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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슬루 라운드 트레킹 <6>

산에 들다 - 히말라야

by 보리올 2012. 11. 17.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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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화장실을 가려고 밖으로 나왔더니 별이 총총하다. 밤새 내리던 비가 그친 것이다. 날이 밝아 다시 밖으로 나왔더니, 로지 주변의 산들이 모두 하얀 옷으로 갈아입은 것이 아닌가. 해발 2,000m도 되지 않는 곳에서 설산을 대할 줄이야 어찌 알았겠는가. 설산 꼭대기를 비추는 햇빛이 장관을 만들어 냈다. 가슴이 쿵쿵 뛰기 시작했다. 드디어 히말라야 설산을 이렇게나마 대면하게 된 것이다.

 

비히 페디(Behi Phedi)를 지나면서 해발 2,000m를 통과했다. 햇빛은 강렬했지만 날씨는 한결 시원해졌다. 눈 앞에 버티고 선 설산 덕분에 더위는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다. 비히 페디에서 3시간을 걸었건만 갑(Ghap)이 나타나질 않는다. 지도에도 없는 스투파만 우릴 반긴다. 우리가 길을 잘못 든 것 아니냐 설왕설래하며 후미의도착을 기다렸다. 세르파 한 명이 와서야 다리를 건너야 갑이 나타난다는 것을 알았다. 지도상 위치 표기가 잘못된 것이다.

 

갑에서 수제비로 점심을 먹은 후, 얼굴에 선크림을 바르고 선글라스도 걸쳤다. 햇볕이 너무 강렬해진 것이다. 남룽(Namrung)에 이르는 길은 완만했지만 무척 길었다. 숲으로 들어서면서 시야도 트이지 않았다. 숲에서 만난 하얀 원숭이 떼가 우리 출현에 부산을 떤다. 남룽은 해발 2,540m. 오후 3 20분에 도착을 했다. 한 대장이 닭을 구입해 닭도리탕을 하라고 덴지에게 지시한다. 우와, 이 설산에서 닭도리탕이라니? 지레 입 안에 군침이 고인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어느 집 부엌으로 네팔 막걸리 창을 마시러 갔다. 그곳이 마을 주막인 모양이었다. 고소 증세를 염려해 난 술을 마시지 않았다. 자리 하나를 차지하고 선배들 이야기를 재미있게 듣다가 무심코 부엌에 있던 할머니 사진을 한 장 찍었다가 혼쭐이 났다. 필름 내놓으라 쫓아오는 할머니를 피해 후다닥 도망을 쳐야 했다. 지금까진 사진 찍는 것에 관대했는데 이 할머닌 예외였다. 내 도망치는 모습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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