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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 북면 베이스 캠프 <3>

산에 들다 - 히말라야

by 보리올 2013. 1. 7.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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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해발 1,400m인 다나에서 해발 2,480m인 레테까지 올라간다. 나와는 영어로 의사 소통이 가능한 편이라 얀은 하루 종일 내 옆을 걸었다. 이 친구는 밀레의 신제품 기술자문도 맡고 있지만, 실제 본업은 프랑스 샤모니에서 활동하는 산악 가이드였다. 잘 생긴 외모에 빼어난 체력,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돋보이는 정말 괜찮은 청년이었다. 아직 총각인데 여자 친구는 있다고 했다. 늦은 밤이면 모닥불 옆에서 포터들과 함께 덩실덩실 춤추는 그를 보면 참으로 멋진 산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이마에 끈을 연결해 등짐을 한 가득 지고 가는 현지인들 대부분이 맨발에 슬리퍼 차림이다. 튼튼한 등산화를 신고 있는 우리들이 괜스레 미안해진다.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나마스떼하고 인사를 건네면 그네들도 활짝 웃으며 두 손을 합장한 채 나마스떼하고 답한다. 네팔에서 배운 두 마디, 나마스떼와 단네밧 사용에 점점 자신감이 붙었다.

 

트레일을 걷는 것은 그다지 힘이 들지 않았다. 견디기 힘든 것은 따가운 햇볕이었다. 반다나로 챙을 만들어 목은 보호했지만, 햇볕에 노출된 팔은 흡사 살이 익는 것 같았다. 가사(Ghasa)에서 다시 정부군이 관할하는 지역으로 들어섰다. 하루 사이에 마오이스트 지역에서 정부군 관할로 들어온 것이다. 가사 검문소에서는 출입자 명부에 본인이 직접 신상을 적은 후에 통과할 수 있었다. 다른 지역보다는 까다롭게 검문을 하고 있었다.

 

레테 콜라를 건너며 아주 반가운 봉우리를 대면하게 되었다. 세계 7위봉으로 불리는 다울라기리((Dhaulagiri, 해발 8,167m)가 나타나 우리를 반기는 것이었다. 올해 초인가, 한 대장을 따라 이 다울라기리 트레킹에 나섰던 한 후배가 엄청 고생했다고 혀를 끌끌 차던 곳이다. 오른쪽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던 닐기리(Nilgiri) 봉과 안나푸르나는 구름에 가려 끝내 나타나질 않는다.

 

얼마 전 입원을 해서 수술까지 받았던 허 화백은 그 후유증 때문에 어제 바로 하산을 했는데, 오늘은 사카이 다니씨 부인인 노리코씨가 무척 힘들어 한다. 앞으로의 일정을 감당할 수 있을지 조심스레 물었더니 레테에서 좀솜으로 이동해 먼저 하산을 하겠다고 한다. 우리는 레테에서 산으로 들어 일주일 후에나 돌아오기 때문에 내일 아침에 헤어지면 카트만두에서나 만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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