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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지리산

산에 들다 - 한국

by 보리올 2012. 10. 12.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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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20. 이 무슨 산복(山福)이란 말인가. 지리산을 다녀온지 1주일 만에 다시 지리산을 찾게 되었다. 이번에는 청주에서 약국을 경영하고 있는 중학교 친구와 말이다. 이 친구는 청주 산꾼들과 어울려 한 달에 한두 번씩 산을 찾는다고 했다. 이 바쁜 친구가 산을 좋아한다는 소리에 깜짝 놀랬다. 나이가 들면서 산을 찾는 친구들이 점점 늘어난다는 것이 사실인 모양이다. 꼭두새벽에 청주를 출발한 관광버스는 중산리까지 내리 달린다.

 

 

 

이번에는 중산리에서 바로 천왕봉을 오른다. 천왕봉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다. 나도 이 코스를 이용해 천왕봉을 오른 적이 많아 코스가 눈에 선하다. 법계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길을 떠나는데 눈이 오기 시작한다. 그것도 눈송이가 큰 함박눈이다. 눈도 눈이지만 바람이 세차게 불어 체감온도가 무척 낮았다. 본격적인 겨울 산행에 나섰다고나 할까. 눈이 온 덕분에 나무에 설화가 활짝 핀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지리산을 다시 찾은 것이 불과 1주일 차이인데도 산의 모습은 완연히 달랐다. 그 사이 눈이 많이 온 탓이다. 주변 산자락 풍경은 모두 구름에 가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치가 있었다. 지리산은 날이 맑으면 맑은대로, 흐리면 흐린대로 제 몫을 한다. 지난 주에는 맑은 지리산을 만끽했다면 오늘은 눈 내리는 지리산을 만끽하고 있는 것이다.

 

 

 

 

천왕봉 정상은 바람이 세차 더 추웠다. 오래 머물 수가 없었다. 빨리 장터목으로 내려가 따뜻한 차 한 잔으로 몸을 녹여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하산은 장터목을 경유해 다시 중산리로 내려서는 코스를 택했다. 눈 쌓인 내리막 길을 아이젠없이 내려오다가 몇 번 미끄럼을 탔다. 중산리에 도착해 다른 산꾼들처럼 파전에 막걸리 한 잔씩 걸치며 뒤풀이를 치렀다. 추위에 떨다가 막걸리 한 잔 뱃속에 들어가니 금방 얼떨떨 취기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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