을 가지고 있는 저였는데 아버님 포스팅을 보니 조금은 김이새는데요?😭 하지만 꼭 옥토버페스토가 아니어도 독일에서 마시는 맥주는 정말 맛있을거 같아요😀

    • 보리올 2019.11.15 19: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제 옥토버페스트는 엄청난 상업적 이벤트가 되어 버려 낭만이 없더구나. 실망은 했지만 그래도 평생 한 번은 가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독일엔 무척 다양한 맥주가 있어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천국이지. 맛있는 맥주를 찾아다니는 여행도 좋을 것 같다.

  3. justin 2019.11.15 10: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렸을 때는 아저씨들께서 그렇게 맛있게 드시던 맥주와 소시지 콤보가 어떤 맛인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그때 먹은 소시지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컸으니까 맥주도 같이 먹어봐야겠군요!

    • 보리올 2019.11.15 19: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리 아들에게 맥주는 안 주고 소시지만 줬던 모양이구나. 한 모금 하고 싶다고 하지 그랬냐. 독일에선 맥주를 물 대신 마신다고 하잖아.

  4. 지인 2019.12.01 04: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꿈의 축제였는데 역시나...이젠 저렇게 사람 많은곳 가기가 두려워져요ㅋㅋㅋ여행은 좋고 관광지도 너무 좋지만요 ^0^ 그래도 아빠와 한잔했던 뢰벤브로이맥주는 잊지못할거에오 ❤️

    • 보리올 2019.12.01 22: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축제라는 것이 원래 시끌법적한 특징이 있다만 저런 난장판은 나도 별로더구나. 경치가 좋고 한적한 곳에서 징니와 맥주 한 잔 하는 게 훨씬 좋지.

 

오래 전 독일 근무할 당시에 살았던 곳을 찾아가는 추억 여행길에 나서게 되었다. 그것도 아내와 막내딸을 동반하고 말이다. 나야 귀임한 뒤에도 몇 차례 출장이나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어 기왕이면 다른 곳을 갔으면 했으나, 26년 만에 다시 독일을 찾은 아내의 소원을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 일단 독일부터 들른 다음에 렌터카를 빌려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 것으로 절충을 보았다. 프랑크푸르트에서 ICE 열차를 이용해 함부르크를 경유, (Kiel)에 닿았다. 빠르게 차창을 스치는 농촌 모습, 광활한 대지, 초원의 푸르름이 낯설지가 않았다. 기차역으로 지인이 차를 가지고 마중을 나왔다. 우리가 5년을 살았던 아파트와 아들이 다녔던 초등학교, 딸들이 태어난 병원도 들렀다. 그래도 가장 즐거웠던 일은 우리 아들을 자기 자식처럼 아껴주었던 옆집 아주머니를 만나 옛날 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떤 것이다. 그 아주머니는 그 사이 70대 후반의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 있었다.

 

플뢴에 있는 지인 집에서 이틀 밤을 보냈다. 우리에겐 참으로 한가로운 시간이었다. 플뢴은 슐레스빅 홀슈타인(Schleswig Holstein) 주에 속하는 조그만 도시다. 인구는 8,900명으로 우리 나라의 군청 소재지에 해당한다. 킬에서 뤼벡(Lübeck)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슐레스빅 홀슈타인 주에서 가장 큰 호수, 그로써 플뢰너 제(Grosser Plöner See)를 품고 있고, 그 외에도 크고 작은 호수가 주변에 널려있어 아름다운 호반 도시를 이루고 있다. 호수 옆 언덕 위에 자리잡은 플뢴 성(Plöner Schloss)은 멀리서도 금방 눈에 띈다. 17세기에 르네상스 식으로 지은 플뢴 성은 하얀 외관에 검정 지붕을 하고 있어 꽤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예전에 자주 왔던 곳이었지만 도심과 호수를 차분히 둘러보고 호수를 따라 난 트레일을 걸은 것은 솔직히 이번이 처음이었다. 청정한 자연과 독일 사람들의 여유로움이 새롭게 다가왔다.

 

프랑크푸르트에서 고속 열차를 이용해 함부르크를 경유, 킬까지 올라갔다.

 

 

플뢴 초입에서 보라색 꽃이 만발한 들판 뒤로 풍력 발전기가 씽씽 돌고 있는 생경한 풍경을 만났다.

 

1818년에 건축된 플뢴 시청사는 플뢴 성과 더불어 플뢴의 랜드마크 역할을 한다.

 

 

 

플뢴 시청사 앞으로는 교회와 상점, 카페가 밀집된 올드타운이 펼쳐진다.

 

 

 

 

화재로 소실되어 1868년 새로 지은 니콜라이 교회(Nikolaikirche)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웅장한 외관을 자랑한다.

 

언덕 위에 있는 플뢴 성에서 내려다본 플뢴 도심

 

 

 

30년 전쟁의 와중에 지어진 플뢴 성은 한때 이 지역을 통치한 슐레스빅 홀슈타인 플뢴 공작의 거처였다.

 

 

 

플뢴 성의 부속시설인 조그만 규모의 정원을 거닐었다.

 

 

슐레스빅 홀슈타인 주에서 가장 큰 호수라 불리는 그로써 플뢰너 제는 길이가 8.3km, 면적이 30 평방킬로미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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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9.11.11 22: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득 아버지 블로그에 독일 여행 이야기거리가 실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서 왔습니다. 마치 기다리던 영화가 개봉한 듯이 설레입니다.

    • 보리올 2019.11.12 07: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누군가 여행 기록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구나. Frau Gumpert와 크리스틴, 니콜과 네 이야기를 많이 했다. 니콜은 아직도 한국말을 제법 잘 하더구나. 너도 언제 가봐야할 것 같더라.

  2. 해인 2019.11.15 00: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플뢴에 2번 방문해서 한번도 플뢴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어요. 고작 하이디 집 정원에서 바라본 호수가 다에요! 플뢴성이 있다는 것도 오늘에서야 알았네요 😅 이런 뜻 깊은 여행에 제가 빠져서 살짝 아쉽네요......... 저의 홈타운인데!

    • 보리올 2019.11.15 00: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플뢴이 크진 않지만 고풍스럽고 호반 도시라 꽤나 아름다운데 그냥 지나쳐서 좀 아쉽구나. 다음에 가면 꼭 시간을 내렴. 어딜 가나 그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지 않겠냐. 이 여행을 하면서 네 생각이 많이 났지. 언제 또 기회가 있으리라 본다. 참, 네가 태어난 병원에 들른 이야기를 했나?

  3. 지인 2019.11.15 00: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주동안 제일 여유로웠던 플뢴 😂 기억이 새록새록나네요

  4. 시윤맘 2019.11.15 08: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편은 아직도 어렸을적 독일에서의 기억이 생생하다며 몇가지 에피소드를 줄곧 얘기해주곤 하는데요. 집에서 일어난 일들을 시시콜콜 얘기했다던 그 옆집 아주머니를 만나신거져?^^ 그 어렸던 꼬맹이가 커서 그 당시 자기나이 또래의 어린 아들을 데리고 찾아간다면 참 감회가 새롭겠네요. 그 핑계로 저도 독일에 한번 가야겠어요!

    • 보리올 2019.11.15 19: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5년을 살았으니 기억에 많이 남겠지. 빠른 시간 안에 시윤이 데리고 꼭 가보거라. 며느리, 손주 보듯 반가워할 거다. 이제 연세가 있으셔서 건강에 이상이 있는 듯 하더구나.

 

함부르크(Hamburg)를 방문한 김에 거기서 가까운 킬(Kiel) 시를 들렀다. 함부르크 하면은 대부분 사람들이 어디 있는지 알아 듣기 때문에 함부르크라 이야기를 하지만, 사실은 킬에서 5년이란 세월을 근무했다. 킬은 슐래스빅 홀슈타인(Schleswig-Holstein) 주의 주도다. 인구는 24만명. 발틱해와 접해 있어 일찌기 조선산업이 발달했고, 스웨덴과 노르웨이로 가는 페리가 운항하는 곳이다. 이 페리는 나이트 페리(Night Ferry)라 그 크기가 상당히 크다.  

 

페리 선착장에서 출발해 중앙역과 시청사, 성 니콜라스 성당을 지나 쇼핑몰이 늘어선 거리를 돌아봤다. 중앙역 부근은 변화가 많았다. 페리 터미널, 호텔 등 현대적 건물들이 산뜻하게 들어서 도시를 밝게 만들고 있었다. 솔직히 예전에는 칙칙했던 느낌이 있었던 곳이었다. 도심은 대부분 예전 그대로였다. 쇼핑을 자주 갔던 칼슈타트(Karstadt) 건물을 허물고 있었고 매장은 다른 곳으로 이전를 했다. 추억 속에 남은 가게들은 대부분 간판을 내렸고 새로운 상호가 걸려 있었다. 세월이 꽤 흘렀단 생각이 들었다.

 

 

 

 

 

 

 

 

 

 

 

 

킬에서 압권은 아무래도 킬러 브로이어라이(Kieler Brauerei)’를 방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곳 맥주를 무척이나 좋아해서 예전에 자주 찾았던 곳이다. 우리나라 하우스 비어처럼 여기서 직접 맥주를 만들어 손님에게 내놓는다. 맥주 만드는 과정을 유리창을 통해서 볼 수도 있다. 당시에는 0.2리터 한 잔에 2.20 마르크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0.4리터 한 잔에 3 유로를 받는다. 20년이란 시간이 흘렀는데도 술값은 그리 오르지 않은 것 같았다. 맥주와 곁들여 훈제 돼지고기(Smoked Pork)을 시켜 저녁으로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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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인 2013.10.20 11: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겨운 나의 고향! (?!) 어렸을때라 기억은 많이 안나지만.. 제가 이번에 유럽을 다녀왔을때, Kiel을 구석 구석 못봐서 너무 아쉬워요. 하이디의 Lubbeck 추천에, 뤼백만 다녀오고 정신이 없었네요 ㅠ_ㅠ 그렇지만 다시 가게 될테니, 그렇게 슬프지만은 않사옵니다!

  2. 보리올 2013.10.20 12: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가 태어난 곳이라고 고향같은 느낌이 드는 모양이지? 네 유럽 여행 중에 뤼벡보다는 킬을 둘러보는 것이 더 의미있을 뻔 했는데 아쉽게 되었구나. 나중에 나를 데리고 가면 내가 구석구석 안내를 하지.

 

브뤼셀에서의 출장 업무를 마치고 2011 3 17, 독일 함부르크(Hamburg)로 건너왔다. 여기서 지낸 2 3일도 회사 업무의 연장이었지만 마치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었다. 왜냐 하면 난 이 지역에서 5년이란 세월을 살았기에 남보다는 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 마치 제 2의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이라 할까. 늦은 저녁에 잠깐 본 함부르크 풍경은 눈에 익어 여행같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옛 추억을 되새김할 수 있어 나름 감회는 새로웠다.  

 

북해에서 엘베(Elbe) 강을 따라 110km 거슬러 올라온 위치에 자리잡은 함부르크는 독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다. 인구는 180만명이 조금 못 된다. 역사적으로 자유한자동맹을 이끌었던 도시이기도 하다. 정식 도시 명칭도 ‘Hansestadt Hamburg’를 쓰고 있다. 자동차 번호판의 도시명도 그 약자를 써서 ’HH’로 표기를 한다. 하나의 도시이면서 독일 연방에 속한 하나의 주 역할을 한다.

 

저녁 시간에 잠시 짬을 내 들른 곳은 시청사 광장이었다. 1897년 지어진 시청사 건물은 언제 보아도 위풍당당하다. 어느 도시든 이런 상징적 건물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112m에 달하는 타워도 위엄이 넘친다. 시청 광장을 출발해 성 베드로 성당, 알스터(Alster) 호수를 한 바퀴 돌며 옛 추억을 되새기는 기회를 가졌다.

 

 

 

 

 

저녁은 시청사 인근의 이태리 식당에서 했다. ‘라 포체타(La Forchetta)’란 작은 식당이었는데 땅달막한 주인이 꽤 인상적이었다. 전형적인 이태리 사람인 식당 주인은 낙천적으로 보이는데다 좀 수다스러웠다. 식당 내부 사진을 한 장 찍었더니 왜 사진을 찍느냐, 어느 나라 사람이냐 꼬치꼬치 묻는다. 파스타 메뉴 중에서 하우스 라자니아(Haus Lasagne)와 샐러드를 시켰다. 치즈 맛이 무척 강했지만 정통 이태리 음식을 먹는 기분이 들었다. 진한 치즈 맛은 역시 진한 향의 독일 맥주가 기분 좋게 상쇄시켜 주었다.

 

 

 

 

 

장소를 옮겨 레퍼반(Reeperbahn)으로 향했다. 예전에 고국에서 온 손님들이 예외없이 가보고 싶어했던 곳이라 거의 수 십 번은 다녀가지 않았을까 싶다. 오페라 하우스 같은 문화 공간도 있지만 이곳은 함부르크의 환락가로 더 유명하다. 환락가로는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과 더불어 유럽의 쌍두마차로 보면 된다. 긴 항해에 지친 선원들이 객고를 달래던 곳이라 보면 된다.  

 

테이블 댄스로 유명한 돌하우스(Doll House)를 지나쳤다. 창가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과 흥정을 벌이거나 길거리까지 나와 호객을 하는 아가씨들도 볼 수 있었다. 이도 옆으로 멀찌감치 비켜 갔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전반적으로 규모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정부 단속 때문인지, 아니면 경기 침체 때문인지 사람들 왕래도 부쩍 줄었다.

 

원래 레퍼반은 배나 항구에서 사용하던 로프를 만들던 곳이었다. 레퍼(Reeper)가 로프 만드는 사람 또는 회사를 의미하고, (Bahn)은 똑바른 길을 의미한다. 17~18세기에 로프를 만들던 곳이 장거리 항해에 지친 선원들 객고를 달래주고 이제는 전세계에서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곳으로 변신한 것이다. 1960년대 초반에 무명의 비틀즈(Beatles)가 이곳에서 클럽들을 돌며 공연을 했다면 아마 믿기가 어려울 것이다.

 

 

 

 

 

 

 

벨기에에 비해 기분이 좋았던 것은 호텔 때문이었다. 함부르크 국제공항 바로 앞에 있는 래디슨 블루 호텔에 들었는데 브뤼셀 호텔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시설은 몇 배나 훌륭했다. 예전에 내가 여기 살 때는 없었던 호텔인데 새로 생긴 모양이었다. 그렇게 본다면 함부르크도 아주 변화가 없는 도시는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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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인 2014.06.12 16: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집에 들어왔을때 어린 시절 독일에 살때 틈틈히 여행을 가서 찍은 사진들을 보니까.. 갑자기 아빠 블로그 유럽 사진첩에 들어와봤는데.. 사진이 고작 5개 ㅠ_ㅠ 더 보고싶어요!!!!!!!!!!!!!! 괜히 독일이 정말 제 고향같이 느껴지네요. 4년 남짓 살았지만..생각도 안나지만.. 뭔가 향수가 있는 건 확실하다니까요..

    • 보리올 2014.06.12 16: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가 태어난 곳이라 아무래도 애착이 많은 모양이구나. 나도 많이 생각이 나지. 예전에 찍은 사진을 올리면 장난이 아닐텐데. 그냥 디지털로 찍은 최근 사진이나 올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