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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무스 칩(Stawamus Chief)

산에 들다 - 밴쿠버

by 보리올 2013. 11. 1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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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쿼미시(Squamish)에 있는 스타와무스 칩은  예전부터 바위를 즐기는 클라이머들이 자주 찾던 곳이다. 이 거대한 바위덩어리는 스쿼미시를 지나다 보면 그 유별난 생김새 때문에 금방 알아볼 수가 있다. 북미에서 두 번째로 큰 화강암 덩어리라는 사실을 떠나 그 아래에 서서 위를 올려다 보기만 해도 그 엄청난 크기에 놀라게 된다. 1997년에 주립공원으로 지정된 이 바위 산은 해발 700m의 높이에 450m의 수직 암벽을 가지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원정대가 올 정도로 전세계 클라이머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우리는 바위 뒤로 나있는 등산로를 따라 산을 오른다. 산행 기점에 있는 게시판의 지도를 짚어가며 남봉(South Peak)과 중앙봉(Center Peak)을 거쳐 정상인 북봉(North Peak)까지 오르는 코스로 길을 잡았다. 보통 산행에 소요되는 시간은 왕복 11km 6시간 남짓. 높이는 남봉이 610m, 중앙봉 655m, 그리고 북봉이 702m. 주변에 있는 산들에 비해 해발 고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해발 제로(zero)에서 시작하는 산행인만큼 발품을 팔아야 할 높이는 만만치 않다.

 

눈 녹은 물이 우렁찬 소리를 내며 흐르는 올리슨 계곡(Oleson Creek)을 따라 오른다. 처음부터 만만치 않은 급경사 오르막이 시작되면서 다리 근육이 팽팽히 긴장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무 계단도 많이 만난다. 남봉과 북봉으로 가는 길이 나뉘는 갈림길에서 잠시 땀을 훔쳤다. 엄청난 바위 덩어리를 뒤로 돌아 오른다고 작은 바위까지 피할 수 있겠는가. 가끔은 네 발로 엉금엉금 바위를 기어올라야 했다. 다행히 위험한 구간에는 철제 사다리가 놓여 있고, 볼트로 바위에 고정한 체인도 설치되어 있었다.

 

남봉은 일반인들도 많이 찾는다. 남봉까지만 올라도 스타와무스가 주는 보상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사방으로 펼쳐진 파노라마 풍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바로 눈 앞에 호수처럼 자리잡은 하우 사운드(Howe Sound)와 그 뒤에 병풍을 친 탄탈루스(Tantalus) 연봉들. 고개를 조금만 돌리면 넓은 계곡 끝자락에 자리잡은 스쿼미시가 내려다 보이고, 흰 눈을 뒤집어쓴 설봉들이 그 뒤에서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정말 눈이 시원한 풍경이다.

 

정상인 북봉은 계곡을 따라 오르는 쉬운 코스도 있지만, 중앙봉을 경유해 능선을 타고 오를 수도 있다. 우리도 능선을 탔다. 실제 북봉을 찾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중앙봉에서 북봉으로 이어진 능선에 쌓인 눈 위에도 앞서간 사람의 흔적이 전혀 없다. 눈 위에 새로운 발자국을 내며 오른 북봉 정상. 조망은 남봉과 또 다른 맛이었다. 아무래도 이곳이 좀 더 높은 만큼 경관도 뛰어나 보였다.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벼랑 끝에서 그 유명한 암벽을 내려다 보는 것으로 산행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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