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쯔(臨湽)의 제국역사박물관(齊國歷史博物館)은 강태공사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강태공(姜太公)이란 이름에서 나온 친밀함이 나를 여기까지 오게 만든 것이다. 위빈좌조(渭濱坐釣), 즉 ‘위수 강가에 앉아 세월을 낚다’라는 말에서 우리는 흔히 낚시꾼들을 강태공이라 부르기 때문이다. 제나라는 강태공에 의해 지금의 산둥(山東) 지방에 세워져 800여 년을 존속하다가 기원전 221년 진시황에게 패망하면서 역사의 전면에서 사라졌다. 제나라는 춘추시대에는 춘추오패(春秋五覇)에 들었고, 전국시대에는 전국칠웅(戰國七雄) 중 하나였다. 그만큼 힘이 있었다는 것이다.
박물관 외관은 마치 무슨 성벽처럼 보였다. 건물 정면에 쓰여진 일곱 자 이름은 장쩌민(江澤民)이 직접 썼다고 적혀 있었다. 박물관에는 이 지역에서 발굴된 선사시대의 유물부터 시작해 제나라를 거쳐 진한(秦汉)시대까지의 각종 문화재를 전시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제나라 유물이 많았다. 800년이란 세월을 담은 제나라의 정치와 경제, 문화, 군사 등에 대한 자료를 잘 보관하고 있었다. 몇 군데 전시물에는 한글로 번역된 설명문도 있었는데, 그 내용에 너무 오류가 많아 황당스럽기도 했다. 예를 들면 춘추시기(春秋時期)라 적힌 한자 아래에는 한글로 ‘봄과 가을 시기’라 번역을 해놓기도 했다.
제나라 당시에 이름을 떨쳤던 인물들의 흉상도 비치되어 있었다. 강태공을 비롯해 환공과 안영, 관중의 동상이 있었고, 손자병법(孫子兵法)을 쓴 손무와 그의 후손인 손빈의 흉상도 비치되어 있었다. 그 유명한 손자가 제나라 사람이란 것을 솔직히 여기서 알게 되었다. 게다가 제나라 재상이었던 관중이 그의 친구인 포숙아와의 오래된 우정을 일컫는 관포지교(管鮑之交)란 사자성어의 주인공이란 것도 여기서 알았으니 나에겐 역사를 공부하는 시간이었다. 시간이 넉넉치 않은 탓에 박물관만 둘러보고 나왔다. 근데 매표소 부근에 조그만 전시공간이 또 하나 있기에 무턱대고 들어갔더니 입장료를 따로 받는다. 여기는 아주 작은 규모의 한나라 병마용(兵馬俑)을 전시하고 있었는데 내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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