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아일랜드는 굉장히 큰 섬이다. 그 크기가 우리 남한의 1/3에 이르고 남북으로의 길이가 460km나 되니 이것이 과연 섬인가 싶다. 세계에서 43번째로, 캐나다에선 11번째로 크다고 한다. 이 섬 안에 해발 2,000m가 넘는 고봉이 무려 13개가 된다. 그 중심에 스트라스코나 주립공원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까닭에 우리도 스트라스코나에서 산행지를 찾으려 한 것이다. 스트라스코나 주립공원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단연 버틀 호수(Buttle Lake)와 포비든 플래토(Forbidden Plateau) 지역이다. 첫 산행지론 버틀 호수 남단에 있는 필립스 리지 트레일(Phillips Ridge Trail)을 골랐다. 우리 일행 중에는 나이가 팔순에 이른 노익장도 있어 길이 험하거나 코스가 긴 트레일은 무리라는 판단에서 나름 신중하게 고른 것이었다. 등반고도 800m가 좀 높다 싶었지만 산행 거리는 왕복 12km로 길지 않아 망설임이 별로 없었다.

 

공원에서 배포하는 안내서에는 이 코스를 걷는데 왕복 8시간이 소요된다고 해서 속으로 설마 했다. 아무리 가파르다고 해도 12km 거리에 어떻게 8시간이나 걸리나 싶었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산길을 지그재그로 만들어놓아 경사가 가파르긴 해도 그리 힘이 들진 않았다. 그래도 무척이나 지루했다. 가도가도 끝이 나오질 않고 시원한 조망조차 트이질 않았다. 결국 우리 목적지인 필립스 리지까지도 오르지 못하고 아니카 호수(Arnica Lake) 뒤편에 있는 캠핑장에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베이글로 허기를 때우곤 아쉽지만 하산을 서둘렀다. 필립스 리지에 오르면 해발 2,200m에 이르는 밴쿠버 아일랜드 최고봉, 골든 힌데(Golden Hinde)가 보인다고 해서 잔뜩 기대를 품고 왔는데 말이다. 산을 내려오면서 왕복 12km라는 공원측 거리 정보가 아무래도 잘못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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