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마나슬루(Manaslu)에 이어 다시 안나푸르나(Annapurna) 클린 원정대에 동참하게 됐다. 한 번 네팔에 발을 디디면 언젠가 꼭 돌아온다는 이야기 때문일까, 아니면 클린 원정대의 맑은 취지에 감복한 것일까. 솔직한 심정은 한왕용 대장의 인간적인 매력에 설산의 유혹이 더해져 이리 발길을 돌리지 않았나 싶다. 더구나 이번엔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허영만 화백과 한화정, 이호준, 신미정, 허보리 등도 참여한다고 해서 좋은 추억이 될 것으로 보았다.   

 

이번 원정엔 한 대장의 클린 마운틴 캠페인에 공감하는 일반 산악인들의 참가 신청이 부쩍 늘었다. 지난 해 마나슬루의 경우엔 12명이 참가했었는데, 이번에는 모두 24명이 참가한 것이다. 그에 따라 현지 스탭도 늘기 때문에 원정대 규모가 엄청 커졌다. 특히 이번에는 프랑스 밀레(Millet)를 대표한 얀 델리보(Yann Delevaux), 허 화백의 일본인 친구인 사카이 다니씨 부부가 참가해 어느 정도 국제적인 면모도 갖추었다. , 자전거로 세계일주에 나서 네팔을 여행 중이던 석자연 스님도 현지에서 동참을 했다.  

 

안나푸르나(해발 8,091m)는 세계 10위봉으로 네팔 히말라야 중부에 자리 잡고 있다. 우리 목적지는 안나푸르나 북면 베이스 캠프다. 안나푸르나 정상을 오르길 원하는 원정대가 주로 찾는 곳이다. 흔히 히말라야 트레킹하면 누구나 안나푸르나를 떠올릴 만큼 안나푸르나는 트레커들의 메카라 할 수 있다. 다른 산에 비해 트레킹 코스도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흔히 ABC로 불리는 안나푸르나 남면 베이스 캠프로 가는 길목에는 로지나 가게들이 즐비하고 길 자체도 그리 험하지 않다.

 

하지만 안나푸르나 클린 원정대가 갈 북면 베이스 캠프는 레테(Lete)에서 산길로 접어들면 사람 흔적을 찾기 힘들고, 산길 자체도 오르내림이 무척 심한 편이다. 그런 탓에 일반 트레커들은 거의 찾지 않고 가끔 원정대나 지나는 곳이다. 레테 게스트 하우스 주인이 약 3주 전 슬로바키아 원정대만 유일하게 지나갔다고 묻지도 않은 것을 친절히 알려준다.

 

안나푸르나로 향하는 본격적인 트레킹은 포카라에서 시작한다. 이 지역으로 들어서려면 ACAP(안나푸르나 자연보호 프로젝트)에서 발행한 허가증이 필요하다. 카트만두에서 포카라까지는 예티 항공을 이용하고 포카라에서 베니(Beni)까지는 버스로 이동했다. 베니에서 첫 야영지인 티플량(Tiplyang)을 가기 위해 짚 네 대를 빌렸다. 길이 엉망이라 티플량까지는 가지 못하고 중도에서 내려 걸었다. 가벼운 몸풀기가 시작된 것이다.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티플량에 도착할 즈음,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한다. 급히 텐트를 치고 저녁 식사를 했다. 구수한 된장찌개가 식욕을 돋군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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