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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산

산에 들다 - 한국

by 보리올 2014. 11. 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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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단풍이 절정일 설악산이 보고 싶었다. 하지만 한글날 휴일을 맞아 엄청난 행락 인파가 설악산을 향해 떠났을 것이라 생각하니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더구나 다음 날 해외로 나가야 하는 일정이 있어 멀리 가기도 좀 그랬다. 그래서 대타로 정한 곳이 바로 소요산이었다. 우선 지하철로 연결이 되어 접근이 쉬웠고 행락 인파가 몰려오기 전에 아침 일찍 다녀올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새벽부터 서둘러 이른 아침에 소요산행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한 시간에 한 대뿐인 지하철도 시간이 꽤 걸렸다. 아침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소요산역은 이른 시각임에도 사람들로 붐볐다. 그 이야긴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 아니겠는가. 이 방법도 이제는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소요산은 경기의 소금강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산세가 크진 않지만 아기자기한 요소들이 많아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매월당 김시습이 여기서 소요했다 해서 소요산이란 이름으로 불린다 하는데 그 진위는 나도 잘 모르겠다.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에 얽힌 이야기도 많이 내려온다. 자재암은 원효대사가 창건했다 하고 원효의 이름을 딴 원효대, 원효폭포도 있다. 요석공주가 설총을 낳아 길렀다는 별궁지도 볼 수 있었다. 소요산을 구성하는 여섯 개 봉우리 중 하나인 공주봉도 원효가 요석공주를 두고 지은 이름이라 한다. 그렇게 생각하니 걷는 발길에 더 큰 의미가 보태졌다.

 

소요산은 해발 고도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가장 높다고 하는 의상대가 해발 587m에 불과하다. 하지만 자재암을 지나 하백운대에서 능선을 타고 중백운대, 상백운대, 나한대, 의상대, 공주봉까지 여섯 봉우리를 모두 돌면 제법 벅찬 산행이 된다. 그렇다고 거리가 그리 길지는 않았다. 일주문에서 시작해 여섯 봉우리를 한 바퀴 돌아오면 8.2m 거리에 네 시간이 소요된다 적혀 있다. 이 네 시간은 순전히 산행에 소요되는 시간이고, 소요산역에서 일주문까지 왕복하는 시간은 별도로 잡아야 한다. 난 이 여섯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소요산의 가을 풍경을 스케치한답시고 더 여유를 부렸다. 가을이 남긴 흔적을 찾아 소요산에서 보낸 하루가 이렇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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