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나 밖으로 나가 날씨부터 확인을 한다. 온세상이 눈천지다. 하얀 설국 풍경에 눈이 부셨다. 눈의 깊이가 발목까지 빠지니 최소 10cm는 쌓인 셈이다. 베이스 캠프쪽은 당연히 더 할 것이고. 이렇게 눈이 쌓인 상태에서 베이스 캠프 오르긴 무리란 판단 하에 사마 가운에서 하루 휴식을 하기로 했다. 한 대장의 결정에 다들 환호하는 분위기다. 고소 적응을 위해서도 적절한 선택으로 보였다.
아침을 마치고 마을을 한 바퀴 돌아 보았다. 네덜란드 트레킹 팀 야영장에도 들러 수다를 떨었다. 의자를 들고 나와 로지 뒤뜰에서 해바라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정한 피디는 온몸을 벌레에 물려 두드러기처럼 울긋불긋 돋아난 상처에 약을 바른다. 등산화, 양말, 침낭을 말리려고 밖으로 들고 나오는 사람도 있었다.
날씨가 좋아져 햇빛이 쨍쨍 내려쬐는 눈부신 세상을 만끽했다. 오전엔 구름 속에 숨었던 마나슬루 정상이 오후 들어 우리 머리 위로 모습을 나타냈다. 정상엔 바람이 엄청 세찬 모양이었다. 긴 꼬리를 그리며 눈 날리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이 감동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마나슬루 정상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음에 내심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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