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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펀들랜드 ④] 케이프 세인트 메어리스

여행을 떠나다 - 캐나다

by 보리올 2014. 10. 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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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브라이드스(St. Brides)에서 하루를 묵었다. 세인트 존스(St. John’s)에서 남서쪽으로 200km 떨어져 있는 생태보전지구, 케이프 세인트 메어리스(Cape St. Mary’s)로 가려면 거쳐가는 마을이기 때문이다. 세인트 브라이드스는 뉴펀들랜드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한적한 어촌 마을이었다. 이른 아침이라 지나는 사람도 없었다. 선착장으로 내려가 잠시 바닷가 풍경을 둘러본 후에 케이프 세인트 메어리스로 향했다. 밤새 내린 빗줄기가 그칠 생각을 않고 추적추적 차창을 때린다. 시야가 어느 정도는 트였지만 먼 곳은 운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등대 옆에 세워진 안내소에 도착했다. 너무 일찍 왔는지 안내소 문이 닫혀 있어 차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안내소부터 둘러보았다. 우리 외에는 방문객이 없었다. 가네트(Gannet)를 처음 본 것은 안내소에 있는 사진에서였다. 가네트란 녀석이 이렇게 큰 줄은 몰랐다. 날개를 펼치면 2m가 넘는다고 한다. 몸통은 하얀 털로 덮혀 있지만 머리 부분은 노랑색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빗줄기가 조금씩 가늘어지고 운무도 점차 걷히기 시작했다. 집사람은 엄두가 나지 않는지 안내소에 머무르고 있을 테니 나 홀로 다녀오란다. 우산을 받쳐들고 밖으로 나섰다. 가네트 서식지까지는 1.4km를 걸어가야 했다. 절벽 위를 걷는 트레일이 꽤나 낭만적이었다. 날씨만 좋았다면 아주 멋진 풍광을 보여주었을 곳인데 좀 아쉬웠다.

 

멀리서 가네트 서식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검은 바위 위에 하얀 점들이 칠해져 있었다. 그 하얀 점들이 모두 가네트였다. 하늘을 나는 몇십 마리를 제외하곤 대부분은 바위에 앉아 미동도 않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개체수는 엄청났다. 그 숫자를 미루어 짐작할 수도 없었다. 내가 서있는 위치에서 가네트가 앉아 있는 바위까지는 불과 3~4m의 거리를 두고 있어 녀석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한 눈에 볼 수가 있었다. 가슴 떨리는 광경에 넋을 놓고 바라만 보았다.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5월 말이면 알을 낳는다 하던데 이제 그 준비에 정신이 없는 듯 했다.

 

 

 

 

아발론 반도 남서쪽에 위치한 세인트 브라이드스 마을. 하룻밤을 묵은 인연으로 선착장까지 둘러보는 기회를 가졌다.

 

 

 

 

뉴펀들랜드엔 몇 군데 생태보전지구가 지정되어 있는데 케이프 세인트 메어리스는 그 중에 하나다.

가네트란 바닷새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아름다운 황야를 걸어 가네트 서식지에 도착했다. 하얀 점들이 바위를 수놓고 있는 특이한 광경에

그저 넋을 잃고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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