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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디와인 밸리(Brandywine Valley)

산에 들다 - 밴쿠버

by 보리올 2014. 1. 2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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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브랜디와인 밸리를 걷는 것은 브랜디와인 정상을 오르거나 브랜디와인 메도우즈를 가는 산행과는 좀 다르다. 겨울철에 눈이 많이 쌓이면 그 두 곳은 갈 수가 없기 때문에 브랜디와인 크릭을 따라 임도를 걷는 스노슈잉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다. 이 산행도 그리 만만하지는 않다. 99번 하이웨이에 인접한 주차장을 출발해 왕복 15km의 눈길을 걸어야 하고 해발 950m 지점까지 꾸준히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이 산행에서 누릴 수 있는 호사는 산행 내내 왼쪽으로 해발 2,162m의 피 산(Mt. Fee)의 위용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화산 폭발로 생긴 이 산은 마치 마법의 성같이 생겨 다른 산과 확연히 구분이 간다. 가끔 뒤를 돌아 보면 블랙 터스크(Black Tusk)가 고개를 내밀고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을 만날 수도 있다.   

 

휘슬러에서 가까운 브랜디와인 밸리는 밴쿠버에서 북쪽으로 88km 떨어져 있다. 브랜디와인 밸리와 인접한 곳에 캘러헌 밸리(Callaghan Valley)가 있는데, 이곳이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 당시 노르딕 스키 경기가 열렸던 곳이다. 예전에는 숲으로 우거졌던 지역이 올림픽 개최로 인해 대규모 개발이 이루어진 곳이다. 브랜디와인 밸리는 99번 하이웨이를 벗어나 캘러헌 밸리로 가다가 바로 왼쪽으로 꺽어져 들어간다. 이곳은 스노모빌(Snowmobile)의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겨울철엔 11km짜리 브랜디와인 스노모빌 트레일이 마련되어 있어 짜릿한 질주를 원하는 젊은이들이 대거 모여들기 때문이다.

 

사실 이 스노모빌 트레일은 우리같이 스노슈잉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스노모빌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그루밍(Grooming)해 놓은 것이다. 그루밍이라 함은 기계로 눈을 치우고 바닥을 다져놓은 것을 말한다.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작업이다. 스노모빌을 위한 길을 우리가 잠시 빌려쓰는 셈이니 고마운 마음으로 이용해야 한다. 이 길을 걸으려면 스노모빌이 내는 엄청난 소음과 매연을 각오해야 한다. 엔진이 내는 굉음을 들으면 얼른 길 옆으로 비켜서 길을 양보해야 했다. 그러면 그 친구들도 속도를 줄이고 손을 들어 우리에게 인사를 건넨다. 스피드와 스릴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눈 위를 질주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나에겐 꽤나 흥미로운 구경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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