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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팔레인 산(Mt. MacFarlane)

산에 들다 - 밴쿠버

by 보리올 2012. 12. 19.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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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을 오르고 나서 이 산을 올랐다는 사람에겐 존경심을 표하기로 했다. 그 이야기는 웬만한 체력으로는 오르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꾸준히 산행을 하면서 체력을 길러두지 않았더라면 정상까지 욕심을 내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 산의 해발 고도는 2,100m. 어떤 사람의 주장에 따르면 산의 높이는 원래 2,099m인데 산 정상에 있는 돌탑의 높이 1m를 더해서 2,100m가 된다고 한다. 1m 차이가 뭔 대수겠는가. 하지만 우리 두 발로 걸어 올라야 할 등반 고도 1,765m는 실로 장난이 아니다.

 

 

 

맥팔레인 산행에는 10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왕복 거리 21km. 산행 기점부터 오르막이 시작된다. 이 오르막을 3시간 정도 줄기차게 올라야 로워 피어스 호수(Lower Pierce Lake)에 닿는다. 입에서 단내가 날 지경이었다. 나무 숲에 가려 시야도 거의 트이지 않았다. 여기서 피어스 봉과 맥팔레인 산 사이에 있는 어퍼 피어스 호수(Upper Pierce Lake)까지는 또 바윗길을 한 시간 걸어야 한다. 이 아담한 비취색 호수는 무척 평화로워 보였다. 호숫가에서 차가운 물에 얼굴을 씻고 한숨을 돌려야 했다. 

 

 

  

이제 팍팍해진 다리를 달래서 정상까지 마지막 한 시간을 또 오른다. 절편처럼 잘게 쪼개진 돌조각들이 미끄러워 발걸음에 조심해야 했다. 어렵게 오른 정상이라 그런지 감격은 남달랐고 맥팔레인은 뛰어난 풍광으로 우리의 노고를 위로했다. 정상에서의 파노라마는 정말 일품이었다. 동으로 렉스포드 산(Mt. Rexford), 서론 맥과이어 산(Mr. McGuire), 남으론 침 봉(Cheam Peak), 그리고 북으론 보더 봉(Border Peak)이 우리를 둘러싸고 환호를 보낸다. 이 기분에 산에 오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상에는 캐니스터 속에 방명록을 비치해 놓았다. 우리도 이름을 남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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