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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

산에 들다 - 한국

by 보리올 2014. 11. 2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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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활동하는 도담산우회를 따라 영남알프스를 다녀왔다. 이번 가을에 설악산과 영남알프스는 꼭 다녀오고 싶었는데 솔직히 혼자서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고등학교 친구가 회장으로 있는 도담산우회에서 무박으로 영남알프스를 간다는 것이 아닌가. 친구 몇 명이 이 산우회에서 활동하고 있어 크게 낯가림하지 않고 산우회 회원들과 어울려 멀리까지 다녀올 수 있었다. 서초구청 앞에서 밤 11시에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40여 명을 싣고 밤새 남으로 달렸다. 배내고개에 도착한 시각이 새벽 4. 한 시간 동안 라면을 끓인다고 다들 부산을 떨었다. 새벽 5시에 산행을 시작했다. 캄캄한 산길을 헤드랜턴 불빛으로 밝히며 줄을 지어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각에 서너 대의 버스에서 내린 산꾼들이 서로 뒤엉켜 어느 소속인지도 모른 채 앞사람 족적을 따라 발걸음을 떼어 놓았다.

 

배내봉을 지나자 하늘이 어슴프레 밝아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일출은 해발 1,069m의 간월산에서 맞았다. 운무 속에서 붉은 태양이 불쑥 나타나자 세상은 온통 금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실로 오랜만에 산에서 맞는 일출이다. 난 본래 무박산행을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이런 일출은 무박산행에서만 즐길 수 있는 선물이 분명했다. 가슴 설레는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청명한 하늘 아래 넓게 자리잡은 억새군락지를 둘러보며 차가운 공기를 마음껏 들이켰다. 정신이 맑아 온다. 낮게 깔린 아침 햇살을 받으며 간월재로 내려서는 길이 너무나 좋았다. 간월재에는 캠핑용 데크가 여기저기 설치되어 있어 텐트가 수십 동이나 있었다. 간월재에서 늦은 아침을 먹었다. 아침부터 막걸리가 한 순배 돈다.

 

신불산으로 오르는 산행길이 이어졌다. 뒤를 돌아보면 간월산이 건너편에서 우릴 빤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침엔 꽤나 붐볐던 산길이 한결 한산해졌다. 신불산은 간월산보다 좀더 높았다. 해발 1,159m로 오늘 구간에선 가장 높은 봉우리다. 그래도 큰 어려움 없이 신불산 정상에 올랐다. 멀리 천황산과 재약산, 가지산이 눈에 들어왔다. 오래 전 20대 초반의 나이에 커다란 배낭과 텐트를 지고 올라 며칠 묵었던 곳이다. 이제 완만한 능선을 타고 영축산(해발 1,081m)에 오르면 하산만 남는다. 이리저리 휘며 돌아가는 산길에 절로 정감이 일었다. 사람들이 왜 영남알프스를 그리 좋아하는지 그 이유를 알만했다. 영축산에 도착했는데도 아직 정오가 되질 않았다. 바위에 앉아 여유를 부리다가 지산마을로 내려섰다. 산우회에서 나누어준 안내문에는 오늘 산행 거리가 13.5km, 소요 시간은 7시간이라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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