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티 콜라를 출발해 마차 콜라(Machha Khola)로 향한다. 콜라라는 말은 ‘강’이라 보면 된다. 영어의 크릭(Creek)과 리버(River)의 의미를 모두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우리 귀에 익숙한 코카 콜라, 펩시 콜라란 단어가 먼저 떠올랐다. 마을에는 한 해 농사를 마감하는 손길로 바빠 보였다. 벼베기에 탈곡, 밭갈기 등으로 농촌에 활력이 넘쳤다. 한 촌노가 볼이 퉁퉁 부운 채 우리에게 약을 달란다. 그 동안 치통으로 엄청 고생했을 것이 분명했다. 약사 신분인 김덕환 선배가 정성껏 치료를 해주었다.
점심으로 삶은 감자와 계란을 먹고 쉬엄쉬엄 걸었다. 일정이 그리 빡빡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나에겐 현지인들과 소통하고 그들 삶을 들여다 볼 시간적 여유가 있어 좋았다. 행색은 비록 초라했지만 큰 욕심 없이 살아가는 그들이기에 탐욕에 찌든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나마스테!” 인사를 하며 펜을 달라, 사탕을 달라 조르는 꼬마들이나 사진을 찍은 댓가로 돈을 요구하는 할머니까지 그리 싫지가 않았다. 부모가 돌아가시면 아들들, 특히 장남은 머리를 삭발하는 네팔 풍습을 들었기에 아르마라 마을의 상주들 사진을 찍는 것은 쉽지 않았다.
나우리 콜라에서는 학교 옆을 지나게 되었다. 쉬는 시간인 듯 학생들이 밖으로 나와 우리를 동물원 원숭이 보듯 한다. 포터 한 명이 저 멀리 설산을 가르키며 “마나슬루, 마나슬루”라고 외친다. 드디어 마나슬루가 우리 눈에 잡힌 것이다. 5시간 예상한 거리를 8시간에 걸었다. 이틀을 꼬박 걸었건만 아직도 해발 고도는 930m를 가르키고 대낮 찜통 더위는 여전했다. 강변으로 내려가 신발을 벗고 강물에 발을 담갔다.
하룻밤 야영할 마차 콜라에서 마오이스트를 처음 만났다. 텐트를 치고 있는데 영수증 철을 들고와 통행료를 요구한다. 이 지구상에서 점점 세력을 잃어가는 공산주의자들이 아직도 여기선 활개를 친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마오이스트와 정부군 사이에 군사적 충돌을 느낄만한 흔적이 없었기에 그냥 버틸까도 했지만 목숨을 걸고 도박을 할 수는 없는 일. 한 사람당 2,000루피 달라는 것을 1,400루피로 깍은 것에 만족할 수밖에. 또 다른 마오이스트가 나타나 통행료를 요구할 지도 몰라 영수증을 챙겨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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