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뚜르 드 몽블랑(TMB); 트리앙 ~ 플레제르

산에 들다 - 유럽

by 보리올 2016. 12. 5. 14:10

본문

 

화창한 날씨 덕분에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을 서둘렀다. 트리앙(Trient) 마을을 가로질러 숲으로 들어섰다. 꾸준한 오르막이 계속돼 땀은 났지만 피톤치드 가득한 숲길을 걸을 수 있었다. 숲에서 나오자, 시야가 탁 트이며 마을 뒤로 웅장한 산세가 드러났다. 하지만 강렬한 햇볕을 피할 방법은 없었다. 두 시간 반 걸려 해발 2,191m의 발므 고개(Col de Balme)에 도착했다.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선이 지나는 곳이다. 사람들 관심은 국경 표지석이 있는 고개보단 산장 뒤에 있는 언덕배기였다. 거기선 샤모니 계곡과 샤모니 몽블랑(Charmonix-Mont-Blanc)이 가까이 보였고, 왼쪽으론 몽블랑과 드루(Dru) 등으로 이루어진 몽블랑 산괴(Mont Blanc Massif), 오른쪽으론 브레방(Brevent)이 속한 에귀루즈(Aiguilles Rouges) 산군이 우리 눈 앞에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입이 절로 벌어지는 파노라마 풍경이 아닐 수 없었다. 다들 기념사진 찍는다고 여기저기서 난리였다.

 

발므 고개에서 오른쪽 산기슭으로 방향을 꺾었다. 우리 왼쪽으로 몽블랑이 내내 시야에 들어와 발걸음이 절로 흥에 겨웠다. 중간에 발므 알파즈(Alpage de Balme)가 나타나 안으로 들어갔다가 바로 돌아 나왔다. 맥주나 커피를 주문하는 대신 야외 테이블에 앉아 우리가 가져온 샌드위치를 먹어도 되냐고 물었더니 단칼에 거부를 당한 것이다. 산길 옆 초원에 앉아 점심을 먹은 후에 고도를 낮춰 뜨레르샹(Tre-le-Champ) 마을로 내려섰다.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며 휴식을 취했다. 다시 두 시간 가량 걸어 플레제르(Flegere)로 올라야 했다. 플레제르가 보이기 시작할 무렵부터 시커먼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비를 맞지는 않았다. 플레제르 산장에 들어선 뒤에야 굵은 빗방울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서야 락블랑(Lac Blanc)까지 간 네 명이 흠뻑 비에 젖은 채로 돌아왔다. 모두들 박수로 그들을 맞았다.

 

트리앙 마을을 벗어나 발므 고개로 오르는 숲길로 들어섰다.

 

산악자전거를 탄 바이커가 구불구불한 산길을 내려서고 있다.

 

 

 

멀리 발므 고개가 눈에 들어오면서 시야도 점점 넓어졌고, 그와 동시에 주변 봉우리들의 높이도 낮아졌다.

 

 

뚜르 드 몽블랑에서 조망이 아주 훌륭한 곳으로 꼽히는 발므 고개에 도착했다.

 

스위스에서 프랑스로 넘어서는 국경선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발므 고개에서 빤히 보이는 드루 봉과 몽블랑은 모두 몽블랑 산괴에 속한다.

 

 

발므 고개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꺾어 산기슭을 가로지르는 산길을 따라 걷고 있다.

 

밖에서 가져온 음식은 일체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발므 알파즈.

 

 

 

줄곧 몽블랑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산길을 에둘러 뜨레르샹 마을로 하산하고 있다.

 

조그만 산골 마을인 뜨레르샹에서 커피 한잔 하면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뜨레르샹 마을에서 플레제르에 이르는 오르막 길은 그리 힘들지는 않았으나 좀 지루한 편이었다.

 

뚜르 드 몽블랑을 종주하면서 산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 플레제르 산장.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