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밴쿠버 섬, 포트 렌프류(Port Renfrew) ②

여행을 떠나다 - 캐나다

by 보리올 2014. 3. 25. 07:22

본문

 

아침 일찍 저절로 눈을 떴다. 부드러운 햇살이 해변에 살포시 내려앉는 기분좋은 아침이었다. 해수면 위엔 안개가 끼긴 했지만 우리 머리 위로는 푸른 하늘이 나타나 무척 쾌청했다. 포트 렌프류로 나섰다. 도로 표지판에 퍼시픽 마린 서클 루트(Pacific Marine Circle Route)라 적혀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 길이 밴쿠버 섬의 코스트 투 코스트라 불리는 도로에 속하는 것이 아닌가. BC 페리에서 내려 여기까지 달려온 길도, 포트 렌프류를 출발해 레이크 코위찬(Lake Cowichan)과 던컨(Duncan)을 경유해 빅토리아로 돌아가는 길도 모두 이 루트에 속한다. 이 길은 밴쿠버 섬의 서쪽 후안 데 푸카 해협과 그 반대편에 있는 조지아 해협(Georgia Straits)을 연결해 한 바퀴 도는데, 그 길이가 289km에 이른다. 쉬지 않고 차를 달리면 4~5시간이면 되겠지만 구경하면서 쉬엄쉬엄 달린다면 보통 2 3일을 추천하는 곳이다.

 

 

 

 

 

포트 렌프류는 후안 데 푸카 트레일의 북쪽 기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West Coast Trail; WCT)의 남쪽 기점이기도 하다.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 때문에 더 유명해진 도시다. 그 때문에 여름철이면 이곳을 찾는 사람이 꽤 많다고 들었는데, 우리가 방문한 비수기에는 방문객이 거의 없었다. 번듯한 도심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었다. 심심한 마을 풍경에 다소 무료하다 느낄 무렵에 토미스(Tomi’s)라는 카페가 우리 눈에 들어왔다. 참새가 방앗간을 어찌 그냥 지나치랴. 차를 세우고 카페 안으로 들어섰다. 여기도 사람이 없어 아주 조용했다. 난 이런 시골 냄새를 풍기는 허름한 카페가 좋다. 커피 한 잔에 시나몬 번스를 앞에 놓고 일행들도 모두 만족해 하는 눈치였다. 모닝 커피 한 잔으로 아침부터 가슴을 행복으로 채울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딱히 무엇을 구경할 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차를 몰아 포트 렌프류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포트 렌프류를 특정하는 뭔가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우리 눈에 띈 것은 겨우 이정표나 표지판이 전부였다. 후안 데 푸카 트레일의 북쪽 기점이 있는 후안 데 푸카 주립공원의 보태니컬 비치(Botanical Beach)까지 다녀왔다. 원래 포트 렌프류는 포트 산 후안(Port San Juan)이라 불렸다고 한다. 그런데 이곳으로 와야할 우편물이 산 후안 아일랜드(San Juan Islands)로 잘못 배달되는 사고가 종종 발생하자 주민들이 지명을 바꾸기로 결정한 것이다. 여기에 소작농들을 정착시키려 했던 렌프류 공의 이름을 따서 도시 이름을 정했다고 한다.

 

 

 

   

.

시간이 남아 아침에 갔던 토미스 카페에서 커피나 한 잔 더 하려고 갔으나 일찍 문을 닫았다. 그래서 바닷가에 위치한 포트 렌프류 호텔 커피숍을 찾았다. 일부러 여유를 부리며 천천히 커피를 마셨다.  여긴 그래도 호텔이라고 사람들이 몇 명 보였다.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왔다. 혹시 다른 캠핑장으로 자리를 옮길지 몰라 아침에 텐트를 걷었는데 다시 본래 자리로 온 것이다. 우리가 텐트를 쳤던 자리는 다른 사람이 차지해 버려 다른 곳을 찾아야 했다. 이번 여행에서 최고의 특별식을 준비했다. 송이버섯을 듬뿍 넣은 떡라면을 끓인 것이다. 밴쿠버 인근에는 9월부터 송이버섯이 많이 나는지라 라면에 송이를 넣고 끓이는 만용(?)을 부릴 수 있었다. 송이버섯 특유의 향에 모처럼 호사를 누렸다.

 

 

 

 

 

 

 

 

C 여행 요약 : 201310 16일부터 10 18일까지 2 3일간 네 명이 다녀온 여행 기록이다. 자가 차량을 이용하였고 숙식은 포트 렌프류 캠핑장에서 야영하면서 자체적으로 취사를 해서 해결하였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