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9.08.28 [캐나다 로키] 마운트 아시니보인 백패킹 ②
  2. 2015.06.22 [하와이] 칼랄라우 트레일 ② (2)
  3. 2015.05.27 [하와이] 카우아이 ② (2)

 

 

아시니보인으로 드는 트레일 기점은 크게 세 군데가 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기점은 밴프 국립공원에 있는 선샤인 빌리지(Sunshine Village). 카나나스키스 지역에 있는 마운트 샤크 트레일 기점도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어떤 사람은 쿠트니 국립공원을 지나는 93번 하이웨이에서 산행을 시작하기도 한다. 어느 루트를 택하든 아시니보인 아래에 있는 마곡 호수(Lake Magog)에 닿는 데는 12일의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체력이 좋고 걸음이 빠른 사람은 당일에 닿을 수도 있지만 텐트와 식량을 지고 가는 백패킹에선 무리가 따른다. 마곡 호수에 닿아 하루나 이틀 주변을 둘러보려면 최소 45일 내지는 56일의 일정이 필요하다. 노익장을 모시고 가는 길이라 우린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차량 지원이 가능했더라면 선샤인 빌리지로 들어가 마운트 샤크로 나오면 좋았을텐데 이도 여의치 않았다.

 

첫날의 피로가 쌓인 탓인지 둘째날은 꽤나 고단한 하루였다. 앨런비 정션(Allenby Junction)에서 우리가 걸을 코스가 그리즐리 때문에 출입이 막혔다. 무단으로 들어갔다가 걸리면 벌금이 최대 25천불이다. 2천 만원이 넘는 금액이니 요행에 맡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말이 다니는 우회로를 따라 아시니보인 패스로 올랐다. 경사가 그리 심하진 않았지만 어깨로 전해지는 배낭 무게는 만만치 않았다. 대륙분수령(Continental Divide)에 해당하는 아시니보인 패스에 도착했다. 북미 대륙의 척추에 해당하는 대륙분수령엔 높은 봉우리들이 즐비하다. 아시니보인 산도 그 중 하나다. 대륙분수령 동쪽으론 밴프와 재스퍼 국립공원이, 서쪽엔 요호와 쿠트니 국립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행정구역도 이를 경계로 알버타 주와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로 나뉜다. 대륙분수령은 물줄기, 즉 수계(水系)를 나눈다. 대륙분수령 동쪽의 물은 대서양과 북극해로 흐르고, 서쪽은 태평양으로 흘러든다. 한반도 백두대간과 정맥들이 삼면의 바다로 물줄기를 나누는 것과 똑같은 이치다.

 

아시니보인 패스에서 내려서니 고산 초원이 펼쳐진다. 아시니보인 로지로 가는 3km 구간은 별천지로 보였다. 가슴만 겨우 가린 아가씨가 조깅을 하고 있었고, 초원엔 야생화와 야생동물이 우리를 맞았다. 곧 아시니보인 로지가 나왔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걸어오는 우리에게 박수를 보내는 사람도 있었다. 사람들로 꽤나 붐비는 로지에서 케익과 맥주를 시키곤 잠시 쉬었다. 우리가 12일에 올라온 길을 헬리콥터로 15분 만에 올라온 사람들이 많았다. 여기 묵는 사람에겐 숙식이 제공되는 까닭에 한 사람이 하룻밤에 최소 350불을 부담한다. 아시니보인 로지 인근에 네이셋 캐빈(Naiset Cabin)이라 불리는 통나무 산장도 있다. 식당 쉘터가 따로 있어 식량만 가져오면 취사가 가능하다. 침상 하나에 하루 20불을 받으니 로지에 비해선 엄청 경제적인 숙소다. 오늘은 네이셋 캐빈에서 하루 자고 내일은 마곡 호수 캠핑장에 텐트를 치기로 했다.

 

밴프 국립공원에서 운영하는 브라이언트 크릭 캐빈은 연중 하이커나 스키어들이 이용하는 숙소다.

 

 

아시니보인 패스로 오르는 길은 꾸준한 오르막이 계속되는 코스지만 시선을 잡아끄는 산악 풍경이 있어 피곤을 잊을 수 있었다.

 

 

그리즐리 활동으로 출입을 통제한 트레일을 피해 우회하는 산길을 걷는데 곰이 배설한 한 무더기의 똥을 발견했다.

 

대륙분수령에 있는 아시니보인 패스를 넘어 마운트 아시니보인 주립공원으로 들어섰다.

 

 

아시니보인 패스를 넘어서면 고산 초원지역이 펼쳐진다. 초원에서 조깅하는 아가씨도 있었다.

 

 

아시니보인 로지 안으로 들어가 잠시 쉬면서 맥주와 차, 빵을 시켰다. 꿀맛이 따로 없었다.

 

아시니보인 로지에서 네이셋 캐빈으로 이어지는 길도 꽤나 운치가 있었다.

 

 

네이셋 캐빈은 몇 채의 통나무 집과 취사 쉘터로 구성되어 있다.

 

 

땅다람쥐와 스노슈 토끼가 사람을 보고도 도망을 가지 않는다.

 

원더 패스를 품고 있는 더 타워(The Tower)의 위용이 눈에 들어왔다.

 

네이셋 캐빈에 짐을 풀고 마곡 호숫가로 산책을 나섰다.

 

 

마곡 호수 건너편으로 아시니보인 산이 그 웅자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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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랄라우 트레일의 끝지점인 칼랄라우 비치까진 가지 못하고 하나코아 캠핑장에서 발길을 돌렸다. 지금까진 우리 오른쪽을 채웠던 바다 풍경이 왼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와이메아 캐니언(Waimea Canyon)에서 내려다 보던 풍경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니 그 위엄이 한층 더 한 것 같았다. 칼랄라우 트레일이 무척 아름다운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의 여러 잡지에선 꽤나 위험한 트레일이라고 꼽은 적도 있다. 아웃사이드 잡지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트레일 20곳 중에 하나로 여기를 꼽았고, 백패커 잡지에선 미국 내에서 위험한 트레일 10군데 중 하나로 꼽았다. 호우가 내리면 급속히 수위를 높이는 급류를 건너야 하는 점과 7마일 지점에 있다는 벼랑이 그 주된 이유 같았다.

 

칼랄라우 트레일에는 캠핑장이 두 군데뿐이다. 중간 지점에 있는 하나코아는 당일로 들고나기에 힘이 부치는 사람들이 주로 묵는 것 같았고, 대부분은 칼랄라우 비치에 있는 캠핑장을 이용한다. 이 트레일은 워낙 인기가 많아 몇 가지 제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름이면 캠핑 허가를 얻으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까닭에 허가없이 몰래 들어가는 사람도 꽤 있는 모양이었다. 사실 우리도 모르고 한 일이지만 허가를 받지 않고 하나코아 캠핑장까지 다녀왔다. 2마일 지점에 있는 하나카피아이 비치까지 당일 산행하는 경우는 캠핑 허가가 필요없지만, 여기를 지나 더 깊숙히 들어가는 경우는 설사 당일 산행이라 하더라도 캠핑 허가가 필요하다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뭣 모르고 그냥 들어갔는데 다행히 걸리지 않았던 것이다.

 

돌아오는 발길이 여유로웠다. 마음이 허허로운 탓인지 아까보다 야생화가 더 많이, 더 자주 보였다. 그 이름조차 알 수 없지만 하와이에서 자생하는 야생화를 만나는 일은 참으로 기분좋은 일이었다. 하나카피아이 강을 건너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예기치 못한 소나기의 빗줄기가 엄청 굵었다. 우비를 꺼내 입는다, 배낭 커버를 씌운다 일시 소동이 났다. 소나기는 15분 뒤에 그쳤다. 공기 속에 눅눅한 습기가 느껴지면서 안경엔 김이 서리고 몸에선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지금이 2월인데도 이렇게 더우면 한여름에는 이 트레일을 어찌 걷는단 말인가. 여름이 아닌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이 트레일의 가장 큰 단점은 길을 걷는 내내 조용히 상념에 잠길 수 없다는 것이었다. 무시로 머리 위를 날아가는 헬리콥터가 엄청난 소음을 만들기 때문이었다. 진짜 몇 분 간격으로 헬기가 연달아 나타나 소음만 남겨놓고 휙 사라져 버리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가장 쉽게 나팔리 코스트를 보려는 사람들의 기고만장한 표정이 하늘에 비치는 듯 했다. 시끄러운 헬기 소리에 은근히 짜증이 일었다. 유명 관광지라 어느 정도는 감수를 해야 하겠지만 조용하고 한적한 트레일을 걷던 사람에겐 몹시 신경이 쓰였다. 하기사 우리 같은 사람만 이 경치를 보란 법은 없으니 내가 참는 수밖에 없으리라. 어쨌든 헬기 소음은 칼랄라우 트레일에서 찾은 옥의 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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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시카 2015.07.19 09: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 저도 하와이가서.. 저 푸르르른 바닷가에서 여유롭게 헤엄치고싶네여.. 지금 딱 저기 들어가고싶어요오 ㅠ 비오고 개는 하늘도 넘 이쁘네영

    • 보리올 2015.07.19 12: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칼랄라우 비치에서 수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랍니다, 아가씨! 워낙 파도가 드세서 잘못하면 바다로 떠내려간대. 그냥 밴쿠버에 있는 바다에서 수영하시지.

 

장닭이 우는 소리에 잠을 깼다. 자리에서 일어나 커튼을 젓히고 밖부터 살펴 보았다. 아닌게 아니라 붉으스름한 동녘 하늘에 조만간 해가 떠오를 것 같았다. 혼자서 해변으로 나섰다. 와일루아(Wailua) 강 주립공원이란 표지판도 있었다. 구름 사이로 해가 솟으며 하루가 시작되었다. 아침을 먹고 와이메아 캐니언(Waimea Canyon)으로 가기 위해 호텔을 나섰다. 주차된 차 위에 올라 우리를 맞는 수탉이 눈에 띄었다. 전날부터 느낀 것인데 카우아이엔 야생닭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섬 전체가 닭으로 넘쳐난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다. 막 알에서 깨어난 병아리까지 대동한 암탉도 있었다. 우리를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것을 보아선 사람을 무서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주인도 없는 닭들이 여기저기 헤집고 다니는 것을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이렇게 야생닭이 많으면 행여 사람 손은 타지 않나 하는 걱정이었다.

 

카우아이는 섬 전체가 가파른 산세와 숲으로 이루어져 정원같은 느낌이 많이 났다. 그래서 카우아이의 별명이 가든 아일랜드(Garden Island), 즉 정원의 섬이라 했는 모양이었다. 예상보다 자연 경관이 뛰어났다.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지형이 오랜 기간에 걸쳐 바람에 풍화되고 빗물에 침식되면서 무척 아름다운 풍경으로 변모한 것이다. 카우아이의 면적은 제주도의 80% 정도 되지만 인구는 10%도 되지 않는다. 해안선을 따라 사람들이 모여살며 개발이 좀 되었을 뿐, 나머지 지역은 아직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아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외지에서 오는 관광객 덕분에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섬을 한 바퀴 도는 일주도로도 닦아놓지 않았다. 물론 산을 깎거나 터널을 내야하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런 시도조차 하지 않는 똥배짱에 힘찬 박수를 보냈다.

 

해안길을 달리다가 우회전해서 산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와이메아 캐니언 전망대로 가는 길이다. 카우아이에 오는 사람치고 여기를 건너뛰는 사람은 없으리라. 헬리콥터나 배를 타고 이곳을 둘러보라는 선전 문구가 떠올랐다. 차로 이동하면서 경치를 둘러 보면 20%밖에 볼 수 없다는 글귀였다. 그런 문구에 낚이면 안된다 생각하면서도 다음엔 하늘 위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빌었다. 전망대에 이르지 않았는데도 주변 경관이 장난이 아니었다. 아래론 넓은 계곡이 펼쳐졌고 길가엔 붉디붉은 흙이 깎여 새로운 물길을 내고 있었다. 앞으로 나타날 풍경에 점점 기대가 커졌다.

 

 

 

 

(사진) 와일루아 강 주립공원에서 맞은 일출. 야자수를 배경으로 떠오르는 태양과 노을이 인상적이었다.

 

 

 

 

(사진) 카우아이에서 만난 야생닭들. 사람을 그리 무서워하지 않았다.  

 

(사진) 와이메아 캐니언으로 가는 길에 커피 한잔 하기 위해 잠시 멈추었다.

 

 

 

 

 

 

(사진) 본격적으로 와이메아 캐니언이 시작되기 전부터 산아래 계곡의 경관이 심상치 않았다.

 

 

 

(사진) 붉은 속살을 가진 맨땅이 그대로 드러났다. 물줄기 하나가 그 위에서 길을 만들고 있었다.

 

(사진) 캐내디언 구스의 한 종류가 하와이에 눌러앉아 하와이 주조(州鳥)인 네네(Nene)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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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6.06.25 18: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야생닭이 많은가보네요? 치킨 사랑하는 우리 나라 사람들이 살았으면 금방 사라졌을지도 모르겠네요. 개발도 팍팍 진행됬겠죠?

    • 보리올 2016.06.26 02: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야생닭은 활동량이 많아 살이 무척 질길 것이므로 프라이드나 양념치킨에는 안 어울릴 것 같구나. 언젠가 일본 유명 식당에서 먹었던 투계가 생각나는구나. 닭고기로 사시미도 뜨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