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커 산(Mt. Baker)의 체인 레이크스 트레일(Chain Lakes Trail)을 성선생과 단 둘이서 답사를 가기로 했다. 일기 예보에도 날씨가 맑다고 해서 기왕이면 베이커에서 일출을 맞을 수 있도록 일찍 출발하자고 했다. 성선생도 사진에 조예가 깊은 양반이라 조금 욕심을 부린 것이다. 베이커 산행을 간다면서 동도 트지 않은 이른 새벽에 국경을 통과하는 것이 의심스러웠는지 입국심사관이 꽤나 까다롭게 질문을 던진다. 구름이 좀 끼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날씨는 맑고 화창했다. 아티스트 포인트를 오르다가 픽쳐 호수(Picture Lake)에서 일출을 맞았다. 모처럼 삼각대를 펼쳐놓고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 몇 장을 찍었다. 구름에 태양이 가려 일출 분위기는 좀 별로였다.

 

우리의 목적은 어쨌든 체인 레이크스 트레일 답사가 아니던가. 이 트레일은 일주 코스로 전 구간을 돌면 12.8km이고, 찻길이 닿는 배글리 호수(Bagley Lake)에서 끝내면 10km 조금 넘는다. 등반 고도는 520m. 그리 험한 곳도 없고 오르내림도 심하지 않다. 어찌 보면 이 코스는 테이블 마운틴(Table Mountain)을 한 바퀴 도는 둘레길이라 부를 만했다. 산행 시작은 아티스트 포인트(Artist Point)에서 한다.

 

산행 기점에서 2km는 타미간 리지로 가는 트레일과 같다.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꺽어 들어가면 오래지 않아 마자마 호수(Mazama Lake)에 닿는다. 여기서 조금 더 가야 제법 규모가 큰 아이스버그 호수(Iceberg Lake)가 나온다. 호수 주변에 캠프 사이트도 있다. 이 아이스버그 호수와 그 주변에 있는 몇 개 호수를 연결한 트레일이라고 이런 이름이 붙었다. 허먼 새들(Herman Saddle)을 오르는 것이 그나마 가장 경사를 가진 오르막이었다. 고개에 오르면 길은 배글리 호수로 고도를 낮춘다. 여기서 보는 베이커 정상이 아름답다. 구름 한 점이 베이커 정상에 모자를 쓴 듯 걸려 있어 묘한 장면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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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차량을 아티스트 포인트에 주차했기 때문에 당연히 아티스트 포인트까지 걸어 올라야 했다. 배글리 호수에서 와일드 구스(Wild Goose) 트레일을 타고 아티스트 포인트로 올라와 일주 코스를 완성할 수 있었다. 아티스트 포인트에서 셕샌 산(Mt. Shuksan)의 웅장한 모습을 화폭에 담고 있는 화가 한 분을 만났다. 그림 그리는 모습이 어찌나 평화스럽던지 그 옆에 앉아 한참을 구경하였다. 자연을 대상으로 그림을 그리는 취미를 가지고 있는 이 노신사가 내심 부러웠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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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성호랑이 2013.04.16 07: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아저씨 너무 멋져요!~ 밥로스가 생각나네요; ㅋㅋㅋ

  2. 보리올 2013.04.16 22: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렇게 방문해주신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과분한 칭찬입니다. 자연을 찾아 들어가면 의외로 멋진 장면을 만나기도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