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난성(河南省) 유저우(禹州)에 있는 업체를 방문했다. 상하이(上海) 푸동공항에서 비행기를 내려 셔틀버스로 홍차우공항으로 이동한 후 정저우(郑州)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 했다. 유저우까진 거기서 다시 차로 한 시간 반을 달려야 했다. 그리 멀어 보이진 않았는데 시간은 꽤 걸렸다. 업체에서 예약해 놓은 5층짜리 조그만 호텔에 투숙했다. 중국의 무슨 호텔 체인이라 했는데 유저우 같은 시골에선 그런대로 괜찮아 보였다. 하지만 엘리베이터 안에 담배 꽁초가 보이고 호텔방 침대 옆에는 콘돔이나 흥분제 같은 상품을 진열해 놓고 팔고 있었다. 호텔에 대한 인상이 좀 흐려지긴 했지만 나로선 특이한 경험을 한 셈이다.
허난성은 1억 명이 넘는 인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성이면서 동시에 가장 가난한 성이기도 했다. 공업에 기반을 두지 않고 농업이 주된 산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 고속도로와 철도가 허난성을 지나면서 교통의 요지로 떠올랐다. 그리 크지 않은 유저우도 인구 120만 명을 자랑한다. 중국 역사에 나오는 우왕(禹王)과 관련이 많아 유저우에선 우왕의 동상도 볼 수 있다. 우왕은 삼황오제(三皇五帝)의 시대에 나오는 인물로 요순(堯舜) 임금의 뒤를 이어 왕이 되었다. 순임금 시절에 황하 물줄기를 다스리는 치수에 큰 공을 세워 왕으로 추대되었다고 한다.
유저우는 도자기로 유명한 도시다. 요순 시대부터 도자기를 생산했다니 그 역사의유구함이야 말해 뭐 하랴. 특히 유저우 외곽에 있는 센후전(神垕镇)이란 지역엔 길거리마다 도요(陶窯)를 알리는 간판이 줄을 잇는다. 왜 이 지역이 도자기 생산으로 유명하냐고 업체 사람에게 물었더니 예전에는 여기서 좋은 점토가 많이 났다고 한다. 요즘엔 다른 지역에서 사온다는 이야기가 뒤따랐다. 그 많은 도요를 일일이 들를 수는 없는 일이라 그 중에서 한 군데, 대송관요(大宋官窯)만 잠시 들어가 보았다. 도자기가 어떻게 이리 오묘한 색채를 발하는지 입이 벌어졌다. 유저우로 돌아오는 길에 차창으로 희뿌연 도시만 보였다. 하루 종일 스모그로 가득한 하늘은 해를 달로 보이게 만들었다. 길은 넓은 데도 차량이 적어 한적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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