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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산

산에 들다 - 한국

by 보리올 2014. 11. 4.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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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어도 더워서 어쩔 줄을 모르던 8월 초순의 어느 여름날, 서울에 사는 고등학교 친구들을 따라 유명산을 가게 되었다. 난 추위엔 제법 강한 편인데 더위에는 맥을 추지 못한다. 더군다나 태풍 나크리가 올라온다고 잔뜩 찌푸린 날씨에 습도까지 높은 날엔 더욱 그렇다. 이런 날 산행을 하게 되면 땀도 엄청 쏟는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늦게 오는 친구들을 기다리며 아침부터 막걸리 한 잔씩 걸쳤다. 어떤 친구들이 산꾼이 되어 나타날지 자못 궁금했다. 많은 사람들이 나이를 먹으면 산으로 회귀한다고 하지 않는가. 관광버스들이 속속 들어와선 울긋불긋 산행 복장을 한 사람들을 마구 토해낸다. 나크리가 상륙한다는 엄포에도 전혀 위축되는 기세가 없었다.

 

친구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모두 12명이 되었다. 개울을 건너 유명산 자연휴양림으로 들어섰다. 휴양림에서 바로 정상을 치고 오르기로 했다. 경사는 가파르지만 거리가 짧아 그리 힘이 들지는 않았다. 해발 862m의 유명산 정상에 닿으니 시야가 트인다. 구름이 많긴 했지만 그래도 사방을 둘러볼 수는 있었다. 한강이 저 아래 내려다 보이고, 통신탑이 여러 개 세워져 있는 용문산도 그리 멀지 않았다. 일행들은 올라온 코스로 내려간다 해서 나랑 친구 한 명은 유명계곡으로 내려섰다. 비슷한 시각에 주차장으로 내려서기 위해선 발걸음을 빨리 해야 했다. 마당소, 용소, 박쥐소 등 몇 개의 소를 그냥 지나쳤다. 어차피 가랑비에 옷이 젖고 있는 상황이라 머물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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