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 컬럼비아(BC) 주에서 가장 큰 와인산지인 오카나간 밸리(Okanagan Valley)에서 그리 멀지 않은 까닭인지 캠루프스(Kamloops)에도 네 개의 와이너리가 있다고 해서 그 중 하나인 하퍼스 트레일 에스테이트 와이너리(Harper’s Trail Estate Winery)를 찾았다. 어떤 사람은 추운 지역인 캐나다에서도 와인을 생산하냐고 묻곤 한다. 물론 캐나다도 와인을 생산한다. 온타리오(Ontario)에서 만드는 아이스와인은 세계적으로 꽤 유명하다. 포도 재배 면적이 점차 늘어나면서 최근 수 십 년 사이에 와이너리 숫자가 엄청 많아졌다. 오카나간 밸리에만 185개의 와이너리가 있고 BC 주로 확대하면 약 280개가 있으며, 캐나다 전역으론 800개 이상이 된다니 결코 작은 숫자라 할 수 없다. 캐나다 와인산업의 양대축으로 온타리오와 브리티시 컬럼비아를 든다. 와인생산량은 온타리오가 62%를, BC는 33%를 차지한다고 들었다.
하퍼스 트레일 와이너리는 캠루프스에서 동쪽으로 20km 정도 떨어진 외곽에 자리잡고 있었다. 앞으론 사우스 톰슨 강(South Thomson River)이 흐르고, 뒤로는 하퍼 마운틴이 버티고 있어 배산임수의 지형을 가지고 있었다. 강을 따라 달리는 셔스왑 로드(Shuswap Road)에서 눈에 들어오는 산악 풍경도 범상치 않았다. 침식이 왕성하게 진행되고 남은 지형인 후두스(Hoodoos)도 보였다. 이 와이너리는 캠루프스 지역에서 처음으로 생긴 와이너리라 했다. 와인 시음을 신청하고 천막으로 지은 테이스팅 라운지에 앉았다. 시음은 1인당 5불로 비싸지는 않았다. 레드 와인 한 종, 로제 와인 한 종, 화이트 와인 세 종이 나왔는데, 모두가 내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그래도 캠핑장에서 마실 요량으로 리슬링(Riesling) 한 병을 구입했다. 캠루프스 도심을 지나면서 수제 맥주 공장인 브라이트 아이 블루잉(Bright Eye Brewing)도 들렀다. 간단한 요리까지 서빙하지만 우린 그냥 맥주만 주문했다. 내가 시킨 페일 에일(Pale Ale) 또한 내 취향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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