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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박타푸르 ②

여행을 떠나다 - 아시아

by 보리올 2015. 5. 19.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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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만두에서 만난 현지인 친구는 마치 예언자처럼 네팔에선 80년마다 커다란 지진이 일어난다고 했다. 어디서 80년이란 주기가 나왔을까 궁금했는데 예전에 일어났던 한 가지 사건이 떠올랐다. 1934년에 일어난 대규모 지진으로 인해 박타푸르에 있던 문화재가 상당 부분 파괴되었던 적이 있었다. 올해가 2015년이니 꼭 81년 전에 일어난 사건 아닌가. 그래서 그 친구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표정으로 담담할 수 있었던 모양이었다. 덜발 광장에 있는 문화재가 모두 부서진 것은 아니었지만 기단만 남겨놓은 채 상부의 탑은 송두리째 사라진 것을 보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런데 그 앞에서 한쪽 발을 들곤 활짝 웃으며 사진을 찍는 대만 봉사단원들의 철없는 행동을 보곤 절로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었다.

 

덜발 광장을 벗어나 사람들이 주거하는 지역으로 발길을 돌렸다. 여긴 상황이 더 나빴다. 무너진 건물들이 한두 채 보이더니 한꺼번에 왕창 무너진 현장도 나타났다. 건물이 서로 붙어있다시피 해서 하나가 무너지면 옆 건물도 도미노 현상을 막을 수 없었으리라. 벽에 금이 가 조그만 충격에도 쉽게 무너져내릴 것 같은 건물도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옥상에 놓인 화분은 떨어지지 않고 잘 버티고 있었다. 현지 사람들은 이제 만성이 된 것인지 손을 놓고 여기저기 앉아만 있었다. 얼굴엔 슬픈 표정도 거의 없었다. 굴삭기 한 대만 열심히 무너진 건물 잔해를 퍼담고 있었다. 마침 카트만두의 한 로타리 클럽에서 구호품으로 쌀을 가지고 왔다. 길게 줄을 선 주민들 앞에서 간단한 전달식을 갖는 것 같았다. 서로 어려움을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사진) 박타푸르 덜발 광장의 모습. 주로 탑이 많은 손상을 입었다.

 

 

 

 

 

 

 

 

 

 

 

(사진) 주민들이 주거하는 지역은 폭격을 맞은 듯 많은 건물들이 무너지고 말았다.

인명 피해도 많았겠고 이재민도 많이 생겼을 것 같았다.

 

 

 (사진) 카트만두 로타리 클럽에서 트럭에 쌀을 싣고와 자체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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