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란 시간과의 싸움이다. 세상은 넓고 볼 것은 많은데 시간은 늘 부족한 것이 내 여행의 특징이다. 어느 곳을 선택해 집중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여행하는 사람의 취향에 달려 있다. 2008년에 보스턴에 왔을 때는 하버드 대학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격적이었다. 그 감동의 연장선에서 이번에는 또 다른 명문대인 매사추세츠 공대, MIT의 교정을 걷고 싶었다. 눈이 많이 쌓였고 날도 추운 겨울이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엄밀히 말해 MIT는 보스턴에 있다기보다는 케임브리지(Cambridge)란 도시에 있다. 1861년에 설립해 1865년에 공대로 개교를 했다. MIT는 미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 인력을 배출하기 위해 설립되었지만, 1930년대부터는 좀 더 연구개발에 치중하는 연구 중심 대학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하버드와 더불어 매년 미국 대학 순위에서 상위에 랭크되는 명문대 중 하나이다.  

 

켄달(Kendall) 지하철역에서 내려 MIT를 찾아갔다. 캠퍼스 지도를 보니 넓은 면적에 건물들이 꽉 들어서 있어 짧은 시간에 모든 건물을 둘러보는 것은 불가능했다. 더군다나 추운 겨울철에 MIT를 둘러보는 것도 좀 을씨년스러웠다. 학생들도 추위에 잔뜩 몸을 움츠려 걷는다. 밖으로 나와 활동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냥 발길 닿는대로 돌아다니다 찰스(Charles) 강가에서 보스턴 시내를 건너다 보았다. 어느 건물 안에 한글로 마음 수련이라 쓰인 전단지가 벽에 붙어 있어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MIT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건물은 단연 스테이터 센터(Stata Center)였다. 솔직히 말하건대, 언젠가 이 건물 사진 한 장을 본 기억이 내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어 MIT를 방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 한 장의 유혹이 나를 이렇게 스테이터 센터 앞에 서게 만든 것이다. 사진에서 느낀 것보다 더욱 진한 감동이 밀려왔다. 건물이 몸을 비틀며 춤을 추고 있는 것처럼 느꼈다면 그건 내 착각일까. 약간 기울어져 있는 듯 보이는 건물은 곧 무너져 내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직도 공사가 진행 중이라는 느낌도 들었다. 하여간 건축에 문외한인 내게도 유별난 건물인데 건축을 전공하는 사람들에겐 얼마나 좋은 연구 대상일까 싶다.

 

2004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기금을 가장 많이 쾌척한 레이 스테이터와 마리아 스테이터의 이름을 따서 명명하였다. MIT에서는 32번 건물동이라고도 불린다. 캐나다 태생의 건축가 프랭크 게리(Frank Gehry)가 설계를 하였다. 좀 난해해 보이는 컨셉의 설계가 돋보였다. 이 건물에는 방사능 연구소와 컴퓨터 공학 및 인공지능 연구소, 정보 및 결정체계 연구소, 언어철학부가 입주해 있다. 아마 프랭크는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업무 특성을 고려해 건물 외곽을 구부리고 접고 주름지게 하는 특이한 디자인을 도입한 모양이다. 연구 개발의 자유로움, 과감성, 창조성을 표방하려 했는지도 모른다. 재료로는 벽돌과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스틸을 주로 사용했다고 한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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